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웃으면서 여섯 개의 병을 꺼냈다.“걱정하지 마. 처음으로 상을 주는 거니까 당연히 돈 같은 속된 건 아니야!”“한 사람당 한 병이야.”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난 내일 여기를 떠나 방주시로 향할 거야. 집안의 안전 문제는 너희들에게 맡길게.”“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할게요.”이소아는 웃으면서 병을 열었고 궁금한 듯 안을 바라봤다.“세상에! 2품 저급 단약이에요? 주인님, 제가 잘못 본 건 아니죠? 2품 저급 단약이 두 알이라니, 이건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거잖아요.”이소아는 흥분한 듯 침을 삼켰다.멋쩍어서 바로 병을 열어 보지 못했던 장민영 등 사람들도 곧바로 들고 있던 병을 열어 보았다. 병 안에 2품 저급 단약 두 알이 있는 걸 확인한 그들은 순간 얼굴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주인님, 정말 대단한 거 아니에요? 2품 저급 연단사가 되셨네요. 주인님이 연단사가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단약을 꺼내지 못했겠죠.”서소운은 뭔가를 떠올리고는 곧바로 놀란 듯 입을 틀어막았다.“그러네요. 너, 너무 재능 있는 거 아니에요? 2품 연단사라니. 어떤 이들은 1년을 쏟아도 안 된다던데 주인님은...”이소아 등 사람들 역시 이태호의 재능에 깜짝 놀랐다.“하하, 그래? 난 다른 연단사는 만난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그게 그렇게 어려워?”이태호가 너털웃음을 치며 덤덤히 말하자 눈앞의 여섯 미녀는 잠깐 눈앞이 아찔했다.“됐어. 물건도 줬으니 난 오늘 하루 쉴 거야. 내일 티켓도 사뒀어. 내일 출발할 거야.”이태호는 웃으면서 떠났다. 여섯 미녀는 그 자리에 남아서 존경심 가득한 표정으로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뭐라고? 방주시에 가겠다고?”신수민과 백지연은 이태호가 내일 방주시로 떠난다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그래. 호의당이 방주시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가봐야 해.”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호의당 당주는 내공이 어느 정도일까 모르겠어. 부디 무왕이길 바라야지. 기사는
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게 말해주니까 충분해요.”신수민은 웃으며 말했다.“태호야, 나랑 지연이 같이 쇼핑할 생각인데 오늘 할 일 없으면 우리랑 같이 쇼핑가자. 어차피 내일 떠날 거잖아. 어때?”이태호는 곧바로 대답했다.“그래. 안 그래도 오늘 때마침 할 일이 없었어. 해야 할 일도 다 했고. 그러면 오후에 같이 쇼핑하러 가자. 나도 좀 쉬어야겠어.”“잘 됐어요!”백지연은 이태호가 함께 쇼핑하러 가겠다고 하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폴짝폴짝 뛰면서 손뼉까지 쳤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적합하지 않다고 느낀 건지 순간 쑥스러워하면서 고개를 숙였다.신수민은 백지연의 모습을 보고 이태호를 흘겨봤다.“지연이가 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이제 알겠지? 네가 같이 쇼핑하러 간다니까 얼마나 기뻐해.”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 누군가 마음속 깊은 곳을 살짝 건드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백지연은 얼굴도 무척 예뻤고, 신수민은 이태호를 향한 백지연의 사랑을 확실히 보았다.백지연의 끈기와 집착, 그리고 사랑할 때는 사랑하고 미워할 때는 미워하는 성격이 신수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신수민은 백지연을 받아줬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의 편을 들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이태호는 감개무량했다. 동시에 두 여자의 진실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니, 얼마나 운이 좋은가!“알겠어. 가자. 뭘 넋 놓고 있어? 너희 사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오늘은 내가 다 살게!”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밖으로 향했다.“지연아, 가자!”신수민은 백지연을 잡아당겼다. 두 사람은 마치 자매가 된 것처럼 화기애애하게 이태호를 뒤따랐다.“오빠가 약속한 거예요. 우리 조금 뒤에 많이 먹을 거예요.”백지연은 그를 따라잡으며 웃었다.그렇게 세 사람은 외출했다.그곳은 원래 남운시의 중심부에 있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쇼핑하러 갈 때 차를 끌고 나가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근처에서 돌아볼 생각이었다.잠깐 걸은 뒤 신수민이 몰래 백지연과 귓속말을 주고받았다.“그, 그
신수민은 웃으면서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뒤에 이태호가 머쓱해할지 안 할지 보는 거야.”“알겠어요. 언니 말대로 할게요.”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각각 이태호의 왼팔과 오른팔에 팔짱을 꼈다.“아, 지연아, 이, 이건 좀 그렇지 않아?”신수민이 팔짱을 꼈을 때는 괜찮았지만 두 미녀 모두 팔짱을 끼니 이태호는 순식간에 무척 뻘쭘해졌다. 특히 주변에서 부러운 듯 시선을 보내오니 더 무안했다.사실 이런 일은 내공이 높고 4대 군신의 스승인 그도 처음 겪는 것이었다.백지연이 입을 열기 전에 옆에 있던 신수민이 말했다.“당신 말이야, 미녀 둘이 팔짱을 끼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데 뭘 부끄러워하는 거야? 하하, 인제 보니 4대 군신의 스승인 당신도 간이 별로 크지 않은 것 같네.”신수민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그리고 우리 셋이 쇼핑하는데, 나만 당신 팔짱을 끼고 지연이는 팔짱을 안 낀다면 옆에서 얼마나 무안하겠어? 남 연애하는데 방해꾼이 된 것 같을 거 아냐?”백지연은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이태호의 팔짱을 끼고 쇼핑하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두 여자가 이태호의 아내인 줄 알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백지연은 즐거우면서도 긴장됐다.“난...”이태호는 신수민의 궤변에 순간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신수민이 한 말이 은근히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됐어. 당신 얼굴 좀 봐. 안 놀릴게!”다행히도 신수민과 백지연은 몇 분간 팔짱을 끼고 있다가 얼마 안 가 그를 놓아줬다. 이태호는 그제야 마음이 한결 놓였다.주변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그는 조금 쑥스러웠다. 그는 신민석처럼 바람둥이 기질을 타고난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었다. 신민석은 외출할 때마다 여자들을 두세 명씩 끌어안고 다녔지만 이태호는 그런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아버지, 저희 남운시까지 왔는데 다음에는 뭘 해야 해요?”한편, 길가 차 안에서 연지욱이 연세준에게 물었다.저번
차를 운전하던 남자는 이태호를 보고 놀란 듯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광장을 가리켰다.“정말 그 녀석이네. 아내도 같이 있고. 다른 한 명은 백지연인 것 같은데 저 녀석 미녀 둘이랑 쇼핑하러 온 건가?”연지욱은 그 모습을 보자 안색이 삽시에 흐려졌다.“저 빌어먹을 놈, 내가 좋아하는 여자들은 왜 다 저놈을 좋아하는 거야?”연지욱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연세준에게 말했다.“아버지, 지금 보니까 이태호와 백지연이 정말 연인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왜 여자 둘이 남자 한 명이랑 쇼핑하러 왔겠어요? 백지연은 무안하지도 않나 봐요. 게다가 백진수 등 사람들은 이미 태성시로 돌아갔는데 혼자 남았잖아요.”운전하던 남자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보면 백진수가 저희를 속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시험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들의 관계는 혼담이 오가는 관계인 것 같아요. 저 이태호라는 놈은 정말 운이 좋네요. 두 아내 모두 저렇게 아름답고 출중하잖아요.”연지욱은 주먹을 움켜쥐며 악랄하게 말했다.“아버지, 저 지금 당장 이태호를 죽이고 싶어요. 너무 괘씸해요.”연세준은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손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아. 손을 쓴다고 해도 지금은 안 돼. 만약 네가 지금 이태호를 죽인다면 신수민과 백지연도 모조리 죽여야 해. 그들이 누가 한 짓인 줄 알고 군신님에게 일러바치면 어떡할 거야? 게다가 우리 두 장로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손을 쓴다고 해도 어두운 밤에 가면을 쓰고 해야 해. 이태호를 죽이는 동시에 두 장로의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좋아. 그래야 빈틈없이 할 수 있어.”연지욱은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연세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말했다.“알겠어요. 그러면 며칠 더 살려둬야겠어요.”“하지만 지욱아, 가서 떠보는 건 괜찮아. 백진수가 우리를 속였다면 곧바로 딸에게 얘기했을 수도 있으니까. 백지연은 지금 이태호랑 같이 쇼핑하고 있어. 하지만 그냥 단순히 쇼핑하는 것뿐일 수도 있잖아? 어쩌면 우리가
연지욱은 웃음을 흘렸다.“하하, 두 분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 남운시에 온 건 며칠 뒤 제 친구 결혼식 때문이에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며칠 일찍 온 거예요.”거기까지 말한 뒤 연지욱은 백지연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백지연 씨, 제가 당돌했습니다. 예전에는 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인 줄 몰랐어요. 지연 씨가 귀엽고 다정해서 지연 씨와 결혼하여 백년해로할 생각이었는데, 지연 씨가 군주님과 곧 결혼할 사이라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바로 그때, 연지욱의 등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맞습니다. 그날 부임식에서 백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처럼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더욱 중요한 건 그날 두 분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다 보니 다들 연인이 아닌 줄 알았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으며 설명했다.“그날은 부임식이었는데 그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 끌어안고 있겠어? 체통 없이 말이야!”“그리고 우리가 연인이든 아니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지?”백지연은 연지욱을 흘겨봤다.“연지욱 씨, 전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 없어요. 제가 태호 오빠와 연인이 아니었다고 해도 전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연지욱의 입가가 심하게 경련했다. 그는 결국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백지연 씨. 그렇게 단정 짓는 건 너무 이른 것 같군요. 백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지금 지연 씨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백지연 씨가 만약 군주님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절 좋아했을 수도 있죠. 그리고 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절 아직 몰라서예요. 저라는 사람을 알아가면 절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하하, 제가 당신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당신은 세력을 등에 업고 약자들을 괴롭히며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죠. 태호 오빠가 아니었다면 아마 당신은 수민 언니를 빼앗으려 했겠죠?”백지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연지욱이 점점 더 싫어졌다.이태호 역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지욱, 착한
연지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너희 둘 말이 맞아. 이태호가 바보가 아니라면 저렇게 예쁜 미녀가 곁에 있는데 가만히 두겠어? 인제 보니 진짜 연인인 것 같네. 대장로와 나장로에게 미리 손을 쓰라고 일러야겠어.”말을 마친 뒤 연지욱은 이내 다시 씩씩거리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차 안으로 돌아왔다.“백지연이 정말 이태호의 여자친구였어?”연세준은 연지욱이 흐려진 안색으로 돌아오니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연지욱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 대장로와 나장로가 빨리 손을 쓰게 하세요. 시간을 끌면 백지연이 정말 이태호와 결혼할지도 몰라요. 전 결혼했던 여자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그래, 알겠어!”연세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뒤에 있던 차로 걸어가서 그 일을 대장로와 나장로에게 알렸고 그들에게 적당한 기회를 노리라고 했다. 그는 최대한 밤에, 이태호가 혼자 외출했을 때 이태호를 죽이라고 했다.이태호와 신수민, 백지연은 잠깐 쇼핑한 뒤 점심을 먹으러 갔고 다음 날 이태호는 홀로 떠났다.“가주님, 좋은 기회예요. 이태호 이 녀석이 혼자 외출했어요!”대장로와 나장로는 줄곧 몰래 이태호의 뒤를 밟고 있었다. 이태호가 외출하자 그들은 곧바로 연세준에게 연락했다.“그래요? 하하, 잘됐네요. 두 분이 알아서 적당한 기회를 틈타세요.”연세준은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장로와 나장로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어떻게 됐어요?”연세준은 조금 긴장한 상태로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물었다.“가주님, 이 녀석 방주시로 향했어요. 뒤를 밟다 보니 공항으로 향하더라고요.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이태호가 방주시로 가는 티켓을 샀어요. 비행기는 이미 떴어요.”전화 건너편에서 연씨 가문의 대장로가 곧바로 보고했다.“좋은 기회네요. 정말 너무 좋은 기회예요.”이태호가 홀로 방주시로 향했다는 걸 안 연세준은 더욱더 흥분됐다.“그러면 두 분도 지금 당장 방주시로 향하세요. 지금 이태호는 혼자니까 사람이 없는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세요. 아무
대장로는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이때 이태호는 이미 비행기에 탄 상태였다.그리고 이태호의 곁에는 섹시한 차림의 미녀가 앉아 있었다.이태호는 여자의 곁에 앉은 뒤 할 일이 없어 눈을 감고 잠시 쉬었다. 그런데 그가 눈을 감자마자 흰색 정장을 입은 부잣집 도련님이 이태호의 앞에 섰다.“어이, 이 자리는 내게 양보해!”그 남자는 이태호가 눈을 감고 있자 발로 이태호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내가 2000만 원 줄게, 어때?”이태호는 눈을 뜬 뒤 그를 힐끗 보았다. 그 남자는 말라 보였고 키는 크지 않았으며 고개를 살짝 쳐들고 있어 조금 거만해 보였다.그런데 이태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미녀가 이태호에게 말했다.“양보하지 말아요. 내가 4000만 원 줄게요!”부잣집 도련님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하 사장, 우리가 비행기에서 마주친 건 인연이에요. 난 단지 하 사장 곁에 잠깐 앉고 싶을 뿐인데 그것도 안 돼요?”그 부잣집 도련님과 이태호 곁에 앉은 하 사장이란 사람은 아는 사이인 듯했다. 어쩌면 남자가 하 사장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걸지도 몰랐다.하여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랑 앉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여정훈 씨,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죠.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알겠어요?”하여울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탓에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를 듣고 그들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여정훈은 체면을 구겼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얼굴이 화끈거렸다.“자식, 내게 자리 양보해. 내가 6000만 원 줄게. 어때?”여정훈은 이를 악물고 더욱 높은 가격을 불렀다.“양보하지 마세요. 제가 8000만 원 드릴게요!”하여울은 여정훈이 곁에 앉기를 바라지 않는 건지 더욱 높은 가격을 불렀다.이태호는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자리 하나일 뿐인데 두 사람은 서로 값을 부르기 시작했다.“2억 줄게!”여정훈은 화가 난 건지 2억을 불렀다.하여울은 기가 막혀서 여정훈에게 말했다.“여정훈 씨
여정훈의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 그는 하여울이 자신과 더는 자리를 다투지 않는데 이태호가 거절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 자식, 무려 2억이야. 잘 생각해 둬!”여정훈은 안색이 어두워져서 이태호에게 말했다.“그리고 난 겨우 자리 하나를 바꾸기 위해 2억을 줄 수 있어.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겠지?”여정훈은 내키지 않는지 이태호를 협박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미녀 하여울이 그곳에 있었고 여정훈은 자신의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부하들을 불러 이태호를 혼내줄 수 없었다.이태호를 바라보는 하여울의 눈빛에 경악이 더해졌다. 이태호가 2억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난 그게 뭘 뜻하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건 내 자리고 난 여기에 앉을 생각이야. 난 누구에게서도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알겠어?”“간이 크네. 두고 보자고!”여정훈은 주먹을 말아쥐고 이태호를 죽어라 노려보다가 돌아서서 비행기 뒤쪽,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하하, 여정훈이 누군지 알아요?”옆에 있던 하여울은 처음으로 옆에 있던 젊은이에게 호기심이 생겨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누군지가 중요한가요? 조금 전에 나한테 다가와서 정중하게 얘기했었더라면 동의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렇게 거만하게 굴면서 건방을 떨고, 또 나한테 발길질까지 했는데 내가 왜 자리를 양보해야 하죠?”“하하!”하여울은 이태호의 말에 웃음이 터져서 그에게 말했다.“저 사람이 말썽을 일으킬까 두렵지 않아요? 여정훈은 방주시 삼류 가문의 도련님이에요. 방주시 같은 곳에서 세가의 도련님이라고 불리는데, 가문의 실력이 어떨지 예상이 가지 않나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감히 날 때린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반격할 거니까요.”“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본인 실력에 자신이 있나 보네요?”하여울은 다시 웃었다.“물론이죠.”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뒤에 앉아있던 여정훈은 일어나서 앞을 바라봤다. 안 봤다면 몰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