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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주현정의 병실에 들어선 도아린은 흠칫 놀랐다.

그녀는 오늘 컨디션이 좋은 듯 침대에 누워 있지 않고 밝은 색상의 명품 스타일 투피스를 입고 거실에서 친구를 접대했다.

“아린아, 이리 와. 소개해줄게.”

주현정이 도아린을 향해 손을 뻗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분은 내 절친이자 최고의 여배우인 함예진이야. 여긴 내 며느리 도아린이고.”

함예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도아린을 위아래로 훑었고,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비록 생얼이지만 외모가 출중했고, 몸에 별다른 사치품을 지니지 않았으나 결코 눈길을 사로잡는 아우라를 풍겼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액세서리 따위 안중에 없거나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모라고 부르면 돼.”

“안녕하세요, 이모.”

함예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낀 반지를 빼서 건네주었다.

“급하게 오느라 선물도 준비 못 했네. 귀한 건 아니라서 편하게 하고 다녀.”

귀한 게 아니라니?

영화계 거물은 몇십 억이 넘는 액세서리도 우습게 보는 건가?

도아린은 반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3개의 깃털이 뿔 모양을 이룬 반지는 일명 유니콘 링이라고도 불렸다. 당시 함예진이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핸드메이드 자수 드레스와 매치한 클래식 아이템이었다.

“저한테 너무 과분한 선물이라서 받을 수가 없어요.”

“줄 때 가져.”

주현정이 반지를 건네받아 도아린의 손에 끼워주었다.

“워낙 공사다망한 사람이라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달라고 하는 작품만 아니었다면 연성에 오지도 않았을 거야.”

백옥처럼 하얀 피부에 오색찬란한 반지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모랑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식사 자리에서 도아린은 함예진이 연성을 찾은 진짜 목적에 대해 전해 들었다. 바로 이번 송민혁 감독의 새 작품에서 유능한 왕후 역할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녀는 정상급에 속했지만 조연이라고 해서 출연 제의를 거절하지 않았고, 캐릭터의 매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대본을 선택했다.

“아린아, 가서 이모랑 내가 마실 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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