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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저는 대역 안 할 거예요.”

도아린이 담담하게 말했다.

배건후는 그녀가 영화나 드라마 대역을 말하는 줄 알고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안 한다면서 촬영장에는 왜 가서 난리를 친 거야.”

“그 루비 목걸이 말이에요.”

도아린은 말끝을 흐리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배건후의 손이 멈칫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루비 목걸이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곳을 수소문했지만 아무런 소식도 얻지 못했다.

배건후가 해명하려는 찰나, 도아린이 말을 이었다.

“손보미에게 그 목걸이를 줬으면, 이 원단도 그쪽 주는 게 좋겠네요.”

배건후가 정색하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도아린은 휴대폰을 꺼내 전자 잡지를 찾았다.

표지에는 80% 정도 유사한 루비 목걸이가 있었고 함께 있는 사진 속에는 빨간색 한복이 있었다.

“나 손보미의 차에서 이 잡지를 봤거든요. 그 루비 목걸이, 손보미한테 준 거 맞죠?”

도아린은 휴대폰을 집어넣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결국, 돌고 돌아 그 여자 손에 들어갔네요. 그러니 한복도 그냥 그쪽 주세요.”

배건후의 눈에 분노가 어렸다.

“누가 그 목걸이를 보미에게 줬대?”

“고객이 마음에 안 들어 해서 나한테 주는 거라 했잖아요. 당신한테 감히 싫다는 소리를 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다만 목걸이만 주고 한복은 안 주니까 누군가가 삐쳐서 싫다고 했겠죠. 그래서 나한테 던져준 거고요.”

“아린아, 내가 그 루비를 찾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배건후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됐어. 멍청하기는. 마음대로 생각해.”

그는 돌아서서 나가버렸다.

도아린은 어이없다는 듯 목을 쓸어 만졌다.

‘손보미의 마음도 제대로 모르면서 나를 멍청하다고 하는 거야. 갱년기라도 왔나? 왜 갑자기 화를 내고 가는 거야?’

배건후가 담배 피우러 간 사이, 도아린은 남자 옷감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거, 그리고 이거. 포장해 주세요.”

“난 한복 안 입어.”

배건후가 갑자기 도아린의 뒤에서 나타났다.

도아린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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