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러면 오빠가 억울하잖아요.”백지연은 내심 기뻤다. 그녀는 연씨 집안 사람들이 지금 당장 그들을 찾아와 두 사람의 관계를 묻길 바랐다.비록 이태호가 연기라고는 했지만, 연기라고 해도 기대가 됐다.“하하, 내가 뭐 억울할 게 있어? 넌 여자니까 네가 내 여자친구인 척하는 게 정말 억울한 거지!”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별 뜻 없이 대꾸했다.“아뇨, 아뇨. 매일 연기해도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백지연은 황급히 대답했다. 하지만 너무 숙녀답지 못한 것 같아 그녀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붉혔다.“오빠의 여자친구인 척할 수 있다니, 제 영광인걸요!”이태호는 당황했다. 백지연은 정말로 얼굴이 두꺼웠고 이제 그는 탄복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게다가 이런 미녀가 매일 그의 앞에서 알랑거리고 있으니 이태호도 가끔은 저도 모르게 헛된 망상을 할 때가 있다.가장 중요한 건 신수민이 같이 수련하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먼저 백지연을 붙잡아 둔 것이라 그녀를 쫓아낼 수도 없다는 점이었다.“하하, 백 성주님께서 그러셨어. 혼담이 오가는 사이라고. 불타는 연애 중인 연인인 거지. 연기를 하면 다정하게 굴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의심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신수민은 멋쩍어하는 이태호의 모습을 보고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수민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난 그저 만일을 얘기한 거야. 어쩌면 그냥 홧김에 한 얘기일지도 모르잖아? 난 군주고 그들은 분명 날 두려워할 테니 여기까지 찾아와서 묻지는 않을 거야! 내가 조금 전에 그렇게 얘기한 건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그런 거야. 알겠지?”“이태호 씨!”바로 그때, 범용과 전창민, 류서영, 연희 네 사람이 함께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왔어?”이태호는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신씨 집안 사람들에게 너희가 드래곤 신전의 파벌이라는 걸 얘기 했으니까 앞으로 숨기지 않아도 돼.”“하하, 좋네요!”범용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
“저희는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며칠 동안 이 경지를 안정시킬 거예요. 안정되면 그때 다시 이 단약을 써서 돌파할게요. 아직 1품 무왕 초급인 제가 이 단약을 쓰면 어떤 경지에 다다를지 궁금하네요!”범용은 잠깐 생각한 뒤 웃으며 말했다.류서영이 말했다.“여러분들은 1급 무왕이니까 이런 단약은 여러분들의 내공에 효과가 최고일 거예요. 어쩌면 범 당주와 전 당주가 3급 무왕이 될 수도 있겠어요. 연희 씨는 이미 2급 무왕이지만 4급 무왕이 되려면 좀 힘들 거예요. 하지만 3급 무왕 절정은 분명 문제없을 거예요.”류서영은 거기까지 말한 뒤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물론 이건 제 추측일 뿐이에요. 여러분들의 내공이 얼마나 성장할지는 저도 몰라요.”“그만 얘기하고 얼른 받아. 손에 힘 빠져!”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단약 4알은 여전히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하하, 신전 주인님, 감사합니다!”전창민은 히죽거리면서 한 알을 가져갔다.“그래요. 신전 주인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주인님을 따르면 강해지지 않으려야 강해지지 않을 수 없겠어요!”범용도 웃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빨리 1급 무왕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은 2품 저급 단약처럼 귀중한 단약도 누릴 수 있었다.두 미녀 역시 무척이나 감격하면서 각자 한 알씩 챙기며 감사 인사를 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었다.“모두 같은 편인데 괜찮아. 나한테 고마워하고 싶다면 하루빨리 9급 무왕이 되도록 해. 그러면 나도 안심할 수 있으니까.”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한숨을 쉬었다.“남은 여덟 개 파벌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하루빨리 소식이 있으면 좋을 텐데.”바로 그때 류서영의 휴대폰이 울렸다.“죄송해요, 가서 전화 좀 받을게요!”류서영은 멋쩍게 웃으며 다른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돌아올 때 류서영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이태호에게 말했다.“신전 주인님, 하하. 정말 타이밍 좋네요. 좋은 소식을 알려드릴게요. 저희가 호의당의 소재지를 알아냈어요.”“그래?
“그래요, 그러면 저희는 가지 않을게요!”류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휴대폰을 확인한 그녀는 곧 눈살을 찌푸리고 이태호에게 말했다.“신전 주인님, 저희 형제가 그러는데 그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호의당은 현재 상황이 복잡하다고 해요. 거기에 가면 일단 상황부터 알아보세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형제한테 고맙네. 그 사람이 돌아오면 상 주는 걸 잊지 마. 파벌을 찾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라면 상을 줘야지.”류서영은 웃으며 말했다.“신전 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당연하죠.”“그래. 다른 일은 없으니까 다들 돌아가서 수련이나 해.”이태호는 돌아가라고 손짓했다.네 사람은 단약을 얻은 뒤 곧 기쁘게 돌아갔다.이태호는 시간이 이른 걸 보고 단약을 더 만들어 이소아 등 사람들에게 줄 생각이었다.이소아 등 사람들은 경지가 아주 안정되었고 김다홍과 이호호, 김이슬 등 사람들은 이미 3급 무왕 절정이었기 때문에 2품 저급 단약 하나만 있으면 그들이 4급 무왕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비록 호의당의 소재지를 알게 되었지만 이태호는 우선 단약을 만들어 이호호와 서소운 등 미녀들에게 줘서 내공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생각이었다.여기는 태성시 같은 작은 곳이 아니었다. 서소운 등 사람들은 비록 내공이 낮은 편이 아니지만 조금 더 실력이 향상한다면 더 좋았다.위층으로 올라간 뒤 이태호는 오후 내내 단약을 만들었다. 그가 단약을 만들면서 2품 저급 단약의 성공률도 조금씩 향상되었다.저녁을 다 먹은 뒤 그는 쉬지 않고 계속해 단약을 만들었다.다음 날 아침이 되니 그에게 단약 15개가 생겼다.“총 6명이니까 한 사람당 두 알씩 챙겨주면 되겠네. 어쨌든 내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말이야. 그러고 나면 세 알 정도 남겠지.”이태호는 손안에 든 단약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단약을 다 나눠준 뒤 이태호는 그제야 아래층을 향해 이호호 등 여섯 미녀 경호원을 불렀다.“주인님, 무슨 일로 저희를 부르셨어요?”장민영은 이태호가 여섯
이태호는 웃으면서 여섯 개의 병을 꺼냈다.“걱정하지 마. 처음으로 상을 주는 거니까 당연히 돈 같은 속된 건 아니야!”“한 사람당 한 병이야.”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난 내일 여기를 떠나 방주시로 향할 거야. 집안의 안전 문제는 너희들에게 맡길게.”“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할게요.”이소아는 웃으면서 병을 열었고 궁금한 듯 안을 바라봤다.“세상에! 2품 저급 단약이에요? 주인님, 제가 잘못 본 건 아니죠? 2품 저급 단약이 두 알이라니, 이건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거잖아요.”이소아는 흥분한 듯 침을 삼켰다.멋쩍어서 바로 병을 열어 보지 못했던 장민영 등 사람들도 곧바로 들고 있던 병을 열어 보았다. 병 안에 2품 저급 단약 두 알이 있는 걸 확인한 그들은 순간 얼굴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주인님, 정말 대단한 거 아니에요? 2품 저급 연단사가 되셨네요. 주인님이 연단사가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단약을 꺼내지 못했겠죠.”서소운은 뭔가를 떠올리고는 곧바로 놀란 듯 입을 틀어막았다.“그러네요. 너, 너무 재능 있는 거 아니에요? 2품 연단사라니. 어떤 이들은 1년을 쏟아도 안 된다던데 주인님은...”이소아 등 사람들 역시 이태호의 재능에 깜짝 놀랐다.“하하, 그래? 난 다른 연단사는 만난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그게 그렇게 어려워?”이태호가 너털웃음을 치며 덤덤히 말하자 눈앞의 여섯 미녀는 잠깐 눈앞이 아찔했다.“됐어. 물건도 줬으니 난 오늘 하루 쉴 거야. 내일 티켓도 사뒀어. 내일 출발할 거야.”이태호는 웃으면서 떠났다. 여섯 미녀는 그 자리에 남아서 존경심 가득한 표정으로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뭐라고? 방주시에 가겠다고?”신수민과 백지연은 이태호가 내일 방주시로 떠난다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그래. 호의당이 방주시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가봐야 해.”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호의당 당주는 내공이 어느 정도일까 모르겠어. 부디 무왕이길 바라야지. 기사는
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게 말해주니까 충분해요.”신수민은 웃으며 말했다.“태호야, 나랑 지연이 같이 쇼핑할 생각인데 오늘 할 일 없으면 우리랑 같이 쇼핑가자. 어차피 내일 떠날 거잖아. 어때?”이태호는 곧바로 대답했다.“그래. 안 그래도 오늘 때마침 할 일이 없었어. 해야 할 일도 다 했고. 그러면 오후에 같이 쇼핑하러 가자. 나도 좀 쉬어야겠어.”“잘 됐어요!”백지연은 이태호가 함께 쇼핑하러 가겠다고 하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폴짝폴짝 뛰면서 손뼉까지 쳤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적합하지 않다고 느낀 건지 순간 쑥스러워하면서 고개를 숙였다.신수민은 백지연의 모습을 보고 이태호를 흘겨봤다.“지연이가 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이제 알겠지? 네가 같이 쇼핑하러 간다니까 얼마나 기뻐해.”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 누군가 마음속 깊은 곳을 살짝 건드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백지연은 얼굴도 무척 예뻤고, 신수민은 이태호를 향한 백지연의 사랑을 확실히 보았다.백지연의 끈기와 집착, 그리고 사랑할 때는 사랑하고 미워할 때는 미워하는 성격이 신수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신수민은 백지연을 받아줬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의 편을 들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이태호는 감개무량했다. 동시에 두 여자의 진실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니, 얼마나 운이 좋은가!“알겠어. 가자. 뭘 넋 놓고 있어? 너희 사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오늘은 내가 다 살게!”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밖으로 향했다.“지연아, 가자!”신수민은 백지연을 잡아당겼다. 두 사람은 마치 자매가 된 것처럼 화기애애하게 이태호를 뒤따랐다.“오빠가 약속한 거예요. 우리 조금 뒤에 많이 먹을 거예요.”백지연은 그를 따라잡으며 웃었다.그렇게 세 사람은 외출했다.그곳은 원래 남운시의 중심부에 있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쇼핑하러 갈 때 차를 끌고 나가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근처에서 돌아볼 생각이었다.잠깐 걸은 뒤 신수민이 몰래 백지연과 귓속말을 주고받았다.“그, 그
신수민은 웃으면서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뒤에 이태호가 머쓱해할지 안 할지 보는 거야.”“알겠어요. 언니 말대로 할게요.”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각각 이태호의 왼팔과 오른팔에 팔짱을 꼈다.“아, 지연아, 이, 이건 좀 그렇지 않아?”신수민이 팔짱을 꼈을 때는 괜찮았지만 두 미녀 모두 팔짱을 끼니 이태호는 순식간에 무척 뻘쭘해졌다. 특히 주변에서 부러운 듯 시선을 보내오니 더 무안했다.사실 이런 일은 내공이 높고 4대 군신의 스승인 그도 처음 겪는 것이었다.백지연이 입을 열기 전에 옆에 있던 신수민이 말했다.“당신 말이야, 미녀 둘이 팔짱을 끼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데 뭘 부끄러워하는 거야? 하하, 인제 보니 4대 군신의 스승인 당신도 간이 별로 크지 않은 것 같네.”신수민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그리고 우리 셋이 쇼핑하는데, 나만 당신 팔짱을 끼고 지연이는 팔짱을 안 낀다면 옆에서 얼마나 무안하겠어? 남 연애하는데 방해꾼이 된 것 같을 거 아냐?”백지연은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이태호의 팔짱을 끼고 쇼핑하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두 여자가 이태호의 아내인 줄 알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백지연은 즐거우면서도 긴장됐다.“난...”이태호는 신수민의 궤변에 순간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신수민이 한 말이 은근히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됐어. 당신 얼굴 좀 봐. 안 놀릴게!”다행히도 신수민과 백지연은 몇 분간 팔짱을 끼고 있다가 얼마 안 가 그를 놓아줬다. 이태호는 그제야 마음이 한결 놓였다.주변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그는 조금 쑥스러웠다. 그는 신민석처럼 바람둥이 기질을 타고난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었다. 신민석은 외출할 때마다 여자들을 두세 명씩 끌어안고 다녔지만 이태호는 그런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아버지, 저희 남운시까지 왔는데 다음에는 뭘 해야 해요?”한편, 길가 차 안에서 연지욱이 연세준에게 물었다.저번
차를 운전하던 남자는 이태호를 보고 놀란 듯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광장을 가리켰다.“정말 그 녀석이네. 아내도 같이 있고. 다른 한 명은 백지연인 것 같은데 저 녀석 미녀 둘이랑 쇼핑하러 온 건가?”연지욱은 그 모습을 보자 안색이 삽시에 흐려졌다.“저 빌어먹을 놈, 내가 좋아하는 여자들은 왜 다 저놈을 좋아하는 거야?”연지욱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연세준에게 말했다.“아버지, 지금 보니까 이태호와 백지연이 정말 연인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왜 여자 둘이 남자 한 명이랑 쇼핑하러 왔겠어요? 백지연은 무안하지도 않나 봐요. 게다가 백진수 등 사람들은 이미 태성시로 돌아갔는데 혼자 남았잖아요.”운전하던 남자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보면 백진수가 저희를 속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시험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들의 관계는 혼담이 오가는 관계인 것 같아요. 저 이태호라는 놈은 정말 운이 좋네요. 두 아내 모두 저렇게 아름답고 출중하잖아요.”연지욱은 주먹을 움켜쥐며 악랄하게 말했다.“아버지, 저 지금 당장 이태호를 죽이고 싶어요. 너무 괘씸해요.”연세준은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손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아. 손을 쓴다고 해도 지금은 안 돼. 만약 네가 지금 이태호를 죽인다면 신수민과 백지연도 모조리 죽여야 해. 그들이 누가 한 짓인 줄 알고 군신님에게 일러바치면 어떡할 거야? 게다가 우리 두 장로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손을 쓴다고 해도 어두운 밤에 가면을 쓰고 해야 해. 이태호를 죽이는 동시에 두 장로의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좋아. 그래야 빈틈없이 할 수 있어.”연지욱은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연세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말했다.“알겠어요. 그러면 며칠 더 살려둬야겠어요.”“하지만 지욱아, 가서 떠보는 건 괜찮아. 백진수가 우리를 속였다면 곧바로 딸에게 얘기했을 수도 있으니까. 백지연은 지금 이태호랑 같이 쇼핑하고 있어. 하지만 그냥 단순히 쇼핑하는 것뿐일 수도 있잖아? 어쩌면 우리가
연지욱은 웃음을 흘렸다.“하하, 두 분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 남운시에 온 건 며칠 뒤 제 친구 결혼식 때문이에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며칠 일찍 온 거예요.”거기까지 말한 뒤 연지욱은 백지연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백지연 씨, 제가 당돌했습니다. 예전에는 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인 줄 몰랐어요. 지연 씨가 귀엽고 다정해서 지연 씨와 결혼하여 백년해로할 생각이었는데, 지연 씨가 군주님과 곧 결혼할 사이라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바로 그때, 연지욱의 등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맞습니다. 그날 부임식에서 백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처럼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더욱 중요한 건 그날 두 분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다 보니 다들 연인이 아닌 줄 알았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으며 설명했다.“그날은 부임식이었는데 그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 끌어안고 있겠어? 체통 없이 말이야!”“그리고 우리가 연인이든 아니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지?”백지연은 연지욱을 흘겨봤다.“연지욱 씨, 전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 없어요. 제가 태호 오빠와 연인이 아니었다고 해도 전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연지욱의 입가가 심하게 경련했다. 그는 결국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백지연 씨. 그렇게 단정 짓는 건 너무 이른 것 같군요. 백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지금 지연 씨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백지연 씨가 만약 군주님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절 좋아했을 수도 있죠. 그리고 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절 아직 몰라서예요. 저라는 사람을 알아가면 절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하하, 제가 당신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당신은 세력을 등에 업고 약자들을 괴롭히며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죠. 태호 오빠가 아니었다면 아마 당신은 수민 언니를 빼앗으려 했겠죠?”백지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연지욱이 점점 더 싫어졌다.이태호 역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지욱, 착한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