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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도아린은 도성에 도착하고 나서야 소유정의 공연이 저녁 타임이란 걸 알았다. 이제 막 리허설을 마친 소유정은 그녀를 데리고 대기실로 향했다.

“이 클럽 사장이 누군지 몰라도 오픈 이벤트가 엄청 화려하네! 여기 분명 재벌가 도련님들이 있을 거야. 내가 대신 너한테 어울리는 사람으로 몇 명 물색해볼게.”

“배건후가 너 이러는 거 알면 이 바닥에서 매장해버릴걸.”

도아린이 농담 삼아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배건후의 권력과 그가 가진 인맥은 절대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소유정의 아빠가 사무관이 아니라 국장이라 해도 바로 끌어내릴 수 있다.

“네가 나 까발릴 것도 아니잖아.”

소유정이 대기실 문을 잠그고 공연복을 건네주었는데 이를 본 도아린은 화들짝 놀라서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런 옷을 입고 무대에 서라고?”

그녀에게도 조금 파격적인 드레스가 몇 벌 있고 레드카펫에서 화끈한 드레스를 수없이 봐왔었다. 하지만 그땐 다 공식 석상이라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어도 신분과 지위가 있다 보니 감탄을 자아낼 뿐 다른 방향으로 분위기가 와전되지는 않았다.

한편 소유정이 지금 건넨 공연복은 질감이나 디자인이나 대놓고 선정적인 의상이었다.

“돈 버는 게 다 힘들지 뭐.”

그녀는 또 가발을 꺼내 도아린에게 건넸다.

“여기선 아는 사람 안 마주칠 거야. 화장하고 어두운 곳에 앉아서 연주하고 노래 부르면 아무도 못 알아봐.”

소유정은 그녀에게 얼른 옷을 갈아입으라고 부추겼다.

“3년 동안 아줌마로 살았으니 내가 다 속 터지겠어. 몇 년 전 학교 축제 때 기억나? 네가 무대에 섰을 때 얼마나 많은 남학생들이 너한테 홀딱 반했는데? 네가 연예계 진출하면 무조건 날 뛰어넘을 테고 손보미 그년도 훌쩍 뛰어넘었을 거야!”

대학교 때 도아린은 눈부신 존재였다. 한 선배가 그녀의 공연이 끝난 후 꽃을 선물했다가 다음 날 손이 부러질 지경이었다.

이 사건은 도아린과 아무런 연관도 없지만 그날 이후로 그 선배는 도아린만 보면 피해 다녔다.

또 누군가는 학교 게시판에서 도아린에게 고백했다가 얼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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