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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배건후는 가슴이 답답했다.

그는 손에 든 담배를 부숴버리고 빨갛게 달아오른 담뱃불이 고급스러운 구두 위에 떨어지도록 내버려 두었다.

마이바흐가 떠난 직후, 도아린은 다시 아파트 단지를 나섰다. 집에 과일과 간식이 없다는 것을 떠올리고 근처 마트에 가려던 참이었다.

“잘 생각했어?”

그녀는 소유정과 통화하며 걸었다.

“결정했어. 난 진혁을 데리고 은신처로 갈거야. 그는 내 파트너니까 그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지.”

이때 봉고차 한대가 도아린의 옆에 멈춰 섰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그녀는 피하려 했지만 두 명의 건장한 남자가 길을 막아섰다.

“너희는... 으읍!”

누군가가 도아린의 뒤에서 입을 막았다. 수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냄새에 도아린은 금세 정신을 잃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도아린은 서서히 의식을 되찾았다.

그녀는 팔과 다리가 묶인 채로 바닥에 누워있었다. 멀리서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쁘장하게 생긴 아가씨야. 몸매도 장난 아니잖아.”

“십만 원은 너무 싸. 좀 가지고 놀다가 넘기자.”

“보스가 먼저 해요. 우리는 밖에서 지키고 있을게요.”

발소리가 멀어졌다.

촤악!

차가운 물이 얼굴에 쏟아지면서 도아린은 어쩔수 없이 눈을 떴다.

낡고 허름한 창고 안이었다. 창문은 빛이 새지 않는 비닐로 덧대있었고 유일한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누구세요?”

그녀는 멍하니 물었다.

“넌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건드렸어.”

남자는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말했다.

“어차피 시골 외딴집 노인네한테 팔려가서 고생할 건데 오늘 이 오빠가 맛좀 보자.”

남자는 허리띠를 풀며 더러운 웃음을 지었다.

도아린은 머리카락이 곤두섰고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침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주방장이 당신들 두목인가요? 부탁드리지만 그에게 전해주세요. 오늘 제가 흥분해서 실수했어요. 시키는대로 다 하고요. 원하는건 다 들어줄게요.”

도아린은 아첨하는 웃음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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