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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도아린은 괘씸해서 그의 목이라도 조르고 싶었다.

하지만 날짜를 정하기 위해서는 일단 참아야만 했다.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마사지하는 거라 감을 좀 찾아야 해요.”

남자의 미간이 서서히 펴지기 시작하자 그녀는 질세라 말을 보탰다.

“이혼은 병 치료와 같은 맥락이라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죠. 만약 큰 병이 아니라면 치료하기도 쉬울 테니까. 구청도 VIP 서비스가 있지 않을까요? 건후 씨 인맥으로 충분히 방문 요청이 가능하리라 믿는데 일하는 시간도 확보하고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출장비에 관해서는 반반 부담하면 되잖아요.”

옆에서 조잘거리는 여자 때문에 배건후의 짜증 지수가 점점 상승했고, 이내 싸늘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 마디만 더 지껄여 봐.”

이미 인내심이 바닥난 도아린은 배건후를 힘껏 밀쳤다.

“아침에 소원 이뤄준다고 본인이 직접 얘기했잖아요. 이제 와서 번복하기 있어요? 다 큰 성인이 왜 이렇게 유치하게 굴어요?!”

순한 양이 다시 고슴도치로 변하자 배건후의 표정이 오히려 누그러졌다.

이내 눈을 뜨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나랑 선을 긋기 급급하면서 모건 그룹의 리소스로 도정국을 살리려는 거야? 실속은 본인이 다 차리고, 대체 누가 유치한 건데?”

도아린이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지금은 배건후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미래가 컴컴한 결혼 생활을 고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소원을 이뤄준다는 둥 하는 말은 단지 거짓말에 불과했다.

지금이 아니고서야 나중에 손보미의 배가 점점 커지고 배씨 집안에서 쫓겨나는 날에는 도정국이 그녀와 도지현을 받아들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따라서 반드시 사전에 준비를 마쳐야만 했다.

도아린의 표정이 돌변했다.

“건후 씨가 모건 그룹의 CEO로 임명받은 이후로 회사가 승승장구하던데 비록 이혼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할 테지만 건후 씨라면 손쉽게 처리할 거로 믿어요. 하지만 정성스럽게 가꾼 연약한 꽃이 거센 폭풍우를 견뎌낼지는 미지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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