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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배건후는 말문이 턱 막혔다.

그의 짙은 눈동자에 싸늘한 한기가 스쳤다.

한편 성대호는 전화를 끊고 배건후에게 도아린의 뒷모습을 사진 찍어서 보냈다.

“대표님...”

배건후가 온몸으로 싸늘한 한기를 뿜어내자 사무실 분위기가 살얼음판이 될 것 같았다. 이를 눈치챈 우정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녁 주문해 드릴까요?”

“됐어.”

배건후는 책상 위에 손을 올리고 몇 번 튕기다가 벌떡 일어나서 사무실을 나섰다.

클럽에 도착했을 때 한창 공연 중이라 배건후는 몰래 뒷좌석에 가서 앉았다.

무대 위에서 도아린은 조명 뒤의 키 높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옅은 스모키 메이크업에 웃을 때 매혹적인 눈빛을 더하니 꼭꼭 가린 그 옷을 당장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소유정은 그녀의 마이크를 조절해주더니 발을 툭툭 치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왜 멍하니 있어? 긴장돼?”

이에 도아린이 고개를 살짝 들었다.

“배건후 본 것 같아서.”

“장난치지 마!”

소유정은 VIP석을 쭉 둘러보았는데 하나같이 그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라 배건후가 이런 곳에 올 리는 없었다.

“배건후가 그렇게 보고 싶어? 아주 보고 싶어 미치겠어? 설사 클럽에 간다고 해도 네 남편 같은 신분이면 연성에 있는 골든 홀이나 다닐 거야.”

도아린도 나름 일리 있다고 생각하며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자세를 다잡았다. 이때 소유정이 불쑥 손을 들어 올리고 그녀의 옷깃을 푹 파일 정도로 찢어놨다.

“이래야지.”

도아린이 말리고 싶었지만 이미 한발 늦었고 쇄골이 훤히 드러났다. 그녀는 소유정을 째려보며 다시 옷을 위로 올렸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소유정이 웃으며 말했다.

“룸에서 기다릴게. 이 곡 다 부르면 우리 신나게 놀아!”

한편 도아린은 오랜만에 서는 무대이지만 여전히 실력이 살아있어 감미로운 목소리로 웬만한 가수들보다 더 잘 불렀다.

앞줄에 앉은 몇몇 남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공연이 끝난 후 도아린이 룸으로 걸어갈 때 갑자기 연예 기획사 매니저가 앞길을 막았다.

“이분은 해인 그룹 박규형 대표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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