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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가지 마...”

온다연이 중얼거렸다.

그녀는 유강후의 손을 꽉 잡은 채 얼굴을 기대며 혼잣말을 했다.

“가지 마...”

유강후는 가슴이 미어졌다.

‘또 그 사람 꿈을 꾸는 건가?’

“아저씨...”

들릴 듯 말듯한 온다연의 그 목소리에 유강후는 기분이 심란해졌다.

‘무슨 꿈을 꾸는 거지? 나랑 같이 있는 꿈을 꿨나?’

그는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하며 말했다.

“얼른 얘기해 봐. 나 좋아하지?”

온다연은 표정을 살짝 찡그리더니 몸을 뒤척이며 중얼거렸다.

“아기...”

그 말은 유강후의 가슴을 심하게 후려쳤고 눈빛마저 유난히 어둡게 변했다.

그들의 아이가 없어졌다는 걸 온다연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유강후의 손은 온다연의 부드러운 얼굴에 닿았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선을 따라 가볍게 미끄러졌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온다연이 눈을 뜬다면 평소 강인하기만 하던 유강후가 조금 무너진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 그의 눈빛에는 형용할 수 없는 착잡함이 담겨있다.

숨김없는 미련과 깊은 슬픔에 더불어 공허함과 쓸쓸함마저 곁들어 있다.

“다연아, 우리의 아기는 더 이상 여기에 없어...”

그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나도 너무 괴로워...”

극도로 절제된 목소리는 마치 누군가가 그를 수천 킬로그램의 돌로 짓누르는 것처럼 무거웠다.

희미한 불빛이 그의 옆모습을 비추자 오늘따라 유난히 연약해 보이는 그림자가 드리웠다.

모두가 의지하는 강한 남자의 아이콘이 지금은 극심한 고통에 빠져 절망 속에서 그를 구원해 줄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강후는 그녀의 옆에 누웠다.

온다연은 잠결에 느껴진 익숙한 온도와 숨결에 저도 모르게 다가가 그의 품에서 몸을 웅크렸다.

그 후 작은 손을 유강후의 허리에 걸치고 가녀린 다리로 그를 감쌌다.

유강후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선 손을 뻗어 그녀를 껴안았다.

이 순간만큼은 고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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