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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하춘녀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 여자는 정말 독해. 그렇게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경찰에 신고하다니. 네 아빠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연락도 안 돼. 우선 나한테 몸을 숨길만 한 장소 하나 마련해줘.”

“그 여자가 수모를 당했다고요?”

“아마 그럴 거야. 내가 들어갔을 때는 그런 상태였으니까.”

손보미는 차가운 미소를 띠며 지갑에서 두툼한 돈뭉치를 꺼내 하춘녀에게 건넸다.

“위치를 보내줄 테니, 그곳에 며칠 머물러 있어요. 일이 잠잠해지면 다시 나와요.”

하춘녀는 돈을 주머니에 넣고 문 쪽으로 향하다가 멈춰 섰다.

“엄마는 갈아입을 옷이 없어.”

손보미는 입지 않는 옷 몇 벌을 찾아 그녀에게 건넸고 하춘녀가 떠난 후 그녀는 온라인에서 도아린의 납치 사건을 검색해 보았지만 어떤 소식도 찾을 수 없었다.

하춘녀는 받은 주소를 따라 싸구려 여관으로 찾아갔다. 요금은 저렴했지만, 환경이 무척 지저분했다. 근처에 더 나은 여관이 있나 둘러보려는데 골목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갑자기 빼앗겼다.

“거기 서! 당장 물건을 돌려줘!”

하춘녀는 다급히 쫓아서 뛰어갔지만, 오토바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고 숨을 헐떡이며 그 오토바이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골목을 돌자 오토바이가 멈췄다.

방우진은 헬멧을 백미러에 걸어두고 가방 안에서 이십몇만 원을 찾아냈다. 그 여자가 입고 있던 옷을 보고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형편없는 신세였다.

방우진의 마음엔 분노가 가득했다.

경찰이 그를 찾고 있어서 큰 병원에 갈 수도 없었고 성대호가 준 약은 잠시 고통만 덜어줄 뿐 전혀 치료되지 않았다. 성대호의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반년 월세를 챙기고 도망치려 했지만, 세입자가 돈을 주지 않는다면서 관리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방우진은 신분이 드러날까 봐 세입자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그 틈에 도망쳤다.

모든 게 배지유 탓이었다. 그녀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깊이 잠들어 있던 배지유는 전화 소리에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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