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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황당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자 우정윤이 설명을 보탰다.

“대표님이 피곤하면 위가 안 좋으신데 그럴 때마다 신경이 예민해지거든요.”

도아린은 할 말을 잃었다. 시차 적응과 위가 아픈 게 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냐는 말이다.

설마 배건후가 오늘 아침 느닷없이 화부터 낸 이유에 대해 변명이라도 하는 건가?

물론 내연녀 때문이든 컨디션 난조이든 그녀에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이미 이혼하기로 한 이상 번복하는 건 절대로 용납 불가했으니까.

이내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고, 옆에 병간호하는 가족들을 위한 휴게실이 있다. 얼핏 보기에 특급 호텔과 별반 다를 바 없고 맞은편이 바로 병실이다.

“그동안 협상을 이어가면서 워낙 긴박한 하루하루를 보냈는지라 대표님께서 제대로 쉬지 못하셨어요. 어젯밤만 해도 비행기 타기 전까지 미팅을 진행했죠. 대표님뿐만 아니라 저도 밤새워 일했더니 어깨가 뻐근하네요.”

우정윤은 말을 이어가면서 목 근육을 풀었다.

이렇게 대놓고 암시하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그녀는 주현정을 보러 왔지, 빌어먹을 배건후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찾아온 건 아니었다.

“병원에 정형외과도 있잖아요. 실력은 걱정 안 하셔도 되니까 의사 선생님께 진료 한 번 받아봐요.”

“사모님도 알다시피 대표님은 다른 사람이 만지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셔서...”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배건후밖에 보이지 않던 그 시절, 도아린은 항상 밥을 차리고 그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그동안 갈고 닦은 마사지 솜씨를 한껏 뽐냈었다.

배건후를 위해서라면 그녀는 뭐든지 배웠다. 섬섬옥수가 기름에 데어 만신창이가 되든 마사지해서 뼈마디가 쑤시든 안중에도 없었다.

정작 쓰레기 같은 놈이 일말의 고마움도 모르고 되레 자신을 유혹하려고 몸을 더듬거린다고 착각까지 했었다.

나중에는 마사지를 관두었고, 배건후도 집을 비우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 이제 와서 이런 소리를 한다는 자체가 그녀를 모욕하는 셈이지 않은가?

“실장님, 저는 어머님을 뵈러 왔어요.”

“네,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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