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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도아린은 침대에 털썩 쓰러졌고, 남자의 가슴에 얼굴이 파묻히는 순간 은은한 민트향을 맡았다.

상쾌한 느낌은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했다.

배건후와 결혼하고 나서 껴안은 채로 잠이 든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때가 되면 각자 알아서 잤고, 설령 동시에 침실에 들어선다고 한들 서로 등을 돌리고 누웠기에 가운데가 휑 비어 있었다.

남자는 기다란 팔다리로 마치 창살처럼 도아린을 가두었다. 그녀는 답답한 느낌에 벗어나고 싶었지만 꼼짝할 수 없었다.

“눈 감고 얼른 자.”

배건후는 갈라진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다.

정작 가슴 근육에 숨이 막힐 듯한 도아린은 남자의 신체 변화 따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힘껏 밀쳤다.

“이거 놔요! 답답하단 말...”

그러다 특정 부위에 닿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

저녁은 분명 같은 메뉴를 먹었기에 약을 탄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건후 씨?”

이내 싸늘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널 건드리지 않는 이유는 단지 관심이 없기 때문이야. 만약 계속 반항하겠다면 내가 과연 서긴 서는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증명해줄 테니까 각오해.”

도아린은 엉큼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속으로 저주를 마구 퍼부었다.

곧이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거의 사라진 팔뚝의 흉터를 발견하고 이를 악물었다.

“당신 팔뚝에 상처를 낸 사람이라면 친히 경험했겠죠? 하지만 전 결벽증이 있어서 사양할게요.”

배건후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그녀의 귀를 깨물었다.

“악!”

도아린은 너무 아픈 나머지 남자를 힘껏 밀어냈다.

“강아지도 아니고 뭐 하는 거예요!”

그는 쇄골까지 지분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3년 전 그날을 제외하고 남자랑 자 본 적이 없어?”

도아린의 눈에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그래요. 여러 명이랑 해보면 건후 씨 스킬이 엉망이라는 것을 알고 섣불리 결혼하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목을 가리고 남자를 밀어냈다.

배건후는 앙증맞은 얼굴을 붙잡고 가슴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어떤 게 손톱에 긁힌 상처인지 잘 봐. 괜히 몰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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