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5화

김덕재는 깜짝 놀라더니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럴 리가요?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죠? 내 딸이 뽑히다니,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저질렀길래!”

조금 전 이태호가 김덕재에게 자신이 그 영수를 죽여주겠다고 했으나 김덕재는 확신이 없었다. 만약 이태호가 실패한다면 어떡한단 말인가?

그래서 그는 이태호에게 너무 큰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자기 딸이 제물로 선정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너무 놀라 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문 뒤에 서 있던 김덕재의 아내는 문을 살짝 열어 틈을 만든 뒤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녀 역시 겁을 먹고 벌벌 떨었다.

“이럴 수가, 내 딸이 선정되다니. 선화야, 네가 뽑혔대!”

김선화는 그 말을 듣고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해지고 완전히 넋이 나간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바로 그때, 이진후는 웃으며 말했다.

“콜록콜록, 덕재 씨, 우리도 안 지 꽤 됐고 다들 사이도 좋았잖아요? 내게 부탁한다면 내가 방법을 생각해 줄지도 모르죠. 아무래도 내가 감시팀 팀장이니까요, 그렇죠?”

이진후가 말을 이어갔다.

“간단해요. 제비뽑기는 제 뜻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니까 당신 딸이 나랑 하룻밤 잔다면 절대 당신 딸이 걸리게 하지 않을게요. 어때요?”

“이, 이 빌어먹을 자식. 우리 딸이 얼마나 어린데 나보다 나이도 많은 당신이...”

김덕재는 너무 화가 나서 이진후를 죽이고 싶었다. 좋은 친구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이 인두겁을 뒤집어쓴 짐승일 줄은 몰랐다.

김덕재는 이진후를 욕했지만 이진후는 화가 나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김덕재를 위협했다.

“하하, 김덕재 씨, 잘 생각해야 할 거예요. 당신 딸의 몸이 중요한지, 아니면 목숨이 더 중요한지 말이에요. 당신이 승낙한다면 다음 해, 다다음 해 제비뽑기에서도 당신 딸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죠. 어때요? 팀장은 나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

“꿈 깨요!”

김덕재는 차가운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흥, 그러면 날 탓하지 말아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