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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차 안에서 배지유는 마치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듯 불편해 보였다.

그녀는 화장을 고치는 척하면서 거울을 통해 머리를 만지고 옷깃을 고치며 불안한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숨기려고 애썼다.

원래는 성숙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손질한 머리가 이제는 그녀의 초조함에 의해 약간 흐트러져 보였다.

배지유는 슬쩍 거울을 통해 도아린을 쳐다봤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도아린의 피부는 더 부드럽고 젊어 보였다.

도아린의 화장은 연했지만 그녀의 고운 피부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배지유가 가장 질투하는 점은 도아린이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어도 그 안에 은근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배씨 가문의 딸인 배지유는 언제 어디서나 모두에게 떠받들려야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 누구도 자신의 빛을 가리는 것을 허용할 수 없었다.

차는 천천히 세인트존스 호텔 앞에 멈췄다.

오늘 밤의 연회는 육하경의 아버지가 주최한 행사였다.

그동안 나영옥의 연회조차 참석할 수 없던 그들의 집안이 이번에는 아들 육하경의 성과를 자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그는 아내가 친정에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중 한 여성이 배지유를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배지유 씨! 정말 만나 뵙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오늘 이렇게 보게 된다니... 실물이 훨씬 더 아름다우시네요!”

배지유는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아져 웃으며 말했다.

“과찬이세요. 저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어머, 배지유 씨가 평범하다면 저는 사람도 아니겠네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그 여성은 배지유를 위해 문을 막아주며 먼저 타라고 권했다.

그 모습이 과하게 아첨하는 것 같아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은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도아린은 가볍게 비웃으며 발걸음을 옮겨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그 여성은 도아린을 내보내려는 듯했지만 그녀의 옷과 액세서리가 너무 고급스러워 보였기에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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