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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엄마가 너한테 못 해준 게 뭔데? 어떻게 엄마가 이토록 위급할 때 이혼을 언급할 수 있어? 도아린, 제발 인간답게 살면 안 돼?”

대체 누가 누구더러 인간답게 살라고 하는 것인지...

이혼을 질질 끌면서 내연녀랑 뜨겁게 사랑을 나눌 땐 언제고...

도아린은 이젠 그에게 철저하게 실망한지라 말투도 차갑고 강압적으로 변했다.

“건후 씨 약점 잡고 있어야 하루빨리 목적에 달성하죠.”

배건후는 그녀의 기세등등한 태도에 화가 나 이마에 실핏줄까지 튀어 올랐다. 그녀가 딴 사람에게 장뇌삼을 선물한 건 단지 배건후를 화나게 하고 그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인 줄 알았는데 인제 보니 전혀 아니었다.

도아린은 하루빨리 그와 이혼하지 못해 안달이다.

“도아린, 나 같은 말 반복하는 거 딱 질색인데 이번 한 번만 얘기할게. 이혼하든 말든 내가 알아서 정해. 그 인간들이 한 말 다 믿지는 마. 우리가 부부인 걸 알면 네가 들러붙어도 오히려 멀리 피해 다닐 거야.”

도아린은 알아들을 수도 없는 그의 말에 화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나중에 어떻게 지낼지는 내가 알아서 해요. 건후 씨는 사인만 하면 돼요.”

배건후의 눈빛이 점점 더 음침해졌다. 그는 얇은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너랑 장난칠 시간 없어.”

그가 확고하게 거절하지 않자 도아린이 말을 이었다.

“그럼 출장 다녀와서 다시 얘기해요.”

‘어차피 이혼은 정해진 일이니 요즘은 일단 어머님 보살펴드려야지.’

그녀가 한창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배건후가 앞으로 한 걸음 다가오더니 그녀의 어깨를 꽉 잡고 아무도 없는 비상구로 걸어갔다.

이어서 예고도 없이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순간 짙은 담배 향이 입안을 파고들었다. 배건후의 키스는 늘 이토록 터프하고 일방적인 법이다.

도아린은 미처 대응할 겨를이 없었다.

3년 내내 그는 도아린을 터치한 적도 없을뿐더러 키스한 적은 더더욱 드물다.

가끔 몇 번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을 때가 있지만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본 후엔 바로 멈췄었다.

하지만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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