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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배건후는 오늘따라 일 처리 효율이 별로 높지 않았다. 도아린이 밖에서 아무나 만나고 다닌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

우정윤은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프로젝트가 곧 빼앗길 위기에 놓여 보고를 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표님, 유럽 그 프로젝트 말이에요. 어떤 사람이 우리보다 3% 높은 가격을 제시했대요.”

배건후의 집안과 명성이라면 10% 높은 가격을 불러도 그쪽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망설인다는 건 그분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뜻했다. 하여 가격을 많이 부르지도 않았고 딱 3%만 올렸다. 대놓고 배건후와 맞서겠다는 뜻이었다.

배건후가 주먹을 불끈 쥐었고 검은 두 눈에 냉기가 가득했다.

지난번에 급히 귀국하는 바람에 상대에게 기회를 주고 말았다. 그렇지 않으면 진작 계약했을 텐데!

“그 사람 누군지 알아봐.”

“알겠습니다.”

...

주현정은 계속 기다렸지만 배건후는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

‘얘는 일 말고는 다른 걸 잘하는 게 없어. 와이프 달래는 것도 제대로 못 하고.’

그녀는 유전자검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진짜 내가 낳은 아들 맞아? 왜 자기 아버지처럼 로맨틱한 면이라곤 하나도 없어?’

“아린아, 집이야?”

결국 도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지금...”

도아린이 하던 일을 멈추고 물었다.

“어머님, 어디 안 좋으세요?”

“그게 아니라 에이트 맨션에 가본 지 오래돼서 너희들 보러 가려고.”

“지금요?”

“응. 민정 아줌마랑 같이 갈 생각이야.”

도아린은 전화를 끊자마자 가방을 챙기고 집으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배건후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어머님 에이트 맨션에 오신대요. 아무래도 검사하러 오시는 것 같아요.]

주현정이 출발하자마자 배지유가 병원에 도착했다. 간호사에게서 아들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온다는 소리를 듣고 배지유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도아린이 루비 목걸이가 사라진 걸 발견한다면 그녀의 욕을 얼마나 할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안 돼. 막아야 해!’

배지유는 BMW R59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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