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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휴대폰이 배터리가 없어서 대신 배건후 대표님께 연락해주실 수 있나요? 도아린이 병문안 왔다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간호사는 예의 바르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양해를 구한 뒤 전화를 걸었다. 이내 통화를 마치고 그녀에게 말했다.

“대표님께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젠장.

아침에 이혼을 승낙하자마자 오후에 바로 체면 불고할 줄이야.

물론 주현정에게 곧바로 연락할 수도 있었지만 유민정한테서 몸이 안 좋다는 소리를 듣고 나니 굳이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도아린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고운 법, 상대방이 매몰차게 구는 이상 그녀도 굳이 비위를 맞춰줄 필요는 없었다.

병실.

배건후는 어머니를 위해 과일을 깎아주고 있었다. 이때, 문득 휴대폰 진동음이 울렸다.

휴대폰을 확인해보자 다름 아닌 진료 안내 문자였고, 비뇨기과라는 글자가 뜨는 순간 자칫 과도를 테이블에 떨어뜨릴 뻔했다.

“아린이 문자야?”

주현정이 물었다.

“아니요.”

배건후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우정윤은 자기가 산 과일이 문제라도 있는 줄 알고 서둘러 다가갔다. 배건후가 그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이자 이내 안색이 돌변하며 병실을 나섰다.

“혹시 아린이랑 싸웠니?”

주현정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챘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부터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밤에는 여자를 부드럽게 다뤄야 해. 너무 거치면 다들 싫어한다고.”

“내가 그랬다고 하던가요?”

배건후는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주현정이 그의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

“아무 일도 없는데 아린이가 널 다치게 할 수는 없잖아.”

배건후의 팔에 난 상처는 거의 다 아물었고, 눈에 띄지 않는 흰색 흉터만 남아 있었다. 그는 소매를 내리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아린이 한 게 아니에요.”

퍽!

주현정이 대뜸 배건후를 향해 베개를 던졌다.

“이 썩을 놈아, 감히 아린이 몰래 바람이라도 피우는 거야? 내가 어떻게 너 같은 아들을 낳았을까? 이참에 내일 구청 가서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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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천리향
이렇게 재밌는데... 담편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다음화 빨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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