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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이때 누군가 지나가면서 도아린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옆으로 비켜서서 배건후에게 등을 돌렸다.

배건후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필요할 땐 달콤한 말을 내뱉으며 그를 방패로 삼더니, 이제 필요가 없어지니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동기가 불순하다고 확신하니, 그 뜻대로 해 주기로 했다.

“보미가 사과글을 올렸으니, 네가 아현에게 잘 말해줘.”

“그렇게 할게요.”

도아린은 마치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흔쾌히 대답했다.

배건후는 말없이 돌아섰다.

도아린은 내려가려는데 배건후가 위층으로 가는 걸 보고 서둘러 따라갔다.

“동생 보러 가려는 거예요?”

배건후가 병문안을 온 것은 두 번뿐이었다. 한 번은 도지현을 입원시키러 온 것이고, 또 한 번은 결혼 후 처음으로 집을 방문했을 때 도지현을 먼저 보러 왔을 때였다.

우정윤이 도아린에게 다가와 조용히 설명했다.

“대표님께서 도지현 씨를 위해 전문의를 모셨습니다. 백 교수님이 지금 병실에 계실 겁니다.”

도아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배건후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반듯하게 선 자세로 오래된 복도를 걸어갔고 그의 고귀한 아우라는 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았다.

도아린의 마음속에 의문이 들었다.

도지현이 입원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심지어 도정국마저도 병실 호수를 확인하려고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었는데 겨우 두 번 왔을 뿐인 배건후는 병실로 가는 길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도아린이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병실 문 앞에 서 있는 백 교수를 보았다.

백 교수는 젊은 남자였고 배건후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배건후는 손짓으로 들어가라고 하고는 둘이 함께 병실로 들어갔다.

조이서와 안혜진은 도아린에게 자리를 내주며 물러났다.

도아린은 침대 발치에 서서 백 교수가 도지현에게 여러 가지 검사를 하는 모습을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았다.

결론은 주치의의 말과 다르지 않았다. 도지현이 깨어날 가능성은 작았다.

해외에 뇌를 자극하는 기계가 있는데, 약물과 병행하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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