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나라고 해도 마장로를 죽이기는 이렇게 쉽지는 않았을 거야.”칠급 무왕의 내공을 가진 대장로는 이 장면을 보고 놀라 멍해졌다. 방금 이태호의 속도와 공격은 팔급 무왕에 가까웠다.“나장로님, 우리가 함께 달려들어야 할 것 같군요.”생각에 잠기던 대장로가 나장로 등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도 이젠 감히 이태호를 얕잡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다가 함께 달려들었다.“쾅쾅쾅!”엄청난 굉음이 들려왔고 네 명의 강자는 10초도 안 돼 모두 땅에 쓰러졌다.“주인님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이호호 등은 깜짝 놀랐다. 군신이 직접 그들을 경호원으로 보낸 것이라 그들도 이태호의 진짜 실력이 궁금했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목격한 그들은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이태호가 무왕의 내공을 뛰어넘어 무황의 내공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군신이라 하더라도 구급 무왕의 내공밖에 안 되는데, 그렇다면 이태호의 내공은 이미 군신을 넘어섰단 말인가?“설, 설마!”맞은편 숲속에 있던 정희주는 망원경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고는 너무 놀라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방금 그 장면을 제대로 가려볼 수 없었지만 그 고수들이 이태호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도살장에 잡힌 개나 돼지처럼 순식간에 이태호의 손에 죽었다.“이, 이태호, 잘, 잘못했어!”서건우는 이태호의 눈길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목소리가 떨리더니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다섯 장로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한칼당은 이로써 끝일 것이다.다섯장로가 힘을 합치면 한칼당의 당주도 두렵지 않은데, 이런 그들이 다 죽었으니 한칼당의 당주가 이 일을 알게 된다고 해도 아마 이태호를 찾아오지는 못할 것이다.그 순간 그는 너무 후회됐다.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를 건드렸는지 알 것 같았다.“하하, 이제야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이태호가 크
맞은편 숲에 서 있던 정희주는 서건우가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마른 침을 삼켰다.“다행이야. 구경하러 따라가지 않았길 잘했어. 안 그랬으면 나도 죽었을 거야.”정희주는 침을 삼키고 나서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안돼. 태성시를 떠나야 해. 지금 당장 떠나야 해. 여기에 더는 머물러 있으면 안 돼. 이태호가 날 찾아낸다면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정희주는 너무 두려워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황급히 산 아래에 있는 도로변으로 달려가 차에 탔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도망치는 중이니 앞으로 그녀가 죽은 거로 생각하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빠른 속도로 운전해 밤새 태성시를 떠났다. 태성시를 나선 그녀는 또 한 시간 정도 운전하고 나서 길가에 차를 세우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이태호에게 저렇게 쉽게 죽임을 당했다니, 이 이태호라는 자식은 도대체 누구지? 왜 이렇게 강한 거지? 겨우 5년이 흘렀을 뿐인데, 5년간 옥살이를 하고 돌아오니 사람이 바뀌었다고? 어떻게 이렇게 대단하게 변할 수 있지?”그토록 하찮게 생각했던 가난뱅이가 이렇게 많이 변했을 줄 정희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환골탈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마음을 가라앉히고 난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다시 웃어대기 시작했다.“뭐가 두려운 거지? 나에겐 돈이 있잖아. 서건우가 나에게 600억을 줬는데 뭐가 두렵지? 아무 곳에서나 조용히 지내면 되는 거지. 다른 곳에 가면 아무도 날 모를 거잖아. 하하, 이태호. 너 참 독하구나!”말을 마친 정희주는 계속 운전해 아득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이태호는 땅에 널브러진 시체를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대장로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태호가 다가가 휴대폰을 들고 보니 발신 번호에 당주라는 이름이 떴다. 그는 차갑게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대장로, 어떻게 됐어? 오늘 밤 움직인다고 하지 않았어?”전화기 너머로 기대에 가득 찬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상대방이 뭐래요?”이호호가 한 걸음 다가가 이태호를 바라보며 관심 조로 물었다. 이태호는 시큰둥하게 휴대폰을 땅에 버리고 나서 그들에게 말했다.“놀라서 감히 말을 못 하는군. 앞으로 감히 여기에 오지 못할 거야.”말을 하던 이태호가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드디어 편하게 지낼 수 있겠군. 서씨 가문의 사람들이 앞으로 너희들을 찾아가서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 이젠 맘 편히 살 수 있겠어.”“그 사람들이 죽음을 자초한 거예요. 감히 우리 주인님을 건드리다니, 살기 싫은 게 분명해요.”이소아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땅에 쓰러진 사람들이 손에 반지를 끼고 있는 걸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이태호에게 말했다.“주인님, 이 사람들에게 수련에 필요한 자원이 많지 않을까요?”이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번거롭겠지만 이 시체를 처리해줘. 몸에 있는 물건은 알아서 나눠 가지고. 난 지금 부족한 자원이 없어. 그리고 이들 몸에 지닌 물건은 너희들에게 더 맞을 거야.”“고맙습니다, 주인님.”그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얼굴에 희색을 띠었다.“아빠, 대단해요.”집안에 들어선 이태호는 은재가 신수민과 함께 문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이태호는 신수민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은재에게 이런 걸 보게 하는 거야? 애가 놀라면 어떻게 해?”신수민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얘가 조금도 안 놀라. 나쁜 사람을 때린다고 꼭 봐야겠다고 떠들어대기도 하고, 네 걱정도 되기도 해서 봤어.”...이태호는 할 말을 잃었다. 은재가 천성적으로 이런 걸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저녁이 되자 이태호는 혼자 침대에 누워 연단보전을 계속 읽었다. 그는 연단에 관한 절차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머릿속으로 연습하려 했다.다음 날 아침,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이태호 씨죠?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겠다고 하셨죠? 언제 시간 날 때 보러 오세요. 어제 새로운 모델이 여러 개 들어왔는데 모두 몇십억짜리예요.”전화기 너머로 여
이태호가 다가가 보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괜찮네요. 전부 20억 정도 되는 물건들이네요.”말을 마친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들다가 앞에 있는 홍보 화보에 아주 예쁜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홍보도 아주 독특해서 세상에 둘도 없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어? 이게 좋은 것 같은데, 참 예쁘군.”단지 한 번 봤을 뿐인데 이태호는 그 매력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 다이아몬드 반지 옆에 아주 예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있었는데, 그 목걸이는 적어도 백 개의 작은 다이아몬드가 늘어져 있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아, 아름다워요,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예요. 이걸 우리 아내에게 걸어주면 아주 예쁠 거예요.”이태호는 웃다가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이 목걸이와 다이아몬드는 얼마죠?”그 여성 매니저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이태호 씨, 그건 파는 게 아니에요. 너무 비싸요. 이건 우리 애장품인데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건 세트인데 유일무이한 거예요. 가끔 전국 전시 때 사용하기도 하죠.”그 말을 들은 이태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너무 비싸면 얼마예요? 제가 살 생각이거든요.”여성 매니저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솔직히 이 세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저도 몰라요. 본사 대표님이 가격을 정하는데 아마 200억이 넘을 거예요.”“얼마든 상관이 없어요. 제가 살게요.”이태호는 확고한 태도로 말했다. 이 다이아몬드 반지와 목걸이가 이렇게 대단하다니 이태호는 더 갖고 싶었다.“알았어요. 제가 점장님에게 얘기해서 본사 쪽에 연락하도록 할게요.”여성 매니저는 이태호가 이토록 결연한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걸어가며 전화했다. 이윽고 흰 양복을 입은 다른 미인이 걸어와 이태호를 힐끗 보며 말했다.“이태호 씨, 전 여기 점장이에요. 방금 본사에 전화했는데 이태호 씨가 사시겠다면 최소 400억은 주셔야 한다고 했어요. 이건 우리 기업문화의 상징이고 복제할 수 없는 물
이태호는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여점장이 이렇게 적극적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보아하니 이런 곳에 있는 미인들은 부자들을 낚기 위해 열성인 것 같았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그가 오늘 밤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해도 상대방은 거절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요.”말을 마친 이태호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태호가 거짓말한 건 아니었다. 그는 정말 일이 있었다. 밖으로 나간 이태호는 호텔을 예약하러 갔다.하지만 회이호텔에 도착한 그는 9일 후 사용하려던 그 옥상을 누군가 이미 예약했다는 말을 들었다.“누가 예약했는데요?”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앞에 있는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 앞에 있는 그 뚱뚱한 매니저는 이태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이태호를 힐끗 보더니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예약했어요.”“그래요?”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난 상대방의 미움을 살 생각이 없어요. 다만 상대방이 장소를 저에게 양보해주길 바랄 뿐이죠.”“이보세요, 지금 장난하세요? 상대방이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당신에게 양보하겠어요?”뚱뚱한 매니저가 힐죽 웃더니 말을 이었다.“당신들처럼 돈 많은 사람은 돈이 좀 있다고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아나 보죠?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돈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을 만났네요.”“누구인지나 말해줘요. 내가 직접 부탁해볼게요.”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이미 말을 뱉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신씨 가문은 지금 그가 가장 호화로운 호텔에서 결혼식을 할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장소를 바꿀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결혼식 날 사람이 많이 올 텐데 이 넓고 비싼 옥상이야말로 그와 신수민의 결혼식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당신이 뭔데 내가 그걸 알려줘야 하죠?”매니저는 이태호를 보며 그가 일반 부잣집 도련님인 줄 알고 계속 지껄였다.“나한테 뭔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제가 왜 알려드려야 하는 거죠?”
“너, 넌 누구야? 죽고 싶어?”뚱뚱한 매니저가 놀라 연신 뒷걸음질 쳤다. 그때 밖에서 중년 여성 한 명이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왔다.“김동수 씨, 왜 그래요?”중년 여인은 땅에 널브러진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졌다. 평소 아무도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우지 못했기 때문이다.“이 자식이 소란을 피워요!”김동수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중년 여인은 이태호를 힐끗 보더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이봐, 여기가 누구 구역인지나 알아?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우다니...”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젊은 여자 한 명이 걸어 들어왔는데 그녀의 뒤로 경호원들이 따르고 있었다. 중년 남자의 눈빛이 갑자기 반짝이더니 그녀를 향해 말했다.“아가씨, 누군가 여기서 난동을 부려요. 우리 경호원들도 때렸어요.”“누구예요? 죽고 싶대요?”백지연은 누군가 백씨 가문의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것을 듣고 씩씩거리며 걸어왔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이태호가 돌아서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지연아!”“태, 태호 오빠!”백지연은 이태호를 발견하고 순간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몰라, 왜 오빠예요? 우리 너무 인연이 있는 거 아니에요?”사람들은 멍해졌고 매니저와 총지배인은 더 어리둥절해졌다.‘무슨 상황이지? 아가씨가 저렇게 사춘기 소녀처럼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니?’“아가씨, 아는 사람이에요?”중년 여자는 여기 총지배인이었는데 황급히 다가가 물었다. 그리고 뚱뚱한 매니저는 깜짝 놀랐다. 상대방이 백지연의 친구라면 오늘 그는 곤란하게 된다. 어쨌거나 그는 매니저의 권력을 이용해 뒷돈을 많이 챙겼었기 때문이다.백지연은 이태호에게 다가가 놀란 그의 눈빛을 무시한 채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알기만 하겠어요? 이 사람은 내 남자친구예요.”이태호는 기겁하며 황급히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는 백지연을 흘겨보며 말했다.“계집애가 못하는 말이 없어. 내가 왜 네 남자친구야?”“남자친구!”여자 총지배인도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전에 백지연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뚱뚱한 매니저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물었다.“아가씨, 농, 농담하시는 거죠? 이 자식은 오늘 옥상을 예약하러 왔어요. 결혼식을 할 거라고 했으니 곧 결혼할 사람인데 아가씨 남자친구일 리가 없잖아요?”“그래, 뚱보 매니저가 생각이 깊군. 난 곧 결혼할 사람이고 아내도 있는데 어떻게 이 사람 남자친구일 수가 있겠어?”이태호가 웃으면서 맞장구쳤다. 하지만 백지연은 눈알을 굴리더니 말했다.“아내는 아내고 난 여자친구니 상관이 없잖아요. 그렇죠? 우린 아직 연애 중이니 나중에 나도 이 사람 아내가 될 거예요.”이태호의 입꼬리가 살짝 움직였다. 여기가 태성시에서 가장 좋은 호텔만 아니었더라면 그는 그대로 돌아가고 싶었다.“매니저가 얘기해봐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매니저가 왜 내 남자친구를 괴롭히고 있어요? 경호원을 불러 때리기까지 한 거예요?”백지연이 뚱뚱한 매니저를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전... 아가씨,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저 사람이 옥상의 가장 좋은 장소를 예약하겠다고 해서 이미 누군가 예약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절 때리더라고요.”뚱뚱한 매니저가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설명했다.“그럴 리가 없어요!”백지연이 단호하게 말했다.“태호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제가 몰라요? 그렇게 억지를 부릴 사람이 아니에요.”이태호가 웃고 나서 말했다.“이 뚱보가 헛소리도 잘하네. 누가 예약했는지 물어서 그 사람을 찾아가 돈을 좀 주고 장소를 바꾸거나 날짜를 바꾸라고 설득하려 했어. 그런데 이 뚱보가 혜택을 달라고 암시하더군.”“그런 거군요.”그 말을 들은 백지연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이 뚱보가 간이 부었어? 그냥 물어본 걸 가지고 돈을 요구해? 꺼져, 넌 해고야!”“아가씨, 안돼요. 잘, 잘못했어요.”뚱뚱한 매니저가 그녀의 말을 듣고 놀라 황급히 용서를 구했다.“꺼져!”하지만 그렇다고 기회를 줄 백지연이 아니었다. 그녀는 아예 경호원을 불러 매니저를 끌어냈다. 매니저가 떠난 걸 본 백지연은 그제야 웃으며 총지배인에게 말했다.“총지배인님
백지연이 차에 오른 것을 본 이태호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물었다.“지연아, 넌 페라리를 갖고 오지 않았어?”백지연이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경호원에게 뒤따르라고 했어요. 난 오빠 차가 좋아요.”말을 마친 그녀가 이태호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때요? 방금 내가 오빠 여자친구인 척해서 오빠 체면이 확 살았죠? 좀 있다 고맙다는 인사로 밥 한 끼 사야 하는 거 아니에요?”이태호는 어이가 없었다.“지연아, 내가 너한테 여자친구인 척해달란 말을 하지 않았어. 네가 자발적으로 그런 거야.”백지연은 여전히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말했다.“농담해요? 우리 사이에 오빠가 시켜야 나서겠어요? 오빠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나서야죠.”말을 하던 백지연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모기만 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몸을 희생하라고 해도 할 수 있어요.”이태호는 그녀의 말에 대꾸하기 귀찮아 빠른 속도로 운전해서 하씨 가문 문 앞에 도착했다. 하씨 가문은 일어선 지 얼마 안 된 이류 가문에 불과했는데 사실 기반이 그다지 탄탄하지는 않았다.하씨 가문 가주의 아들인 하천우의 결혼식 장소를 회의호텔 옥상으로 결정한 이유는 그가 여배우를 아내로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 여배우가 이런 요구를 했기에 하씨 가문은 거절하기 민망해서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사실 여기서 결혼식을 하게 되면 장소 비용만 20억이 들 거라는 걸, 이것 외 음식이나 음료수, 술 등 비용이 들 것이기에 하씨 가문의 실력으로 이건 무리라는 걸 다 알고 있었다.“백지연 아가씨!”문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은 백지연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백지연이 남자와 함께 온 것을 본 그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백지연처럼 신분과 지위가 고귀한 사람은 하씨 가문과 별다른 교집합이 없고 이렇게 찾아올 일도 없을 것이다.“이분은 태호 오빠예요.”경호원들은 이태호를 알아보지 못했다. 백지연은 고개를 살짝 쳐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물론, 내 남자친구이기도 하죠.”“스읍!”경호원들은 백지연이 남자친구라고 소개하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