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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남자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니 도아린은 잠이 완전히 달아났다.

“미안해요.”

그녀는 차 문 쪽으로 몸을 옮겼다.

배건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 관계를 정리하려는 행동이 문자 내용보다 더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서대은이랑 안 친해?”

“그렇게.. 친하지 않아요.”

“관계가 어느 정도길래 같이 어묵을 먹을 수 있는 건데?”

“...”

도아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반짝이는 눈동자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당신 정말 날 미행했어요?”

배건후는 손가락을 살짝 움츠렸다. 예전에는 자신이 도아린에게 미행당했다고 의심했었는데 지금은 도아린에게 의심을 받고 있었다.

인과응보라더니, 도망칠 수 없는 굴레였다.

도아린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이 나보고 서대은한테 가서 바다 진주를 사 오라면서요. 그럼 당연히 친해져야죠. 안 그러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드레스를 고칠 방법이 없잖아요.”

“...”

배건후는 애꿎은 바지만 매만졌다.

핑계가 너무 어색했다. 누가 어묵을 먹으며 친해지는 거냐 말이다. 그것도 편의점에서.

성대호가 그에게 보낸 사진을 여러 번 확대해서 봤었다. 오늘 서대은의 태도까지 봐서는 둘의 관계가 어묵 한 접시로 쌓을 수 있는 단순한 우정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건후는 속이 울렁거리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가 나한테 가져온 어묵은 너희가 먹고 남은 거야?”

도아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건 아니지.”

배건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도아린이 말을 이었다.

“당신 어묵을 안 먹어봤어요? 그거 따로 나눠진 국물 통에 들어 있는 거잖아요. 먹고 싶은 거 골라서 먹는 거라고요. 우리가 다 먹은 후에 몇 꼬치를 골라서 가져온 거예요.”

‘그게 먹고 남은 걸 가져온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배건후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차는 터널로 들어섰고 양쪽에서 밝게 비추는 조명이 차 안으로 들어와 남자의 냉랭한 얼굴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도아린은 그의 눈빛에 베일 것만 같았다. 서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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