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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여보세요.”

서대은의 목소리가 들리자 도아린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배건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도아린의 귀는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침을 삼키고 나서야 그녀는 겨우 침착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도아린입니다.”

“...”

서대은의 침묵은 거실의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배건후는 턱을 살짝 들어 말을 이어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도아린은 어쩔 수 없이 계속 말을 이었다.

“제가 듣기로는 서 실장님에게 바다 진주가 있다고 들었는데, 제 친구가 너무 좋아해서요. 혹시 양보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여보세요?”

서대은은 혼자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무슨 신호가 이렇게 안 좋아. 앞으로 요트 파티 같은 거 하지 말아야겠어. 일도 못 보잖아.”

그러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도아린은 순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신호가 안 좋은가 봐요.”

“다시 걸어.”

배건후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비록 전화 내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도아린의 반응은 분명 이상했다.

“양보해 주신다고 해도 지금 바로 진주를 가져올 수는 없잖아요.”

도아린은 마음속의 불안함을 감추며 짜증 난 척 말했다.

“도와드리겠다고 했으니 최소한 서류는 보여주시죠.”

배건후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말했다.

“아현에게 전화해봐.”

???

도아린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 사람 미친 거 아냐? 꼭 오늘 밤에 손보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건가? 내일이면 그녀가 죽기라도 한대?’

“이렇게까지 성급할 필요 있어요?”

“시간은 곧 돈이니까.”

“서대은이 기꺼이 내놓는다고 해도 드레스를 수선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잖아요.”

도아린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정말로 손보미를 돕고 싶다면 차라리 유럽 쪽에 직접 연락해서 비싼 돈 주고 사 오는 게 낫지 않나요? 그럼, 한 번에 해결될 텐데.”

배건후는 담배를 힘껏 재떨이에 눌러 끄며 말했다.

“일리 있는 말이야.”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탁자 위의 서류봉투를 집어 들었다.

“네가 도울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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