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은 곧 집에 들어섰고 나장로가 서건우의 다리를 보더니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서건우 씨, 고생 많았어요.”서건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수고는요, 전 비록 한칼당을 떠났지만 평생 한칼당의 사람이에요. 그러니 한칼당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 건 당연한 거예요.”그는 태성시를 떠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를 떠난다면 한칼당의 사람들은 그를 탈영병으로 취급하고 사람을 보내 죽일 것이다.그래서 유일한 기회가 바로 숨어서 한칼당의 사람이 찾아와 그들을 위해 보복하는 걸기다리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는 지금 자신의 선택이 매우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호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그는 꿈에서까지 이태호를 죽이고 싶었다.“여러분 수고했어요. 오늘은 일단 쉬고 계시다가 내일 움직이도록 해요.”서건우가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희주가 황급히 귀띔했다.“자기, 장로님들을 이런 곳에 머물게 할 거야? 장로님들이 오셨으니 우리도 이태호를 두려워할 필요 없어. 장로님들을 우리가 살던 별장으로 모셔야지.”정희주는 이사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녀는 여기에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 없었다.“맞아, 우리 별장으로 모시고 나가서 맛있는 것도 대접해야지.”서건우도 곧 맞장구치고는 장로님들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이태호는 심심해서 혼자 마당에 앉아 연단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 연단에 관한 지식이 매우 자세히 적혀 있었지만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히 도전할 수 없었다.“형부!”아리따운 여자가 밖에서 걸어들어왔다. 신수연이라는 것을 발견한 그는 황급히 책을 거두고 그녀에게 말했다.“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날 찾아온 거예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내가 부탁한 일은 다 했어요?”“하하.”신수연이 크게 웃더니 이태호가 훔치라고 부탁한 옥패를 꺼내 이태호에게 넘겨주며 말했다.“어젯밤 엄마가 샤워할 때 몰래 방에 들어가 바꿔온 거예요.”“바꿨다고?”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신수연을 바라보았다. 신수연은
몇백만 원을 더 송금한 걸 본 신수연은 기뻐하며 그제야 백진운이 이태호에게 선물한 옥패를 이태호에게 넘겨주었다.“참, 형부, 엄마가 요즘 불평하던데요.”신수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태호의 맞은편에 앉아 이태호에게 말했다.“무슨 불평하는데요?”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묻자 신수연은 그제야 대답했다.“추석이 지나면 날짜를 골라 결혼하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언니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그런 결혼식을 선물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엄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추석이 지난 지 한참 됐는데도 형부가 아무 말이 없잖아요.”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었다.“열흘 후로 해요. 제가 저녁에 언니한테 말해서 내일 드레스 고르러 가고 결혼사진도 찍고 할거예요.”“정말이에요? 그럼 돌아가서 엄마한테 말할게요. 엄마가 알게 되면 매우 좋아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신수연은 순간 기뻐하며 말했다.“당연히 정말이죠. 주소는 태성시에서 가장 큰 고급 호텔에 있는 펜트하우스로 해요.”이태호가 잠깐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펜트하우스면 비쌀 텐데요.”그 말을 들은 신수연은 다시 한번 놀랐다. 하지만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녀가 말을 이었다.“그것도 좋겠어요. 남군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결혼식을 하겠다고 했으니 가장 좋은 호텔이 아니면 큰소리쳤던 게 거짓말이 되잖아요.”신수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말했다.“형부가 가장 좋은 장소를 고르긴 해도 남군을 놀라게 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 남군에게는 도시가 백 개 넘게 있어요.”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나 이태호는 뱉은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에요.”신수연은 돈을 받고 기분 좋게 자리를 떴다. 운전하는 내내 콧노래를 불렀고 많은 걸 사느라 오후에야 집에 돌아갔다.“너 무슨 옷을 이렇게나 많이 샀어?”소지민은 신수연이 한 보따리 가득 안고 돌아오자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신수연은 그녀의 핀잔에 오히려 웃으면서 대답했다.“기분 좋아서요.”“무슨 일인데 이렇게 기분 좋아?”소지민이 어이없다는
소지민의 말을 들은 신영식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술을 마시고 그냥 한 얘기를 진짜 믿은 거야?”잠시 머뭇거리던 신영식이 다시 말을 이었다.“서 전왕은 전왕이야, 매일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성주나 군주 정도는 돼야 초대장을 내밀 자격이 있을 거야. 주장 정도라도 되면 모를까, 그렇게 공사다망한 사람이 태호와 우리 수민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아?”소지민도 신영식의 말에 일리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전왕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뱉은 말을 부인하진 않을 거잖아요.”신영식이 웃으면서 말했다.“시간이 되면 온다고 했지 꼭 참석할 거라고는 안 했잖아. 그때 가서 시간이 안 된다고 하면 그만이야. 그게 어떻게 뱉은 말에 책임지지 않는 거야?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주제를 알아야 하는 거지.”같은 시각, 별장 안에서 하루 동안 푹 휴식하고 난 한칼당 장로들이 몸이 근질거려 서건우를 찾아가 말했다.“서건우 씨, 그만 갑시다. 앞장서서 이태호를 죽이러 가요. 시간을 오래 끌면 그 자식이 무슨 소문이라도 듣고 도망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다시 찾아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 될 거예요.”서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로님들의 말씀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돌아서서 웃으며 정희주를 향해 말했다.“희주야, 넌 여자이니 따라가지 마. 괜히 참혹한 현장을 보게 되면 충격받을 거야. 내가 다섯 장로님들을 모시고 가면 되니 넌 집에서 우리가 좋은 소식을 전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서건우는 정희주가 따라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태호가 그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이태호에게 보복하려는 것이었다. 이태호를 흠씬 두들겨 패고 이태호의 앞에서 그의 여자를 모욕하고 마음속에 맺힌 원한을 풀려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는 이태호의 집에 아주 예쁜 여자 경호원이 여섯 명 있는데 얼굴이나 몸매가 환상적이라고 미리 다섯 장로에게 말했다. 이런 일은 적어도 네 명의 남자 장로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래서 정희주가 따라가면 적어도
“무기? 장미꽃비?”이태호는 마음이 두근거렸고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이 무기는 천지현황 네 개 레벨로 나뉘는데 레벨마다 중급, 고급, 하급으로 나뉜다. 그중 천품 고급의 무기가 가장 대단했지만 아주 드물었고 황품 하급의 무기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기가 현품의 무기에 이르려면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이태호는 이번에 얻은 무기 장미꽃비가 지품 중급 무기일 줄 몰랐다. 이런 레벨은 그의 예상을 초월했고 순간 얼굴에 기쁜 기색이 내비쳤다.천품 무기는 전설에나 존재하는 거라 미친 어르신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그는 말할 나위 없었다. 이런 무기를 얻은 이태호는 아주 기뻤다.많은 정보가 전해졌고 이태호는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정보들을 하나씩 받아들였다. 정보를 전부 받아들이고 난 그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 장미꽃비는 공격기술이었는데 시작할 때 열 개의 장미꽃잎이 펼쳐지다가 나중에는 백 개, 그 후로 천 개까지 펼쳐질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건 뒤로 갈수록 정신력과 영기의 소모가 큰데 이태호의 내공이 아주 높았기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이 무기를 연마할 수조차 없었다.“괜찮은데, 이 무기는 나중에 시간이 될 때 제대로 연습해봐야겠어.”이태호가 웃으며 격동된 목소리로 말했다.“이태호 그 개자식 어디 있어, 어서 나와!”그때 이태호는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꽉 쥐었다.“서건우 저 개자식이 감히 또 찾아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며칠 전에 찾아내지 못했는데 오늘 감히 제 발로 찾아오다니!”말을 마친 이태호가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 거실에는 연초월과 이태식이 은재를 안은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일을 두려워했으나 여러 번 겪으면서 이태호가 대단하다는 걸 느낀 후 이젠 아무렇지도 않았다.“아빠가 또 나쁜 사람을 때려야겠네.”은재는 이태호가 내려오는 걸 보더니 기뻐하며 손뼉을 쳤다. 이태호는 그런 딸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그럼 뒤에 있는 저 사람이 바로 이태호의 아내란 말인가?”대장로가 신수민을 힐끗 보더니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저 여자 참 예쁘게 생겼군. 여자다운 모습이 앞에 있는 저 계집애들보다 더 매력 있는데.”서건우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신수민에게 눈독을 들였는데 이 늙은 영감탱이가 신수민에게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니. 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대장로님, 장로님에겐 저 어린 미인들이 더 어울려요. 아직 젊으니 남자친구를 못 사귀어 봤을지도 모르는데 저 여자들의 처음을 만끽하고 싶지 않으세요? 이태호는 나랑 원한이 있으니 그자의 여인은 내가 손봐주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신수민은 이미 애까지 낳았으니 어린 계집애들이랑 못 비겨요.”“하하, 그래요. 서건우 씨 말대로 해요.”그의 말을 들은 대장로는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그럼 이 여자들의 처음을 만끽하도록 하지.”“죽고 싶어 환장했군!”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는 이호호는 그들의 음흉한 미소를 바라보며 화가 치밀어 대장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충동적으로 굴지 마.”방에서 나오던 이태호가 마침 이 장면을 보고 황급히 소리 질렀지만 안타깝게 이미 한 발 늦었다. 이호호는 이미 상대방과 뒤엉켜 붙은 후였다.“턱!”둔탁한 소리와 함께 이호호가 줄 끊어진 연처럼 거꾸로 날아갔다. 그리고 날아가는 순간 공중에서 피를 한 모금 토했다.“슉!”이호호가 곧 나무에 부딪히려는 순간 이태호가 그림자로 변해 갑자기 날아올라 이호호를 받아 안았다. 그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고 천천히 착지했다.이호호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방이 이렇게 손쉽게 그녀를 날려 보낼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제야 그녀는 이번에 찾아온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 같았다.이태호의 품에 안긴 이호호는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날 이태호가 그녀의 독을 빨아주던 장면이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감사합니다. 주인님.”정신을 차린 이호호는 고개를 숙
적어도 영감탱이가 아무렇게나 만들었던 그 드래곤 신전보다 훨씬 강했다.“이 자식이 우리 내공을 알아보다니!”나장로는 얼굴이 어두워진 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대장로가 손을 쓰긴 했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영기조차 가동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내공을 어떻게 알아본 것이란 말인가?“저 자식에게 무슨 비법이 있는 게 분명해. 하하, 우리 저 자식을 죽이고 몸에 그 비법을 수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 수색해 보자고!”대장로가 씩 웃으며 말했다.“자식, 네가 우리 내공을 알아보면 또 어때서? 네가 우리 상대가 될 수 없다면 당연히 어쩔 수 없겠지. 네가 우리 한칼당의 강자를 그렇게 많이 죽였으니 오늘이 바로 너의 기일이 될 거야.”서건우도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이태호, 난 그래도 네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 우리 한칼당의 오대 장로를 불러낸 걸 보면 말이야. 바장로께서 일이 있어서 못 오셔서 그렇지 오늘 여기에 있는 사람은 여섯 명의 최강자야. 이런 분들이 손을 잡으면 우리 당주님도 상대가 안 돼. 넌 오늘 꼭 죽을 거야.”“그래?”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도리어 덤덤하게 웃었다.“그렇다면 너희 당주도 별거 아니네. 많이 쳐도 팔급 무왕의 내공 정도밖에 안된다는 말이잖아? 하하, 내가 여기 있는 장로들을 다 죽인다면 너의 당주는 외톨이가 되는 거 아니야? 그러면 감히 날 찾아오기나 하겠어?”앞에 있던 다섯 사람은 순간 입꼬리를 씰룩이며 이 자식이 감히 혼자의 힘으로 그들 다섯을 죽인다는 황당한 소리를 지껄인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맞은편 산기슭에 있는 숲속에 숨어 있던 정희주는 망원경으로 이곳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이호호가 대장로에게 맞아서 날아갔고 피까지 토한 걸 본 그녀가 흥분하며 말했다.“하하, 잘했어. 이태호는 이번에 반드시 죽을 거야. 그의 여섯 경호원이 다 강자라고 들었는데 이번엔 아무 소용없겠군. 우리 사람이 더 강할 테니 말이야.”“자식, 그럼 네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어디 한 번 보여줘 봐!”오급 무왕이라는 여
“빌어먹을, 나라고 해도 마장로를 죽이기는 이렇게 쉽지는 않았을 거야.”칠급 무왕의 내공을 가진 대장로는 이 장면을 보고 놀라 멍해졌다. 방금 이태호의 속도와 공격은 팔급 무왕에 가까웠다.“나장로님, 우리가 함께 달려들어야 할 것 같군요.”생각에 잠기던 대장로가 나장로 등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도 이젠 감히 이태호를 얕잡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다가 함께 달려들었다.“쾅쾅쾅!”엄청난 굉음이 들려왔고 네 명의 강자는 10초도 안 돼 모두 땅에 쓰러졌다.“주인님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이호호 등은 깜짝 놀랐다. 군신이 직접 그들을 경호원으로 보낸 것이라 그들도 이태호의 진짜 실력이 궁금했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목격한 그들은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이태호가 무왕의 내공을 뛰어넘어 무황의 내공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군신이라 하더라도 구급 무왕의 내공밖에 안 되는데, 그렇다면 이태호의 내공은 이미 군신을 넘어섰단 말인가?“설, 설마!”맞은편 숲속에 있던 정희주는 망원경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고는 너무 놀라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방금 그 장면을 제대로 가려볼 수 없었지만 그 고수들이 이태호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도살장에 잡힌 개나 돼지처럼 순식간에 이태호의 손에 죽었다.“이, 이태호, 잘, 잘못했어!”서건우는 이태호의 눈길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목소리가 떨리더니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다섯 장로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한칼당은 이로써 끝일 것이다.다섯장로가 힘을 합치면 한칼당의 당주도 두렵지 않은데, 이런 그들이 다 죽었으니 한칼당의 당주가 이 일을 알게 된다고 해도 아마 이태호를 찾아오지는 못할 것이다.그 순간 그는 너무 후회됐다.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를 건드렸는지 알 것 같았다.“하하, 이제야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이태호가 크
맞은편 숲에 서 있던 정희주는 서건우가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마른 침을 삼켰다.“다행이야. 구경하러 따라가지 않았길 잘했어. 안 그랬으면 나도 죽었을 거야.”정희주는 침을 삼키고 나서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안돼. 태성시를 떠나야 해. 지금 당장 떠나야 해. 여기에 더는 머물러 있으면 안 돼. 이태호가 날 찾아낸다면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정희주는 너무 두려워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황급히 산 아래에 있는 도로변으로 달려가 차에 탔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도망치는 중이니 앞으로 그녀가 죽은 거로 생각하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빠른 속도로 운전해 밤새 태성시를 떠났다. 태성시를 나선 그녀는 또 한 시간 정도 운전하고 나서 길가에 차를 세우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이태호에게 저렇게 쉽게 죽임을 당했다니, 이 이태호라는 자식은 도대체 누구지? 왜 이렇게 강한 거지? 겨우 5년이 흘렀을 뿐인데, 5년간 옥살이를 하고 돌아오니 사람이 바뀌었다고? 어떻게 이렇게 대단하게 변할 수 있지?”그토록 하찮게 생각했던 가난뱅이가 이렇게 많이 변했을 줄 정희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환골탈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마음을 가라앉히고 난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다시 웃어대기 시작했다.“뭐가 두려운 거지? 나에겐 돈이 있잖아. 서건우가 나에게 600억을 줬는데 뭐가 두렵지? 아무 곳에서나 조용히 지내면 되는 거지. 다른 곳에 가면 아무도 날 모를 거잖아. 하하, 이태호. 너 참 독하구나!”말을 마친 정희주는 계속 운전해 아득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이태호는 땅에 널브러진 시체를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대장로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태호가 다가가 휴대폰을 들고 보니 발신 번호에 당주라는 이름이 떴다. 그는 차갑게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대장로, 어떻게 됐어? 오늘 밤 움직인다고 하지 않았어?”전화기 너머로 기대에 가득 찬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
“제길! 가문으로 돌아가면 꼭 가주에게 고발할 거야!”“...”이 10여 명의 제자들은 대부분 창망산맥에 간 적이 있었다.그들은 아직도 창망산맥에서 겪은 패배를 잊지 않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두 장로가 이태호를 향해 굴복하니 그들의 분통이 바로 터졌다.조광학마저도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은 팔을 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음침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태호!!”조씨 가문의 장로가 스스로 굴복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한순간에 의아했지만 바로 깨달았다.‘조씨 가문에도 똑똑한 자가 있군. 내 육신의 힘으로만 내 내공을 알아봤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와 조씨 가문은 이미 원수를 졌다. 지금 조씨 가문의 사람을 놓아주면 상대방이 바로 가문의 대능력자를 불러서 자신을 처리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이번에 이태호가 외출할 때 선우정혁과 기타 봉주에게 알리지 않았다.일단 그가 조씨 가문 대능력자의 추격을 받으면 도움을 구할 곳도 없고 바로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이번에 그는 구유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는데 조씨 가문의 사람과 같은 산골짜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방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는 자연히 영화를 공짜로 남에게 내줄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머금었다.“그만 싸운다고? 너희가 싸우면 싸우고 안 싸우면 안 싸우는 건가?”이태호가 기어코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에 조명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대결을 결국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조명곤이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 후 바로 옆에 있는 조해룡과 눈이 마주쳤다.다음 순간, 조명곤이 들고 있는 푸른색 작은 정은 불시에 공간을 가르고 무시무시한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면서 살기등등한 위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조해룡은 빛으로 변해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이 공격을 발동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지금 이 순간에 산골짜기 상공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은 드디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두 장로가 보기 드물게 손을 잡고 대적한 것은 그들이 백수산맥에 들어온 후 처음이었다.오직 강적을 만났을 때만 두 장로가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했다.그리고 두 장로는 모두 2급 성자급 수사라서 만난 강적은 대체로 같은 경지의 수사들이었다.조씨 가문의 천교로서 조광학은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조광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추측은 너무 허황해서 그는 이내 마음속으로 부정하였다.창망산맥에서 나온 지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태호가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8급 존황의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두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경지를 연속 돌파한다는 것은 창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존황급은 그렇다 치고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기연이 있어야 하고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일반 수사들은 모두 수 년, 심지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있어서 돌파하지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고준서, 육성훈 등 천남의 3대 괴물도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는 데 1, 2년의 시간이 걸렸다.존황급과 성자급의 경지 차이는 이태호가 두 달 이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바로 그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는 바로 주변의 제자들을 데리고 수리 밖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와 안전거리를 두었다.....허공에서 조명곤의 곁으로 날아간 조해룡은 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굳어졌다.잠깐 숨을 돌린 조명곤은 두말없이 손바닥만 한 푸른색의 정(鼎)을 꺼냈다.이 작은 정은 영광이 감돌고 있는 상급 영보였다.영보를 꺼낸 후 조명곤은 신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권유하는 말투로 말했다.“젊은이, 방금 오해였네. 우리 그만 싸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