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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정희주에게 말했다.

“정희주, 네가 들고 있는 가방은 수연 씨가 마음에 들어 한 거야. 그걸 들고 갈 생각은 아니지?”

정희주는 그제야 자신이 가방 하나를 들고 있음을 떠올렸다. 그녀는 씩씩거리면서 걸어가더니 들고 있던 가방을 신수연의 발치에 떨어뜨렸다.

“가져가. 내가 이걸 좋아하는 줄 알아? 흥, 난 가방이 부족하지 않아!”

말을 마친 뒤 정희주는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

“주워!”

이태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그는 이 부잣집 도련님이 또 시비를 걸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희주가 그를 꼬신 것이 분명했다. 지네는 잘려 죽어도 꿈틀대며 자빠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정희주가 딱 그랬다.

“이 녀석, 선 넘지 마!”

차주원은 곧바로 두 걸음 앞으로 나서며 이태호를 노려보았다.

“셋 셀 때까지 줍지 않는다면 당장 죽여줄게!”

이태호는 차주원을 신경 쓰기가 귀찮았다. 그는 정희주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넌 몇 번이나 날 상대하려고 했어. 난 네게 자비를 베풀 만큼 베풀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래도 굳이 죽음을 자초할 생각이라면 날 탓하지 마.”

정희주는 겁을 먹었다. 그녀는 이태호의 눈빛에서 서늘한 살기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정희주는 곧바로 쭈그리고 앉았다.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가방을 주워서 신수연에게 건넸다.

“이 자식, 선을 넘네. 넌 후회하게 될 거야!”

차주원은 이태호를 쏘아보더니 정희주를 데리고 떠났다.

쇼핑몰에서 나왔을 때 차주원은 너무 화가 나서 안색이 좋지 않았다.

정희주는 곧바로 차주원에게 사과했다.

“차주원 씨, 미안해요. 저 때문에 당신 경호원들이 맞았고 체면까지 구겼잖아요.”

거기까지 말한 뒤 정희주는 억울한 듯 말했다.

“저도 대체 영문을 모르겠어요. 그가 7급 무왕이었다니, 그가 그렇게 강한 줄 알았다면 차주원 씨가 저 대신 복수하겠다는 걸 극구 말렸을 거예요.”

정희주가 이렇게 얘기할수록 상대방은 반드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차주원은 곧바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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