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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도아린은 이 타이밍에 도정국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미리 둘러댈 핑곗거리를 생각해둔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도정국은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에게 쏘아붙였다.

“왜 이제야 받아?”

“샤워하느라고요. 그 빌...”

“나 오늘 병원 다녀왔어.”

이때 도정국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

“의사가 지현이 의식 돌아올 가망이 거의 없대.”

도아린은 순간 휴대폰을 꽉 잡고 주먹만 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도정국은 그녀가 탐탁지 않으니 이젠 또 도지현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한편 옆에 있던 소유정은 그녀의 안색이 확 어두워지자 다급하게 손을 꼭 잡았는데 손가락이 차갑게 식고 파르르 떨리기까지 했다.

“그 기계들 지현이한테 2차 가해를 주는 거 몰라? 그 아이는 이미 충분히 많은 고통을 겪었어. 정말 걔가 망가진 몸으로 너희 엄마 보러 가길 원하는 거야?”

도정국은 마치 낯선 이처럼 한없이 냉정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병원에서 지금 남은 비용으로 이달 말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냥 날자 정해서...”

“안돼요!”

도아린이 언성을 높였다.

“천분의 일의 희망이라도 절대 포기하면 안 돼요!”

“너 이거 아집이야. 지난번에 응급처치로 지현이 갈비뼈가 부러질 뻔했어. 그 아이 고통은 전혀 안중에 없는 거니?”

도아린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꾹 참으며 말했다.

“건후 씨 요즘 해외 프로젝트 때문에 바빠서 아빠 점포 골라줄 시간 없어요. 어디 봐둔 곳 있으면 나한테 보내요. 대신 전달해줄게요.”

도정국은 잠시 침묵하다가 담뱃불을 지폈다.

“너 이렇게 말하니까 꼭 내가 지현이 앞세워서 협박하는 것 같잖아.”

그는 속셈을 다 차리고도 선심 쓰는 척하고 있었다.

“입지 선정은 유준이더러 연락하라고 할게.”

“그리고 지현이는 이젠 시달릴 만큼 충분히 고통에 시달렸어. 그만 놓아줄 때도 됐다는 말이야. 건후 그 아이도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아니잖니. 이제 그만 의미 없는 일엔 퍼 쓰지 말란 뜻이야. 한두 번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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