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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그러기만 해봐. 내가 너 죽여버릴 거니까.”

“지예솔, 네가 아이를 좋아하는 거 알아. 다연 씨를 부러워하는 것도 눈에 보이고. 하지만 부러워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다연 씨도 아이가 없거든.”

“그러니까 딸 하나만 낳아줘. 그럼 내가 너 풀어줄게.”

...

순간 큰손 하나가 나타나 온다연을 끌어당겼고 곧이어 그녀는 따뜻하고 넓은 품속으로 들어갔다.

머리 위로 유강후의 굵은 목소리가 울렸다.

“숨어서 다른 사람 대화를 엿듣걸 좋아하나 봐?”

말을 마치고 그는 온다연을 안아 집으로 들어갔다.

한편 온다연의 머릿속에는 지예솔과 봉현수가 나눴던 대화로 가득 찼다.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상자를 손에 든 온다연은 식겁할 정도로 얼굴이 창백했다.

“현수 씨가 방금 나한테 아이가 없다고 했어요. 무슨 뜻일까요? 이건 우리의 아이를 저주하는 거잖아요.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죠?”

유강후는 착잡한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답했다.

“신경 쓰지 마. 예솔 씨가 아이를 잃었으니까 위로 차원에서 일부러 저런 말을 한 거야.”

유강후는 당장 달려 나가 봉현수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매번 지예솔과 연관되면 이성 잃고 입을 함부로 놀리니 제정신이 아닌 게 틀림없다.

온다연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지금 당장 전화해서 우리한테 아이가 있으니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고 경고해요. 이런 말 계속하면 아이한테도 안 좋아요.”

유강후는 재빨리 타일렀다.

“알겠어. 나중에 전화할게. 봐봐, 밖에 오래 있으니까 손이 빨갛게 얼었잖아. 얼른 따뜻한 거 좀 마시자.”

그렇게 말하면서 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잡으려고 팔을 뻗었다.

“손에 든 건 얼른 내려놔.”

온다연은 꼼짝하지 않고 집요하게 그를 바라봤다.

“지금 당장 전화해요. 저런 말 듣는 게 싫다고요. 아이도 싫어할 거예요.”

온다연의 반응에 유강후는 가슴이 미어졌다.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나중에 전화할게. 너도 봤다시피 지금 통화할 상황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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