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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손보미는 배건후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억울한 표정으로 자신이 피해자인 척 연기하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매니저 밖에 대기시켰으니까 기자들이 몰래 사진을 찍는 일은 없을 거야.”

배건후는 잠시 침묵한 후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문을 닫으려던 손보미의 귀에 배건후의 말이 들려왔다.

“문 열어 둬.”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알았다고 대답하며 문을 닫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러나 돌아서는 순간 일부러 균형을 잃은 척하며 손보미는 문을 살짝 밀었고 문은 천천히 닫혔지만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

틈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배건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보미는 이마를 짚으며 거실로 걸어갔다.

배건후는 혼자 있는 1인용 소파에 앉았고 손보미는 그의 곁에 다가가고 싶었지만 가까운 쪽에 있는 2인용 소파에 앉는 수밖에 없었다.

“건후 씨, 내가 말만 하면 언제든지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잖아.”

“나 결혼했어.”

배건후는 담담하게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그거 빼고는 뭐든 괜찮아.”

표정이 순간 굳어졌지만 손보미는 곧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알아. 난 건후 씨 원망하지 않아. 그때 내가 감정적으로 나가서 유학을 선택한 거니까. 사실은...”

배건후는 담배를 잡고 있던 손을 흔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손보미는 고개를 숙이며 눈에 잠시 분노의 빛을 띄웠다.

‘만약 내가 그때 유학을 가지 않았더라면 도아린이 배건후를 차지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결혼? 결혼했어도 이혼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손보미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직접적으로 뺏는 게 어렵다면 천천히 밀고 나가면 돼.’

“우리... 우리 부모님이 엠파이어의 점포를 원하셔.”

그러더니 손보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통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며칠 전 내가 SNS에 라윤주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올렸어. 그때 받은 용기에 대한 이야기였지.”

전혀 상관없는 두 주제가 나오자 배건후는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손보미는 급히 설명했다.

“그러니까 부모님께서 라윤주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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