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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배건후가 결혼할 때 성대호만 옆에 있었는데 소문에 의하면 그의 와이프가 예쁘고 성격 좋은 데다가 배건후의 말이라면 절대복종한다고 했다.

그랬던 두 사람이 이혼한다고 하니 오지랖 넓은 성대호가 들뜨지 않을 리가 있을까.

“바로 이틀 전에도 형수님이 건후 보더니 피해 다니는 거야. 슬슬 헤어질 준비를 하시나 봐.”

“닥쳐!”

배건후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성대호는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오두방정을 떨었다. 어차피 배건후는 지금 해외라 그를 어찌할 수가 없으니까.

“누구는 끝까지 거만을 떨다가 차이고 나서도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다니까.”

배건후가 속으로 생각했다.

‘영상 통화를 걸지 말았어야 했어.’

이때 육하경이 그의 등을 톡톡 두드리자 성대호도 곧장 형세 파악이 됐다.

“아 참, 엠파이어 빌딩이 얘 거잖아. 얘보고 그 여자 누군지 조사해달라고 하면 되지.”

“무슨 여자?”

배건후가 담뱃불을 지피며 질문을 건넸다.

이에 성대호가 방금 육하경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아주 생동하게 묘사하며 배건후에게 들려주었다. 배건후는 살짝 의외긴 했으나 선뜻 친구를 도와 나섰다.

“뭐 좀 특별한 점은 없었어?”

성대호가 한마디 덧붙였다.

“특별히 예뻤대.”

육하경이 웃으며 대꾸했다.

“그렇게 식상한 예쁨 말고 용감하고 개성 있는 아름다움이었어.”

“...”

배건후가 담배를 두어 모금 빨았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해봐. 키, 헤어스타일, 유니폼 이런 것들 말이야. 그래야 사람 시켜서 조사하지.”

“아니다 됐어.”

육하경이 문득 고개를 내저었다.

“안 그래도 칼 같은 성격이던데 내가 뒷조사하는 거 알면 친구조차 못 할 거야. 운명에 맡기지 뭐.”

옆에 있던 성대호가 코웃음을 쳤다.

“몇 마디 대화로 성격이 칼 같은 것까지 알게 됐어?”

“여자들 보통 소매치기범 마주치면 기껏해야 경찰에 신고할 텐데 그 사람은 선뜻 범인을 쫓아 나섰어. 이거면 충분한 거 아니야?”

배건후도 그의 말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

“맞아. 너무 적극적이면 소매치기범 잡았던 게 트릭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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