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는 화가 났지만, 이태호의 반지를 본 순간 머리가 띵하고 울렸다."이, 이건 드래곤 링!"연희의 마음속에는 거센 파란이 일었다. 그녀는 드래곤 링을 바로 알아봤다."신전 주인을 뵙습니다!"정신을 차린 연희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태호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신전 주인을 뵙습니다."나머지 사람들도 마지못해 당주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뭐야, 무슨 상황이야?"김준과 친구들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섰다.옆에 있던 양혁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해야 해? 우리도 꿇어야 해?"그는 무슨 상황인지 모르지만, 많이 놀란 상태였다."꿇자, 엄청 대단한 것 같은데!"김준은 어떡하면 좋을지 몰라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다른 친구들도 김준을 따라 무릎을 꿇었다.이태호는 이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 연희가 드래곤 신전에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아니더라면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바로 무릎을 꿇을 리가 없었다.장로들은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당주는 비록 여자이지만 항상 높은 곳에 있는 사람답게 무서웠고 다가가기 어려웠다.장로들도 그녀와 말을 할 때 항상 조심스러웠다.하지만 당주가 이 젊은이 앞에서 무릎을 꿇을 줄이야. 이것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모두 일어나거라!"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연희를 부축했다.연희의 얼굴은 확실히 관능적이고 요염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아찔한 미모의 충격에 이태호는 순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당주님, 신전 주인이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자리에서 일어선 후 대장로는 다가가 연희에게 물었다.연희는 인제야 설명하기 시작했다."그 반지가 바로 내가 전에 말했던 드래곤 토큰이야. 드래곤 신전 휘하의 파벌들은 모두 드래곤 토큰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의 지휘를 따라야 해. 그 사람이 바로 마의당의 창시자이기 때문이야!""아니! 이 사람이 마의당의 창시자라고요?"이비안은 이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인제야 이태호가 왜 꼭 마의당의 당주를 만나야 했는지 알 수
대장로는 감격했다."이제야 집 안 청소가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집 안 청소가 맞습니다."이장로도 감격했다."신전 주인, 왜 그동안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무슨 일로 갑자기 나타났나요? 천룡당의 사람들이 계속 시비를 걸면서 괴롭히는데 우리는 그동안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목숨을 걸까 봐 과격하게 나오지 않는 것뿐이에요!""너희들을 괴롭혔다고?"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천룡당으로 가보자, 잃었던 체면을 되찾아야지!""전주님, 그게, 상대방이 엄청 강해요. 우리 쪽에서는 당주님만 9급 기사인데 상대방은 9급 기사가 2명이나 있어요. 그래서 상대가 안 돼요. 천룡당의 당주는 우리 당주님이 자기에게 시집갈 수 있도록 협박하고 있어요. 한 가족이 되자고 하면서 우리 마의당을 탐내고 있어요."대장로는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주의를 줬다. 이태호의 내공이 상대방을 상대할 수 없을까 봐 걱정됐다.오상호는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대장로, 걱정할 것 없어요. 내가 신전 주인의 실력을 봤는데 적어도 무왕급 내공의 강자야. 그래서 천룡당 나부랭이는 신전 주인 손안에서 으스러질 수밖에 없어!""그정도로 강하다고!"대장로와 이장로는 이태호의 내공이 무왕급이라는 것을 듣고 기함했다. 역시 신전 주인, 실력이 대단했다.김준과 친구들도 깜짝 놀랐다. 이태호의 내공이 마의당의 당주보다 더 높다고 하는 것 같은데.이태호는 김준과 친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잘 먹었어? 나는 잘 먹었어. 이제 가봐야 해, 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여기를 떠날 거야!""그럴 수가, 신전 주인, 왜 이리 급하게 가려고 하나요? 모처럼 오셨는데 여기에서 한동안 지냈으면 좋겠어요!"연희는 그의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태호는 인제야 설명했다."사실, 오늘은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어.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도중에 여기를 들른 것뿐이야. 우연히 너희들의 수하가 이비안을 괴롭히는 것을 발견해서 일이 이렇게 된 거지.""알겠어요. 그럼, 신전 주인님
사람들은 룸에서 나갔다.이태호는 옆에 있는 김준과 이비안을 바라보다가 연희를 향해 말했다."이씨 집안과 김씨 집안을 잘 부탁한다. 그들은 내 친구야!""응, 신전 주인,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잘 보살필게요!"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경하게 대답했다.김준과 이비안은 서로를 바라보며 기쁨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그냥 보통 상인 집안이다. 특히 김씨 집안은 삼류 세가에 끼기가 살짝 애매한 존재라서 이런 기우가 매우 필요했다. 마의당을 뒷배로 둘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경사였다."태호씨, 챙겨줘서 고마워!"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하더니 동시에 이태호를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나 먼저 가볼게, 가서 천룡당의 사람들을 만나봐야겠어!"김준과 친구들이 떠나는 것을 보며 이태호가 입을 열었다."운전하면서 앞장서, 내가 뒤에서 따라갈게!"연희와 당주들은 전화하더니 많은 고수들을 데리고 천룡당의 본부로 향했다. 이태호는 그들의 뒤에서 운전하며 따라가 별장 단지 밖에 도착했다."바로 여기예요!"연희는 차에서 내린 후 설명했다."그들의 당주는 유해진 이고, 대장로는 장인규라고 해요. 두 사람이 모두 9급 기사의 강자예요!"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너희들의 실력이 그들과 비슷하다고 했지? 그럼, 이 두 사람은 나한테 맡겨, 너희들은 나머지 사람들을 해결하면 돼. 몰살하지 말고 고위 간부들만 죽여. 내공이 낮은 사람들이 투항한다면 거둬들이면 돼!"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유해진이 나와 결혼하려고 압박을 많이 하고 있지만, 다른 원한 같은 것은 없어요! 종사 급 내공의 사람들을 거둬들이면 우리의 실력이 더 강해질 거예요!"이태호는 생각하더니 연희를 향해 물었다."연당주, 만약 너희들이 천룡당을 손안에 넣은 후 어떻게 되는 건데? 더 큰 세력이 자기가 위협을 받을까 봐 너희들에게 손을 쓸 가능성이 있어? 만약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거기도 한번 찾아가서 협박을 해두는 게 좋겠어.
하지만 연희는 한발에 한 명씩 그들을 날려 보냈다. 그들은 바닥에 떨어져 그대로 죽고 말았다.안에서 순찰하던 사람들도 상황을 발견하고 경보용 호루라기를 불었다.천룡당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왔다.마의당의 사람들도 달려들어 이태호 일행의 뒤에 섰다."당주님, 무슨 상황이죠? 야밤에 출동해요?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상대할 수 없지 않나요?"호법 한 명이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온 후 순간 멍해졌다. 오밤중에 잘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사람을 데리고 천룡당을 치러 가자고 했다. 그는 오는 길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 꿈을 꾼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천룡당의 본부에 살고 있는 사람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2천 명 정도는 있었다. 큰 성의 파벌은 실력이 강했다. 지사에 있는 사람까지 합치면 만 명 정도는 되었다."연희, 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오밤중에 천룡당을 습격하다니!"천룡당의 당주 유해진이 강자들을 대동하고 나타나서는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대장로는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주님, 우리는 그동안 상대방을 공격할 명분이 없었는데 오늘이 바로 좋은 기회인 거죠. 하하, 이 여자가 자기 발로 찾아왔으니까, 지금 당장 고위 간부들을 죽이고 여자의 내공을 없애버려야 해. 그런 다음 너의 여자로 만든 후 인질 삼으면 마의당의 사람들도 우리를 순순히 따르게 될 거야!"유해진은 이 말을 듣고 눈이 반짝거렸다."좋아, 정말 좋은 생각이야. 하하하!"유해진은 다시 연희를 향해 말했다."연희야, 오늘은 네가 자기 발로 여기 들어온 거다. 기습한다고 나를 이길 것 같니? 하하 자기 발로 들어왔으니까 난 사양하지 않을게!"이태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유해진이라고 했나? 미안한데 네 상대는 나야!""너라고?"유해진은 이태호를 쳐다보더니 연희를 향해 말했다."연희야, 왜 갑자기 대범해졌나 했더니, 도우미를 구한 거구나. 이 자식을 본 적이 없는데!""본적이 있든 없든 상관없어. 나는 오늘, 네 목숨을 거두러 왔어!"이태호가 담
"영기를 발사하는 건 무왕이 되어서야 할 수 있는 건데!"대장로는 눈앞의 상황에 놀라서 멍해졌다.아무리 강한 기사더라도 영기를 주먹에 두르고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 영기를 발사할 수 있는 건 무왕밖에 없었다.무왕과 기사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9급 기사 10명이 같이 덤벼도 무왕 1명과 견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사와 무왕의 차이다.이태호가 무왕이라는 말을 듣고 연희의 마음이 놓인 것도 이러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번에 자기가 승리할 뿐만 아니라 아주 쉽게 승리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슉!"이태호는 담담하게 웃더니 손가락을 구부려 튕겼다. 한 줄기의 빛이 다시 나타나더니 이번에는 대장로를 향해 날아갔다.대장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냅다 피했다.하지만 그는 피했지만, 뒤에 서 있던 천룡당의 장로 두 명이 그대로 관통되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이태호는 예상보다 빠른 그의 반응에 조금 놀랐지만, 순식간에 그의 뒤에 나타나더니 도망가는 대장로의 뒤통수를 향해 손을 내려쳤다."펑!"둔중한 소리가 나더니 천룡당의 대장로도 제거됐다.사람들은 눈앞의 상황에 경악하여 반응할 수가 없었다. 이태호는 잠깐 사이에 상대방의 장로 4명을 제거했다. 그중 두 명은 무려 9급 기사였다. 실력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죽여!"눈앞의 상황을 보고 흥분된 연희 일행은 수하들을 데리고 공격하기 시작했다."우리가 졌습니다!"최강자 두 명이 제거되자 내공이 높은 몇몇 사람들만 반항을 계속하다가 숨을 거뒀고 많은 사람이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이번 전투는 매우 빠르게 승리를 거두었다!"나머지 사람들은 대장로를 따라가서 천룡당의 산업들을 인수해!"전투가 끝난 후 연희는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일을 마친 후 그녀는 이태호 옆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신전 주인, 대단한 실력입니다. 덕분에 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제는 유해진과 결혼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마음이 놓입니다."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었다."다 같은 식구들이야, 난 해야 할 일을
"난장판!"연희는 기가 막혀 이태호에게 말했다."왜 난장판이죠? 오늘 저녁이 지나면 우리 마의당은 태남시의 제일 큰 파벌로 될 것이에요. 신전 주인 돈이 필요하나요? 해마다 상납해 드릴 수 있어요. 필요한 물건은 무엇이든 드릴 수 있어요. 마의당은 당신의 것이기 때문이죠!"이태호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돈 같은 거 필요 없어. 나에게는 숫자일 뿐이야. 필요한 만큼 있으면 돼. 선대 신전 주인이 나에게 충분하게 많은 돈을 물려주셨어. 태남시를 살수도 있을걸!이 말을 들은 연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너무 많은 거 아닌가. 그것들은 자산이 아니라 현금이었다. 이태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유동자금이었다."신전 주인, 왜 난장판이라고 표현했나요? 아버지가 말씀하길 신전 주인이 12개의 파벌을 창설할 것이고 십이지신으로 이름을 지으실 거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상당히 큰 세력일 텐데 전혀 관심이 없는 건가요?"연희는 궁금한 얼굴로 앞에 있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나타난 신전 주인에 대하여 몹시 궁금해졌다.이태호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이유는 많이 있지만 크게 두 가지가 있지. 하나는 내가 이런 일에 관심이 없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르신이 반지를 주면서 찾아가라고 했지만 12개의 파벌이 어느 도시에 있는지는 안 알려 줬거든. 그래서 찾기가 쉽지 않아."이태호는 말을 계속했다."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너희들을 찾았지. 지금 이미 세 곳을 찾았어. 우리 태성시에 있는 용의당, 홍성시의 서의당, 나머지 하나가 바로 여기 마의당이지.""킥킥, 그런 일이 있었군요!"연희는 그의 말을 듣고 참지 못해 웃었다."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마의당을 창립한 어르신은 성격이 괴팍하대요. 그래서 아마도 놀림당한 것 같아요!"이태호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장난을 좋아하는 건 맞는 데 좋은 분이야! 그분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이태호도 없었어!"이태호는 고민하더니 물었다."아버지는? 안 오셨어?"연희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
연희는 이태호를 몰래 힐긋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여기에 있는 일은 거의 마무리되었어요. 나머지는 장로들에게 맡기면 돼요. 내일 우리 마의당은 여기에서 제일 큰 파벌로 될 것이에요. 성주부도 감히 우리를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여기까지 말한 연희는 말을 꺼냈다."신전 주인, 술을 조금 더 마실까요? 나한테 좋은 술이 있어요. 가요, 돌아가서 몇 잔 더 하는 게 어때요?"이태호는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얘기를 조금 더 나누자. 마의당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얘기해줘!"두 사람은 운전하며 출발했다. 연희가 앞에서 길을 안내해 주었고 이태호가 뒤에서 따라갔다.얼마 후 두 사람은 차를 몰고 별장 단지에 도착해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당주님!"마의당을 순찰하는 사람 열몇 명이 연희와 이태호가 주차한 후 걸어오자, 공경하게 큰 소리로 인사했다.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수고했어!"말을 마친 후 그녀는 이태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가자, 태호씨. 김준과 친구들이 다 태호씨라고 부르던데 나도 그렇게 부를게요. 더 친근해 보이기도 하고 신분도 탄로 나지 않을 수 있어요!"이태호는 웃으며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하하, 좋지! 그럼, 그렇게 불러!"이태호가 지나가자, 순찰하던 수하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중 한 명이 마른침을 삼켰다."봤어? 바로 전에 당주님이 웃었어!""봤지, 봤지. 세상에, 웃었다니!"다른 한 명도 놀라서 감탄했다."웃은 건 그렇다 쳐, 그런데 옆에 있는 남자를 태호씨라고 불렀어. 세상에. 둘이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온 거야. 그리고 그 남자가 당주님이 계시는 별장 안으로 따라 들어갔어. 오늘 같이 자려고 하는 거 아니야?"중년 남성 한 명이 생각하다가 추리하기 시작했다."설마? 세상에, 내 여신님! 그 남자한테 반한 거야? 믿을 수가 없어!"한 놈의 심장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옆에 있던 사람이 비수를 꽂는 말을 했다."꿈 깨라, 넌 가능성이 전혀 없거든. 우리 당주님은 이쁘고 섹시하
별장 안으로 들어서자, 연희가 이태호에게 물었다."그래!"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씻으러 올라갔다.이태호가 올라가자, 연희는 얼굴을 만지며 혼잣말했다."세상에, 얼굴 빨개진 거 아니겠지? 신전 주인 앞에서 부끄럼을 타다니? 연희야 연희 정신 차려! 그분은 좋은 사람이지만 신전 주인이야, 지금 무슨 망상을 하는 거야? 아내와 애까지 있는데 너를 쳐다볼 것 같니?"하지만 1초 후 그의 머릿속에는 다른 목소리가 울렸다."연희야, 뭐가 두려운 거야? 아내가 있는 게 어때서? 가슴을 뛰게 하는 남자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거야. 이번 기회를 단단히 잡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지도 몰라. 그리고 너 이쁘고 섹시하잖아, 어느 남자가 마다하겠어?"연희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오늘 밤 이태호의 행동이 그녀를 반하게 했다. 이태호가 그녀에게 보여준 관심과 안정감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이태호가 다 씻은 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오자, 거실의 테이블에 와인과 안주가 이미 준비되었다. 연희도 이미 다 씻었는지 관능적인 섹시한 슬립으로 갈아입었다.눈앞의 여자는 원래 요염하게 생긴 데다가 선명한 쇠골에 다리까지 훤히 드러내고 있으니 보는 사람의 영혼까지 홀리게 했다."연당주도 벌써 다 씻은 거야!"이태호는 잠깐 멈칫했다. 그런데 상대방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재빨리 몸을 움직여 걸어가더니 말을 걸었다."응!"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남자 앞에서 이렇게 차려입은 것은 처음이었다. 평소에는 낮에 입었던 차림 그대로였고 이토록 옷차림에 신경 쓴 적도 없었으며 이렇게 섹시한 적도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야하게 입은 것이다.그녀는 심장만 두근거릴 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빨개졌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이태호에게 와인을 따라주었다."태호씨, 당주라고 부르지 않아도 돼요. 그냥 연희라고 불러요. 너무 딱딱해 보이잖아요!""알겠어, 연희!"이태호는 어색하게 기침했다. 서로 마주 앉아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