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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새언니, 나 지유예요”

도아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전화가 맞는지 확인한 뒤 물었다.

“머리를 다쳤어요?”

그녀는 하품하며 옆에 텅 빈 침대를 바라보았다.

배건후는 어젯밤에 들어와서 자지 않았다.

한밤중에 깨어났을 때 서재 쪽에서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아마 화상 회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늦은 밤까지 일하다니,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어제는 교통사고로 정신이 없어서 새언니한테 무례하게 굴었어요.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배지유의 말투에는 억지로 사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배씨 가문에 시집온 지 3년이 되었지만, 그녀가 이렇게 공손하게 말하는 건 처음이었다.

도아린은 웃음이 나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머님이 뭘 약속해주셨어요?”

“그런 거 없어요. 난 진심으로 사과하는 거예요.”

도아린은 화장실로 들어가 휴대폰을 스피커로 바꾸어 놓았다.

“사과받아줄게요.”

그녀는 대충 씻고 외출 준비를 했다. 비록 괘씸하긴 해도 드레스 수선은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배건후는 조만간 ‘아현’의 연락처를 알아낼 테니 그녀를 대신해줄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배지유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나보러 병원에 올 수 있어요? 엄마도 볼 겸.”

주현정의 꼼꼼한 점검 본능이 이제 온 가족에게까지 적용될 모양이었다.

작업실에 가기 전에 병원에 들러서 주현정을 안심시킬 수 있다면 한 번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알겠어요.”

도아린이 계단을 내려왔을 때 배건후는 아직 집에 있었다.

그녀를 보자 그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도아린은 오늘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원피스에 가디건을 걸쳤고 긴 머리는 약간 말린 상태로 옆으로 땋아 끝을 리본으로 묶었다.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는 옅은 화장까지 한 모양이었다.

배건후는 들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미모로 점포 계약을 따내려고?”

도아린은 그를 흘겨보았다.

배건후는 잘생기고 돈도 많지만 그게 공작처럼 으스댈 이유는 아니었다.

도아린은 웃으며 대답했다.

“난 일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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