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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사실 도아린이 대역을 하든 말든 LH 스튜디오가 송민혁의 담당 컨설턴트임은 변함이 없었다.

도아린은 더 좋은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박물관을 예약해서 관람하기로 했다.

그녀가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이때, 문나연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수선이 필요한 고객 옷 때문에 그녀의 의견을 물었는데 곧바로 답장을 보내며 사람들을 따라 앞으로 조금씩 이동했다.

마침내 그늘진 곳에 도착하자 누군가의 그림자가 앞을 가로막았다.

“이런 우연이 있나? 너도 구경하러 온 거야? 일이 있어서 좀 늦었는데 맨 뒷줄은 해가 너무 쨍쨍해서 같이 들어가면 안 될까?”

도아린이 고개를 들어보니 검은색 점프슈트를 입은 손보미가 손으로 이마를 가린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공들인 메이크업과 커다란 선글라스, 그리고 목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더해 부티가 줄줄 흘렀다.

운명의 장난인지 아니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기 마련인지 몰라도 매번 두 사람이 마주칠 때면 옷이 항상 같은 색 계열이었다.

비록 도아린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액세서리가 하나도 없었지만 분위기든 몸매든 상대방을 압도했다.

그녀는 딱 잘라 거절했다.

“뒤에서 줄 서는 사람도 생각해야지.”

마침 줄이 이동하자 손보미는 자연스럽게 나란히 섰다.

“어쨌거나 얼굴이 알려진 사람인데 괜히 악성 루머나 생성하지 마.”

도아린이 쌀쌀맞게 말하더니 팔꿈치로 손보미를 밖으로 밀어냈다.

그러나 장본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에는 뒤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날 밤 너랑 건후 씨를 방해해서 미안해. 두 사람의 사이를 훼방 놓을 생각은 없었어. 단지 어찌할 바를 몰라서... 건후 씨가 그렇게 늦은 밤에도 찾아올 줄 몰랐지.”

도아린은 그녀의 변명 따위 가뿐히 무시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을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일을 저질러 놓고 욕은 듣기 싫다는 건가? 우습군.”

만약 손보미가 계속해서 이 화제를 이어간다면 스스로 먹칠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내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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