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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그, 그러면 오빠가 억울하잖아요.”

백지연은 내심 기뻤다. 그녀는 연씨 집안 사람들이 지금 당장 그들을 찾아와 두 사람의 관계를 묻길 바랐다.

비록 이태호가 연기라고는 했지만, 연기라고 해도 기대가 됐다.

“하하, 내가 뭐 억울할 게 있어? 넌 여자니까 네가 내 여자친구인 척하는 게 정말 억울한 거지!”

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별 뜻 없이 대꾸했다.

“아뇨, 아뇨. 매일 연기해도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백지연은 황급히 대답했다. 하지만 너무 숙녀답지 못한 것 같아 그녀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붉혔다.

“오빠의 여자친구인 척할 수 있다니, 제 영광인걸요!”

이태호는 당황했다. 백지연은 정말로 얼굴이 두꺼웠고 이제 그는 탄복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이런 미녀가 매일 그의 앞에서 알랑거리고 있으니 이태호도 가끔은 저도 모르게 헛된 망상을 할 때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신수민이 같이 수련하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먼저 백지연을 붙잡아 둔 것이라 그녀를 쫓아낼 수도 없다는 점이었다.

“하하, 백 성주님께서 그러셨어. 혼담이 오가는 사이라고. 불타는 연애 중인 연인인 거지. 연기를 하면 다정하게 굴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의심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신수민은 멋쩍어하는 이태호의 모습을 보고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

“수민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난 그저 만일을 얘기한 거야. 어쩌면 그냥 홧김에 한 얘기일지도 모르잖아? 난 군주고 그들은 분명 날 두려워할 테니 여기까지 찾아와서 묻지는 않을 거야! 내가 조금 전에 그렇게 얘기한 건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그런 거야. 알겠지?”

“이태호 씨!”

바로 그때, 범용과 전창민, 류서영, 연희 네 사람이 함께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

“왔어?”

이태호는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신씨 집안 사람들에게 너희가 드래곤 신전의 파벌이라는 걸 얘기 했으니까 앞으로 숨기지 않아도 돼.”

“하하, 좋네요!”

범용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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