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을은 굉장히 편벽한 곳에 있었고 또 예스러운 곳이었다. 마을은 골짜기로 둘러싸여 있고 중간에 아주 넓은 청석판 도로가 있으며 양쪽으로 산을 따라 지은 집들이 있어 매우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마을로 들어서자 신수연은 앞에 공터가 있는 걸 보고 아예 그곳에 주차한 뒤 차에서 내렸다.이태호 등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차를 댄 뒤 내렸다.“이 마을 너무 조용해서 무서울 정도인데?”신수민은 마을을 보았지만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모든 집들이 조명을 켜지 않았고 오직 길가에만 어두운 가로등 불빛이 조금 있을 뿐이었다.신수연은 씩 웃으며 말했다.“여기서 공포영화 찍으면 딱 좋겠네요. 음산해서.”“헛소리하지 마!”소지민은 그 말을 듣고 겁을 먹었는지 황급히 이소아 등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 몸을 숨겼다.이태호가 말했다.“이곳은 확실히 문제가 있어요. 마을이 크지는 않지만 집집마다 다 문을 걸어 잠갔잖아요? 저녁인데 밖에서 걸어다니는 사람도 없고 저녁을 먹는 사람도 없어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요. 내 뒤를 따르면 돼요.”사람들은 이태호의 뒤를 따랐다. 이소아, 서소운 등 사람들도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바짝 경계했다.잠깐 걸은 뒤 이태호는 한 마당 앞에 서서 안에 있는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여러분, 숨지 말고 나오세요. 여긴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왜 다들 집에 숨어있는 거죠?”그제야 문이 살짝 열리며 안에서 중년 남성이 고개를 내밀었다.남자는 아주 두려운 듯 보였는데 고개를 내밀고는 이태호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들며 나직하게 말했다.“여러분, 왜 아직도 밖에 있어요? 들어와요. 들어와서 얘기해요.”이태호 일행은 곧장 그곳으로 향했고 상대방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문을 열더니 이태호 일행이 안으로 들어오자 곧바로 문을 닫았다.집에 들어선 이태호는 집 안에 중년 남성과 그의 아내를 제외하고도 15, 16살 정도 돼 보이는 소녀가 있는 걸 보았다.“여러분은 그냥 지나가
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대답했다.“요수가 아니라 아마 영수일 겁니다. 영수일 가능성이 가장 커요. 요수는 내공이 너무 낮아서 영지가 높지 않거든요.”“청년,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우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어요!”남자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봤다.이태호는 그제야 설명했다.“제 말은 여러분이 말한 요괴가 사실은 영지가 비교적 높은 영수일 거라는 말입니다. 영수라는 건 하늘과 땅의 정수를 흡수하여 영지가 생긴 동물입니다. 그것들은 자발적으로 영기를 흡수할 수 있고 수련할 줄 알게 되면 점점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영수요? 이 세상에 정말 도를 닦는 자들이 있다는 말인가요?”남자의 가족들은 이 마을에서 수십 년을 살았지만 도를 닦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태호의 말에 조금 설득당했다.그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청년, 우리 마을은 1년 전부터 이상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어요. 매달 어린 소녀들이 실종되죠. 처음엔 우리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누군가 검은 안개 속에서 커다란 두 눈동자를 봤다고 했어요. 그래서 다들 그것이 전설 속 요괴라고 확신했어요.”거기까지 말한 뒤 남자는 잠깐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그 뒤로 우리 마을의 덕망 있는 어르신들이 모여서 의논한 결과 제물을 바치기로 했어요. 매달 15일 마을 어귀 쪽에 소녀를 한 명씩 바쳐서 한 달간의 안녕을 바꿨어요.”이때 여자도 입을 열었다.“그 괴물은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지 그 뒤로 오지 않았어요. 오직 매달 15일에야 이곳에 왔죠. 여기 사람들은 매달 15일이면 감히 밖으로 나가지 못해요. 매달 15일 그것에게 소녀를 한 명 제물로 바쳐야 하거든요.”“다들 문을 걸어 잠근 이유가 오늘이 15일이기 때문이었군요.”신수연은 저도 모르게 말했다.“오늘 저녁에 제물로 바칠 소녀는 누군가요? 알고 계세요?”중년 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휴, 예전에는 다들 자기 딸을 지키기 위해 집에 어린 딸이 있으면 마을에서 도망치게 했어요.”
“정말 잘됐어요. 청년도 도를 닦는 사람인가 보죠? 세상에나, 도를 닦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다니.”남자는 흥분해서 말했고 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세요. 가서 감시팀 사람을 불러오세요. 제가 얘기해 볼게요.”“태호야, 정말 확신이 있는 거야?”소지민은 곧바로 이태호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까 저 사람들도 얘기했잖아. 눈동자가 엄청 크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큰 생물이길래 눈이 그렇게 크겠어? 다른 사람 도와주려다가 오히려 우리가 휘말릴 수도 있잖아. 그리고 이 일은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야. 네가 괜히 도와준다고 나섰다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영수인지 뭔지를 화나게 만든다면 너랑 우리까지 먹어버릴 수 있어. 그러면 정말 큰일 아니니?”이태호는 순간 괴상한 표정으로 말했다.“장모님, 전에 장모님이 저 따라서 천홍주에 가겠다고 했을 때 저는 장모님을 말렸어요. 그런데 장모님은 그 말을 듣지 않으셨잖아요. 그러면서 사람은 언젠가는 죽을 거니까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하시더니 지금은 두려우세요?”소지민은 순간 난감해졌지만 이내 변명했다.“난, 난 사람이 두렵지 않다는 뜻이었어. 그런데 그건 사람이 아니잖아. 무섭지 않을 리가 있겠어?”이태호는 그녀를 위로했다.“장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주겠다고 했다는 건 자신이 있다는 거니까요.”“김덕재 씨, 문 열어요! 잠깐 나와봐요.”그런데 뜻밖에도 바로 그때 노크 소리가 났다.“감시팀 팀장인가 봐요.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나가서 대화 좀 나눌게요.”김덕재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이태호 일행에게 말한 뒤 혼자 문을 열고 나갔다.그러고 나가서는 밖에서 문을 잠갔다.“하하, 이진후 씨, 전 웬일로 찾아온 거죠? 올해 제물로 바칠 사람은 뽑았어요?”김덕재는 나가서 웃는 얼굴로 상대방에게 물었다.그러고는 또 말을 이어갔다.“제게 후환을 없앨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이진후라고 불린 남자는 곧바로 말했다.“방법은 무슨 방법이요? 그 물건은 흰 연기
김덕재는 깜짝 놀라더니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럴 리가요?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죠? 내 딸이 뽑히다니,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저질렀길래!”조금 전 이태호가 김덕재에게 자신이 그 영수를 죽여주겠다고 했으나 김덕재는 확신이 없었다. 만약 이태호가 실패한다면 어떡한단 말인가?그래서 그는 이태호에게 너무 큰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자기 딸이 제물로 선정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너무 놀라 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문 뒤에 서 있던 김덕재의 아내는 문을 살짝 열어 틈을 만든 뒤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녀 역시 겁을 먹고 벌벌 떨었다.“이럴 수가, 내 딸이 선정되다니. 선화야, 네가 뽑혔대!”김선화는 그 말을 듣고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해지고 완전히 넋이 나간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바로 그때, 이진후는 웃으며 말했다.“콜록콜록, 덕재 씨, 우리도 안 지 꽤 됐고 다들 사이도 좋았잖아요? 내게 부탁한다면 내가 방법을 생각해 줄지도 모르죠. 아무래도 내가 감시팀 팀장이니까요, 그렇죠?”이진후가 말을 이어갔다.“간단해요. 제비뽑기는 제 뜻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니까 당신 딸이 나랑 하룻밤 잔다면 절대 당신 딸이 걸리게 하지 않을게요. 어때요?”“이, 이 빌어먹을 자식. 우리 딸이 얼마나 어린데 나보다 나이도 많은 당신이...”김덕재는 너무 화가 나서 이진후를 죽이고 싶었다. 좋은 친구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이 인두겁을 뒤집어쓴 짐승일 줄은 몰랐다.김덕재는 이진후를 욕했지만 이진후는 화가 나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김덕재를 위협했다.“하하, 김덕재 씨, 잘 생각해야 할 거예요. 당신 딸의 몸이 중요한지, 아니면 목숨이 더 중요한지 말이에요. 당신이 승낙한다면 다음 해, 다다음 해 제비뽑기에서도 당신 딸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죠. 어때요? 팀장은 나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꿈 깨요!”김덕재는 차가운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흥, 그러면 날 탓하지 말아요!
김덕재는 그제야 소개했다.“그들은 우리 마을을 지나가던 사람들이에요. 이 청년은 이태호라고 하는 데 우리를 도와 그 영수를 죽일 수 있다고 했어요!”“영수? 영수가 뭔데요?”이진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잠깐 고민하더니 저도 모르게 말했다.“설마 그 요괴를 말하는 거예요?”김덕재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 요괴요. 이 청년이 그랬어요. 자신이 그 요괴를 죽여줄 테니 앞으로 그 요괴에게 제물을 바칠 필요가 없다고요.”“말도 안 되는 소리!”이진후는 곧바로 씩씩거리면서 말했다.“장난해요? 우리 같은 사람이 그 요괴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나 실패한다면 우리 마을 전체가 휩쓸릴 수도 있어요. 우리는 그 요괴에게 매달 젊은 여자들을 한 명씩 바치면 되는데 혹시나 그 요괴를 화나게 만든다면 지금보다 더한 일을 겪을 수도 있다고요.”다른 남자가 말했다.“그러니까요. 이 자식 연약하게 생기고 몸에 근육도 저보다 없는 것 같은데 그 요괴랑 싸우게 한다고요? 하하, 우리에게 사기 치러 온 사람 아니에요? 말해요. 얼마를 주면 그 요괴를 죽여줄 건데요?”이태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괜한 생각을 하네요. 난 돈은 필요 없어요.”“안 받는다고 해도 안 돼요. 우리 마을 일을 외부인인 당신이 간섭할 자격은 없어요.”이진후는 이태호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김덕재 씨, 미안하지만 이번 달은 당신 딸이에요. 우리는 지금 당신 딸을 데리고 가서 마을 입구에 있는 그 돌기둥에 묶어놓을 거예요.”“미안해요, 아저씨. 올해 15살이 된 애들도 전부 후보가 되었거든요. 아까 팀장님은 저희 앞에서 공개적으로 제비뽑기를 했고 마침 선화를 뽑았어요!”한 젊은 남자가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말했다.그러면서 여럿이 앞으로 나오며 김선화를 데려가려 했다.“누가 감히 그 아이를 데려간다는 거죠?”이태호는 안색이 차가워지면서 앞에 나섰다.“감히 그 아이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죽여버릴 겁니다!”서소운 등 사람들도 곧바로 김선화와 김덕재 가
“그럴 필요 없어요. 당신들 같은 쓰레기의 시체를 제물로 바치는 게 가장 적합하거든요!”이태호는 지금까지 힘겹게 화를 억누르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제멋대로 날뛰자 곧바로 몸을 움직이며 하나의 잔영이 되어 상대방의 앞에 나타난 뒤 곧바로 상대방의 머리를 후려쳤다.“퍽!”이진후는 그에게 맞아 날아갔고 바닥에 쓰러졌을 때는 이미 숨통이 끊긴 상태였다. 그의 눈동자에서 약간의 놀라움이 보였다.“아!”이진후가 데려왔던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간 채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들은 몇 초 뒤에야 반응을 보이며 새된 소리를 질렀다.“맙소사, 이럴 리가 없는데요? 제 눈이 잘못된 건가요?”“그러게요. 저도 그가 어떻게 공격한 건지 보지 못했어요!”’그들은 의논하기 시작했다. 마치 꿈을 꾼 것처럼 허황하게 느껴졌다.팀장이 이렇게 죽임을 당했으니 말이다.이태호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조금 전 김덕재 씨가 한 말은 사실입니다. 이 이진후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직권을 이용해 김덕재 씨를 협박했으니 죽어 마땅한 사람이죠.”이태호는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 그의 시체를 마을 밖 돌기둥에 묶어놓고 제사를 지내요. 안 그러면 그 영수가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청, 청년. 정말 그 요괴를 죽일 자신이 있는 거예요?”한 중년 남자는 잠깐 고민한 뒤 앞으로 한 발 나서며 이태호에게 물었다.조금 전 이태호의 놀라운 움직임은 그가 일반인이 아니란 걸 보여줬다.“걱정하지 말아요. 문제없어요. 분명 그럴 거예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죠!”바로 이때, 한 노인이 이태호에게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말했다. “갑시다. 이진후 이 몹쓸 놈의 시체를 옮겨 마을 입구의 기둥에 묶어두자고요. 잠시 뒤 보고 싶은 사람들은 나와서 보라고 해요.”말을 마친 뒤 노인은 이진후의 시체를 들고 마을 입구 쪽으로 향했다.“고마워요, 청년!”그들이 떠난 뒤 김덕재는 곧바로 딸을 데리고 와서 이태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금 전 이태호가 제때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태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하는 김선화와 김덕재, 그리고 그의 아내를 부축해서 일으킨 뒤 그들에게 말했다.“그래요, 정말 고마워요!”김덕재는 비록 확신이 들지는 않았으나 이태호에게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마을 입구 쪽으로 가보니 거기에 수백 명이 모여있었다.물론 그곳에 몰린 이들은 그나마 간이 큰 사람들이었다. 간이 작은 사람들은 먼 곳에 숨어 겨우 그곳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이태호 씨가 누구죠?”한 노인이 걸어와서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김덕재는 곧바로 소개했다.“종섭 어르신, 이분이 바로 이태호 씨에요. 수련하는 사람이에요. 전설 속 도를 닦는 분이죠. 그 요괴는 영수고 우리를 위해 그 영수를 죽여주겠다고 했어요.”이종섭은 앞으로 나서며 눈시울을 붉히더니 이태호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태호 씨, 그 짐승은 우리 마을의 많은 사람들을 해쳤어요. 우리를 위해 그 짐승을 죽여준다면 이태호 씨가 원하는 건 뭐든 드릴게요. 우리 마을에 있는 거라면 뭐든 괜찮아요.”“맞아요, 이태호 씨. 우리를 도와 그 화근을 없앤다면 뭐든 요구해도 됩니다.”뚱뚱한 남자가 비통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딸은 작년에 그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졌어요. 부디 저희를 위해 복수해 주세요.”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러분, 정말 보답이 필요 없습니다.”잠깐 고민한 뒤 이태호는 말을 이어갔다.“저희는 이곳을 지나가는 길이라 아직 밥을 먹지 못했어요. 밤에 이곳에서 하루 묵고 싶은데 저희에게 맛있는 음식과 술을 내주시면 됩니다.”“하하, 당연히 문제없죠. 그 짐승을 죽여준다면 하룻밤은 물론이고 이곳에서 한 달, 아니 일 년을 지낸다고 해도 문제없어요.”이종섭은 호탕하게 웃으며 기대를 품었다.이태호는 다급히 말했다.“하하,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거든요. 내일 아침 떠날 겁니다.”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이내 한 시간이 지났다.“쉭쉭!”예상대로 먼 곳에서 짐승의 소리가 들리며 이내 거대한 안개
이소아는 쓴웃음을 짓더니 황급히 신수민에게 설명했다.“사모님, 주인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건 확신이 있다는 걸 설명합니다. 주인님은 4대 군신의 스승님이세요. 그러니 내공이 적어도 무황급이죠. 그러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거기까지 말한 뒤 이소아는 뜸을 들이며 말했다.“게다가 저게 영수인지 요수인지 몰라요. 전부 우리의 추측일 뿐이죠.”바로 이때, 흰 안개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마을 사람들은 겁을 먹고 뒤로 19미터 넘게 물러났다. 오직 서소운, 신수민 등 사람만이 이태호가 걱정되어 조금 더 앞으로 나설 뿐이었다.이태호는 이진후를 묶은 돌기둥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져서 앞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흰 안개가 점점 더 가까워지자 엄청난 압박감 또한 더 강해졌다.“이 정도 압박감이라면 영수가 아니더라도 거의 영수급이네. 그렇다면 9급 무왕이나 1급 무황 정도겠어!”그 압박감을 자세히 느낀 김이슬은 눈살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옆에 있던 신수민은 그 얘기를 듣고 조금 안도했다. 그녀는 이태호가 적어도 1급 무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것이 정말 영수라면, 그것도 높은 급의 영수라면 이태호가 상대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쉭쉭!”흰 안개는 돌기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멈춰 서더니 이내 또 한 번 화가 난 듯 으르렁거렸다. 사람들은 흰 안개 속에서 두 개의 거대한 핏빛 눈동자를 보았는데 너무 커서 무시무시했다.“큰일이야, 소녀를 먹는 것에 익숙해 이진후가 저기에 묶여있는 걸 보고 화가 난 것 같아!”이종섭은 불길한 예감이 들자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이태호가 싱긋 웃으며 손바닥을 뒤집자 보검이 나타났다. 그가 말했다.“입맛이 까다로운 줄은 몰랐네. 하하, 네가 영수이길 바라. 네가 영수라면 내단이 있겠지. 영수의 내단을 먹으면 내공이 엄청나게 향상한다고 들었거든.”말을 마친 뒤 이태호의 발에서 영기가 일렁였다. 그는 날아오르더니 곧장 거대하고 짙은 안개를 향해 들어갔다.“날았어! 역시 이태호 씨는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