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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대답했다.

“요수가 아니라 아마 영수일 겁니다. 영수일 가능성이 가장 커요. 요수는 내공이 너무 낮아서 영지가 높지 않거든요.”

“청년,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우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남자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봤다.

이태호는 그제야 설명했다.

“제 말은 여러분이 말한 요괴가 사실은 영지가 비교적 높은 영수일 거라는 말입니다. 영수라는 건 하늘과 땅의 정수를 흡수하여 영지가 생긴 동물입니다. 그것들은 자발적으로 영기를 흡수할 수 있고 수련할 줄 알게 되면 점점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영수요? 이 세상에 정말 도를 닦는 자들이 있다는 말인가요?”

남자의 가족들은 이 마을에서 수십 년을 살았지만 도를 닦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태호의 말에 조금 설득당했다.

그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

“청년, 우리 마을은 1년 전부터 이상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어요. 매달 어린 소녀들이 실종되죠. 처음엔 우리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누군가 검은 안개 속에서 커다란 두 눈동자를 봤다고 했어요. 그래서 다들 그것이 전설 속 요괴라고 확신했어요.”

거기까지 말한 뒤 남자는 잠깐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

“그 뒤로 우리 마을의 덕망 있는 어르신들이 모여서 의논한 결과 제물을 바치기로 했어요. 매달 15일 마을 어귀 쪽에 소녀를 한 명씩 바쳐서 한 달간의 안녕을 바꿨어요.”

이때 여자도 입을 열었다.

“그 괴물은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지 그 뒤로 오지 않았어요. 오직 매달 15일에야 이곳에 왔죠. 여기 사람들은 매달 15일이면 감히 밖으로 나가지 못해요. 매달 15일 그것에게 소녀를 한 명 제물로 바쳐야 하거든요.”

“다들 문을 걸어 잠근 이유가 오늘이 15일이기 때문이었군요.”

신수연은 저도 모르게 말했다.

“오늘 저녁에 제물로 바칠 소녀는 누군가요? 알고 계세요?”

중년 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휴, 예전에는 다들 자기 딸을 지키기 위해 집에 어린 딸이 있으면 마을에서 도망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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