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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배건후의 시선이 천천히 도아린의 냉정한 얼굴에 멈췄다.

“네가 착용한 다른 주얼리는 다 진짜 금과 은인데 귀걸이 하나가 가짜라고 해서 누가 의심하겠어?”

짝퉁을 알고도 배지유의 장난을 맞춰주라는 말이었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배씨 가문의 체면을 구기는 건 배건후의 문제였으니 도아린 본인은 상관없었다.

“제가 그 귀걸이를 끼면 이제 더는 제가 아가씨를 일부러 괴롭힌다고 말 안 할 거죠?”

배건후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상자를 도아린에게 던졌다.

“네가 지유를 괴롭히지 않으면 나도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그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배지유는 이미 화장과 헤어 스타일을 마친 상태였다.

스타일리스트는 드레스에 맞춰 두껍게 파운데이션을 발라주고 그녀의 머리는 세련된 웨이브로 연출되었다.

배지유는 거울 앞에서 빙글빙글 돌며 육하경이 자신을 보면 어떤 반응일지 상상했다.

‘하경 오빠네 어머니도 이번 연회에 오신다고 했지? 어머님은 날 항상 좋아하셨으니까 이번 기회에 하경 오빠랑 잘 됐으면 좋겠다...’

그때 커튼이 갑자기 확 열리며 도아린이 나타났다.

그녀는 다이아몬드 크라운이나 화려한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았고 대신 매우 얇은 팔찌 하나로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더했다.

도아린이 웃지 않을 때는 차가운 미모가 돋보였고 차분한 색의 드레스와 함께 더욱 고귀한 여왕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녀의 당당한 걸음걸이와 태도는 주변을 압도했다.

도아린이 착용한 귀걸이는 모조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기품 덕분에 전혀 값싸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녀의 품격을 한층 더 높여주는 듯했다.

그러자 배지유는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초조해졌다.

도아린과 비교하니 자신이 마치 유치원 발표회에 나가는 아이처럼 화려하지만 어색해 보였다.

도아린의 눈빛 속 조소를 보며 배지유는 확신했다.

‘처음부터 이 드레스를 고를 생각이 아니었던 거야. 날 일부러 곤경에 빠뜨리려고...’

배지유는 억울한 마음에 배건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오빠, 나...”

“이 드레스가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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