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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손보미는 수박 한 조각을 집어서 배지유에게 건넸다.

“수박이 엄청 달아. 얼른 먹어.”

...

다음 날 도아린이 씻고 있을 때 배건후가 화장실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옆에 서서 치약을 짜고 눈을 내리깐 채 말했다.

“내일 나랑 행사장에 같이 가.”

“싫어요.”

도아린은 칫솔을 물고 딱 잘라 거절했다.

이혼하고 전남편과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안 그래도 둘의 관계는 수시로 부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데 스스로 가십거리를 제공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배건후는 화를 내기는커녕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그럼 어제 딴 돈을 돌려줘.”

도아린이 치약 거품을 퉤 하고 뱉었다.

“참 뻔뻔스럽네요.”

“힌트가 없었더라면 더 많이 잃었을 텐데?”

비록 사실이지만 이게 무슨 말이 안 되는 소리인가?

“와이프를 위해 돈을 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제 이혼하는 마당에 돌려줘야 하지 않겠어?”

도아린은 어이가 없었다.

사사로운 원한까지 반드시 갚는 쪼잔한 놈 따위 좋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게 아니었는데.

“건후 씨랑 행사장 갈 테니까 이혼 합의금 중에서 200억을 면제해줘요.”

도아린이 지지 않고 받아쳤다.

“아는 게 돈밖에 없는 사람이 대체 왜 이혼하자고 하는 거야?”

배건후는 경멸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돈을 적게 버는 것도 아닌데 부족하다고 시위라도 하는지 싶었다.

도아린은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

“통이 큰 척하더니 누구보다 꼼꼼하게 따지잖아요.”

도지현의 치료비를 계산하면서 면봉 하나의 가격까지 놓치지 않는다니, 뻔뻔스러운 쓰레기 같으니라고!

배건후는 양치를 마치고 변기로 걸어갔다.

“나랑 가던지, 돈을 갚던지.”

“미친!”

도아린이 화장실을 쏜살같이 뛰쳐나왔고, 문이 닫히는 순간 물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곧 이혼할 사이인데 이미지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가?

도아린이 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배지유가 돌아왔다.

“아줌마, 물 좀...”

그리고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도아린을 보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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