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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정비사는 짜증이 담긴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누구신데요?”

“다시 한번 물을게요. 방금 한 말에 책임질 수 있어요?”

육하경이 몸을 틀어 도아린을 지켜줄 기세로 앞을 가로막았다.

“당연히 전문가가 더 잘 알지 않을까요?”

정비사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말하며 손에 든 스패너를 만지작거렸다.

꽤 낯익은 옆모습에 도아린도 상대방을 알아보았다. 지난번에 도둑으로 오해했다가 알고 보니 착한 사람이었던 그 남자 아닌가?

“날 믿습니까?”

육하경이 뒤돌아보며 묻자 도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뭐 하는 거죠? 당신 어느 공업사인데? 감히 우리 가게에서 손님을 빼앗으려고 하다니!”

정비사가 말을 이어가면서 다른 직원을 부르려고 했다.

육하경이 휴대폰을 꺼내더니 무덤덤하게 받아쳤다.

“지금 당장 소비자고발원에 연락해서 그쪽이 제시한 견적서를 증거로 제출할 거예요. 만약 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고소해서 폐업시킬 테니까 각오해요.”

정비사의 안색이 돌변했다.

“만약 본분에 벗어나지 않게 영업한다면 아까는 없었던 일로 해줄게요.”

정비사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도아린을 힐긋 쳐다보더니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문제가 조금 있긴 한데...”

육하경은 도아린의 손에서 견적서를 건네받더니 말투는 물론 눈빛마저 한층 누그러졌다.

“내 차가 저기 있거든요? 밖에 더우니까 차 안에서 기다려요. 여긴 나한테 맡기고.”

“고마워요.”

도아린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뒤돌아서 자리를 떴다.

우선 도장 여부를 정하고 나서 육하경은 정비사가 언급했던 문제점을 하나씩 체크했다. 사실 도아린의 차에 큰 문제는 없었고, 주행거리가 짧아 정비할 시기가 아직 안 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방치한 탓에 타이어 공기압이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곧이어 차는 정비소를 유유히 벗어났다.

“여기.”

육하경이 고개를 돌리자 눈앞에 얼음물이 나타났다.

“고마워요.”

“제가 더 고맙죠.”

도아린은 차에서 땀을 식히는 대신 밖에서 기다렸다. 어쨌거나 그녀의 차를 봐주고 있는데 나 몰라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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