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화

“네 남동생 죽었어?”

“아직, 하지만 별반 차이 없어.”

도유준은 종업원을 불러 식당에서 제일 비싼 요리를 주문하고 술도 한 병 더 시켰다.

“다들 마음껏 마셔! 이따가 가게에 내려가서 먹고 싶은 디저트 있으면 편하게 가져가고.”

“도울 디저트 도련님께서 이미 허락하셨으니 사양하지 않을게.”

곧이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녀석들과 등을 대고 앉은 소유정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건방진 자식 같으니라고, 양아들 주제에 가산을 물려받을 생각 하다니?”

도아린이 콧방귀를 뀌었다.

“저놈이 왜 도 씨인지 알아?”

양아들인지 아닌지는 도정국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다.

식사를 마칠 때쯤 도아린은 주현정의 연락을 받고 먼저 가봐야 한다고 일어났고, 소유정도 입을 닦고는 가려고 했다.

도아린은 입만 벙긋거리며 계산하러 간다고 말하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볼캡을 가리켰다.

비록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소유정은 나름 얼굴이 알려진 가수였다. 게다가 아침에 병원에서 나와 안색도 창백하고, 화장도 안 했는지라 조금이라도 가리는 게 나았다.

두 여자가 떠난 뒤 도유준과 친구들은 흥이 나서 술을 더 시켰고,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술판을 벌였다.

도유준은 잘난 척하려고 일부러 종업원을 불러서 계산했다.

종업원이 계산서와 카드 단말기를 건네주자 그는 비밀번호를 눌렀고, 이내 잔액 부족이 떴다.

나머지 세 친구는 가정 형편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서 매달 생활비가 고작 40만 원에 불과했다. 한 끼 식사에 족히 60만 원이 나왔으니 더치페이하기 싫어서 갖은 핑계를 대고 빠져나갔다.

“카드 단말기가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아까 신발 샀을 때만 하더라도 잔액이 200만 원 넘었는데?”

종업원은 그가 산 신발 따위 관심이 없었고, 다른 카드 단말기로 결제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계단 입구에 숨어서 기웃거리는 친구들을 보자 도유준은 점점 짜증이 났다.

어렸을 적부터 출신 때문에 예민하고 의심이 많아진지라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기만 하면 마치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놀리는 듯한 환청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