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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배건후는 금속 라이터를 쥔 채 차갑게 물었다.

“무슨 재료인데?”

손보미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연락하지 않겠다는 건 그냥 한 말인데 건후 씨가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겠지? 우리 관계에 날 모른 척할 리가 없어.’

“최고 품질의 바다 진주.”

배지유는 문득 뭔가 생각했다.

“그 드레스 가게에 있어요!”

블랙 벨벳 드레스를 봤을 때 소매 부분에 크고 둥근 최고 품질의 바다 진주가 박혀있었던 사실이 떠올랐다. 원래는 손보미에게 사달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도아린과 불쾌한 일이 생긴 바람에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손보미가 물었다.

“확실해?”

배지유가 대답했다.

“확실해요!”

손보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 드레스 가게 디자이너가 건후 씨한테 잘 보이려고 했으니까 건후 씨 전화 한 통이면 바로 갖다 바칠 거야. 도아린, 내 앞길을 막아? 건후 씨가 내 편인 이상 아무도 날 못 건드려.’

“건후 씨...”

손보미가 빤히 쳐다보자 배건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처리할게.”

배건후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손보미는 한시름을 놓았다.

“가서 일 봐. 지유가 잠깐 있어 주면 돼. 지민이 오는 길이라고 했어.”

배건후가 다시 돌아섰다.

“자르지 않았어?”

손보미는 그 일을 까맣게 잊고 멋쩍게 웃었다.

“지민이가 무릎 꿇고 꼭 이 일을 해야 한다고 해서 용서해줬어.”

‘건후 씨를 빨리 보내야 해. 지민이를 만났다간 들킬지도 몰라.’

“회사 일이 더 중요하지. 난 내가 알아서 잘 챙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배건후는 다른 사람이 프로젝트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럼 먼저 갈게.”

배건후가 나간 후 손보미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병원비 얼마 나왔어? 이체해줄게.”

“괜찮아요...”

배지유의 시선이 멍하기만 했다.

“그럼 200만 원 줄게. 용돈으로 써.”

윙윙하는 진동에 배지유가 움찔했다.

“왜 그래?”

손보미가 배지유의 손을 잡았다.

“손이 왜 이렇게 차?”

배지유는 계좌 이체 알림인 걸 보고서야 표정이 조금 나아졌다.

“아무것도 아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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