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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작가: 손이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14 19:00:00
경찰은 곧바로 무전기를 들며 말했다.

“인평 개인 병원 입구에서 경찰을 공격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원을 요청합니다. 지원을 요청합니다!”

유강후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고 다가온 경호원들에게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뭘 하려는 거야? 당장 물러서!”

경호원들은 그제야 물러섰지만 경찰은 여전히 유강후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경찰은 온다연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아가씨, 겁먹지 마세요. 제 동료들이 곧 도착할 거고 우리가 당신을 보호할 겁니다. 지금 차에서 내려 제 쪽으로 오세요.”

그는 차 문을 단단히 잡으며 유강후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이건 단순히 불법 주차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불법 사건에 연루된 혐의가 있어요.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유강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말했다.

“불법 주차는 분명 제 잘못입니다. 처벌을 받고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면 제 변호사가 연락을 드릴 겁니다.”

경찰은 비웃으며 말했다.

“변호사 하나로 날 겁먹게 하려고? 내가 당싱 같은 쓰레기들 무서워할 것 같아? 내가 입고 있는 이 제복을 괜히 입고 있는 줄 알아?”

그러고는 엄격하게 소리쳤다.

“내려!”

이때 온다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경찰 아저씨, 오해하신 거예요. 이 사람은 변태가 아니에요.”

온다연은 방금까지 울어서 눈이 붉게 물들었고 목소리도 가늘고 여리게 들렸다. 경찰은 이를 보고 그녀가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다정하게 말했다.

“아가씨, 겁내지 마세요. 이 변태들이 당신을 어쩌지 못할 겁니다. 혹시 사진을 찍어서 당신을 협박하면서 좋은 말을 하라고 시킨 건 아닌가요?”

경찰의 판단에는 근거가 있었다. 그는 병원에서부터 이 남자가 계속해서 이 어린 아가씨를 껴안으려 하고 아가씨는 계속해서 그를 피하며 거절하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온다연의 말을 듣고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온다연이 고등학생처럼 어려 보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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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그래도 믿지 않았다. “신분증 보여주세요!” 온다연의 신분증은 지금 그녀의 손에 없었다. 급한 마음에 휴대폰을 열어 사진을 보여줬다. “이것 보세요. 저희 웨딩사진이에요.” 경찰은 반신반의하며 사진을 두어 번 쳐다봤다. 그리고 유강후를 몇 번 더 쳐다봤다. 사진 속의 사람이 유강후인 것을 확인하자 경찰이 말을 꺼냈다. “이 사람이 진짜 당신 남자친구예요?” 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 곧 결혼해요.” 경찰은 휴대폰을 온다연에게 돌려주었다. “그럼 이만들 가세요. 무단 주차로 인한 벌금을 납부하는 걸 잊지 말고요!” 경찰이 멀어지자 온다연은 다시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르자마자 유강후의 깊은 시선을 마주쳤다. 무거운 그의 눈빛에 온다연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사람을 탓하지 마세요.” 온다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분은 좋은 의도로 그런 거고 그게 경찰의 직업이잖아요.” 유강후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의 강한 존재감은 그가 말하지 않을 때 더욱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온다연은 그의 시선에 약간 주눅이 들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아까 일부러 때린 게 아니에요. 당신이 또 키스할 줄 알고 그만...” “근데 정말 아파요. 물 마실 때도 아프고 당신이 계속 밤새도록 키스했으니까 저도 좀 힘들었어요...” 그녀는 점점 더 억울해하며 말하다가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당신은 저를 하나도 아껴주지 않고 자꾸 제가 싫어하는 걸 말하게 하거나 하게 만들고...” 그녀는 팔목을 들어 그의 앞에 내밀었다. 희고 가느다란 팔목에 푸르게 멍이 들어있고 손가락 자국도 선명했다. 분명 어젯밤 그가 만든 흔적이었다. 온다연은 울먹이며 말했다. “조금도 상냥하지 않아요! 저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하는 거죠...”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참으려 애썼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손목에 난 멍 자국을 보며 마음이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가 이내 눈살을 찌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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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 수천 개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제일 위에 뜬 건 며칠 전 온천 호텔에 있었던 유강후 관련 기사였다. 사진 속의 유강후는 차분한 느낌의 정장 차림이었는데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단연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다음으로 시선이 가는 곳엔 여자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임청하다. 포니테일을 한 임청하는 유강후의 정장과 같은 톤의 옷을 입고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활기찬 그녀의 모습에 유강후의 분위기까지 더해지자 왠지 두 사람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온다연은 조금 남아있던 잠까지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아래에 뜬 다른 기사들을 클릭했다. 모두 며칠 전 온천호텔에서 찍힌 사진들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모든 사진에 임청하가 담겨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도 아니었지만 임청하의 시선이 유강후에게 고정되어 있음을 본능적으로 캐치했다. 온다연은 임청하가 유강후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유강후가 워낙 사람의 눈길을 끄는 존재라 그를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는 건 이상할 게 없지만, 그 여자가 임청하라는 게 이상하게 기분이 나빴다. 어쩌면 온다연은 첫인상부터 임청하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다른 기사 몇 개를 더 훑어봤지만 보면 볼수록 마음이 심란해져 점점 잠을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뾰로통해서 핸드폰을 한쪽에 내팽개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원래는 우유 한잔을 마시고 다시 방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문이 반쯤 열린 서재에서 새여 나오는 불빛이 온다연의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우유를 손에 들고 2분 동안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 유강후는 바쁜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옅은 회색의 잠옷을 입고 있으니 정장을 입었을 때의 강렬하고 우아한 분위기는 없지만 눈부신 미모는 평소와 똑같았다. 머리도 잔뜩 헝클어져 있었는데 몇 가닥이 이마 앞으로 늘어져 있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젊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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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마...” 온다연이 중얼거렸다. 그녀는 유강후의 손을 꽉 잡은 채 얼굴을 기대며 혼잣말을 했다. “가지 마...” 유강후는 가슴이 미어졌다. ‘또 그 사람 꿈을 꾸는 건가?’ “아저씨...” 들릴 듯 말듯한 온다연의 그 목소리에 유강후는 기분이 심란해졌다. ‘무슨 꿈을 꾸는 거지? 나랑 같이 있는 꿈을 꿨나?’ 그는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하며 말했다. “얼른 얘기해 봐. 나 좋아하지?” 온다연은 표정을 살짝 찡그리더니 몸을 뒤척이며 중얼거렸다. “아기...” 그 말은 유강후의 가슴을 심하게 후려쳤고 눈빛마저 유난히 어둡게 변했다. 그들의 아이가 없어졌다는 걸 온다연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유강후의 손은 온다연의 부드러운 얼굴에 닿았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선을 따라 가볍게 미끄러졌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온다연이 눈을 뜬다면 평소 강인하기만 하던 유강후가 조금 무너진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 그의 눈빛에는 형용할 수 없는 착잡함이 담겨있다. 숨김없는 미련과 깊은 슬픔에 더불어 공허함과 쓸쓸함마저 곁들어 있다. “다연아, 우리의 아기는 더 이상 여기에 없어...” 그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나도 너무 괴로워...” 극도로 절제된 목소리는 마치 누군가가 그를 수천 킬로그램의 돌로 짓누르는 것처럼 무거웠다. 희미한 불빛이 그의 옆모습을 비추자 오늘따라 유난히 연약해 보이는 그림자가 드리웠다. 모두가 의지하는 강한 남자의 아이콘이 지금은 극심한 고통에 빠져 절망 속에서 그를 구원해 줄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강후는 그녀의 옆에 누웠다. 온다연은 잠결에 느껴진 익숙한 온도와 숨결에 저도 모르게 다가가 그의 품에서 몸을 웅크렸다. 그 후 작은 손을 유강후의 허리에 걸치고 가녀린 다리로 그를 감쌌다. 유강후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선 손을 뻗어 그녀를 껴안았다. 이 순간만큼은 고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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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도는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여기는 경원시야!”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게 뭐 어때서? 다시 나를 건드리면, 경원시에서도 너를 죽일 수 있을 거야!”말을 마친 그는 총을 던지고는 돌아서서 차에 올랐다.차가 장원을 떠날 때까지 김원도는 여전히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송지원은 냉정하게 말했다.“김원도 씨, 내가 당신이라면 당장 경원시를 떠날 겁니다. 여기는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떠나는 유강후의 차를 예리하게 응시하던 김원도의 눈빛은 더욱더 악의에 차올랐다.송지원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로운에게 말했다.“이 사람들 다 처치해, 서둘러!”한 시간 전, 고위층은 긴급회의를 열었다.그들은 미래 그룹이 비상 무기를 사용하고, 저격수들을 동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비록 큰 사건은 아니었지만, 바로 경원시에서 벌어진 일이라 그들은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조사 결과, 상부에서는 엄중히 경고했고 만약 30분 안에 모든 일이 정리되지 않으면 무력 진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그때에는 누구도, 설령 신선이라 해도 유강후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이 소식을 접해듣고 송지원은 급히 달려왔다.그는 유강후가 경원시에서 무력을 사용할 정도로 미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제시간에 도착했으니 다행이지, 만약 10분만 늦었어도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헬리콥터들이 점차 멀어져 가자, 송지원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새벽 2시, 서교 파출소 안에서 유강후는 진술서를 마친 뒤,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이번 일은 너무 큰 소란을 일으켜 상위층에까지 긴급 연락이 갔고, 필요한 절차들을 다 밟아야 했다.하지만 이 일을 벌이기 전, 그는 그 후폭풍도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그의 개인 변호사, 미래 그룹의 수석 법무팀장인 허윤재는 이미 그에게 이번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며칠간 이곳에 머물러야 할 수도 있다고 알려주었다.유강후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41화

    그때, 큰 파도가 몰려오며 유람선이 흔들리더니 갑판 위의 여자와 아이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김원도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달려가려 했지만, 누군가가 그를 가로막았다.그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고 그는 냉혹하게 말했다.“유강후, 네 여자가 죽는 게 두렵지 않냐?”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총알이 그의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가더니, 바로 뒤에 있는 기둥에 박혔다.그와 함께 김원도의 머리카락 일부가 잘리며 떨어졌다.하지만 김원도는 그저 미동도 없이, 여유를 부리며 웃었다.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유강후, 이 정도로 나를 겁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이렇게 한다고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아?”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이럴수록 네가 도대체 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어. 영상 속의 모자로 나를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해? 어림없는 소리!”“나한테 아들이 하나뿐인 줄 알아? 그 애가 죽을 운명이면, 죽게 두면 되는 거지!”“유강후, 넌 여자 몇 명을 만나고 있어?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여자가 누구야?”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며, 서늘한 표정으로 유강후를 노려보았다.“맞춰볼까? 가장 사랑하는 여자, 온다연 맞지?”유강후는 아무 말 없이 그를 죽일 듯 노려보며 손을 천천히 들었다. 순간, 검은 총구가 김원도를 겨누었다.김원도는 조롱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쏴, 내가 겁낼 줄 알아? 이곳은 경원시야. 법도가 있는 곳이지. 네 아버지가 아무리 대단해도 널 지킬 수 없어!”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아무 대답 없이, 손가락을 천천히 방아쇠에 올렸다.김원도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졌고, 그 순간 검은색 한 대가 급히 달려왔다.순간, 송지원이 차에서 뛰어내렸다.그는 달려와서 유강후의 팔을 붙잡았다.“유강후, 너 미쳤어?”유강후는 여전히 김원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로운, 네가 이 녀석을 부른 건가?”송지원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백 명이 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40화

    “로운! 당장 저격수를 배치하고, 김원도의 은신처를 알아내!”로운은 유강후의 손을 잡아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아직 때가 아닙니다. 성급하게 움직이면 그동안 쌓아온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자는 이제 막다른 길에 몰렸습니다. 한 달, 길어야 한 달이면 끝장날 겁니다.”유강후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불끈 튀어나오며, 차갑게 일갈했다.“닥쳐! 이해 못 했나?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로운은 그의 분노에 기세가 눌려 고개를 숙이고, 마지못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바로 실행하겠습니다!”밤 12시, 수십 대의 대형 헬리콥터가 외곽의 한 산속 저택을 향해 돌진했다.개조된 수백 대의 허머 차량은 전투 차량처럼 산길의 아스팔트를 짓밟으며 저택 앞에 도착했다.저택은 희미한 불빛만 비추고 있었고, 헬리콥터들은 저공에서 낮게 맴돌며 마치 죽음의 전조처럼 낮은 굉음을 울렸다.아무도 문을 열러 나오지 않았다.그러나 곧 단단했던 철문은 허머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고, 전투 장비를 갖춘 저격수 수백 명이 중무장을 한 채 저택 안으로 돌진했다.차량과 사람들은 동양국 건축 양식의 저택을 완전히 포위하며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남기지 않았다.중앙에 멈춘 검은색 차량의 문이 열리고, 유강후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검은 롱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어둠 속에서 차량과 한 몸이 된 듯 보였다.산바람이 그의 옷자락을 휘날렸고 저택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 아래, 그의 눈에 스친 날카로운 살기가 바람에 흩어졌다.입구에 선 집사는 이런 압도적인 기세를 본 적이 없는지 다리가 풀려 주저앉더니 그대로 바닥에 엎드렸다.저택의 정문은 반쯤 열린 상태였지만 내부 상황은 알 수 없었다.유강후가 말문을 열기도 전에 로운이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곧이어 무겁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정문이 강제로 부서졌고, 안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다급히 걸어 나왔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잠옷 차림의 김원도였다.그는 유강후를 보자마자 눈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39화

    “위층 화장실이 또 막혔다니! 후속 처리가 너무 엉망 아니야?”“그러니까, 요 며칠 내내 아래층까지 내려가야 하니 정말 불편하네.”...두 사람이 자리를 뜬 후에야 온다연은 천천히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유강후가 위층에 있는 걸까?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복도 모퉁이에 다다르자, 온다연은 로운이 한 여자를 부축하며 수술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곧바로 유강후가 그 여자의 붕대를 감은 손을 잡고 무언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거리가 멀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에 스친 걱정과 안타까움은 너무나 선명했다.방금까지 마비된 듯했던 마음이 다시금 고통스럽게 저려왔다. 온다연은 숨을 참으며 허리를 숙여 자신의 배를 눌러야 겨우 서 있을 수 있었다.이번에는 그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이 여자가 바로 진시현인가?’그녀는 깜짝 놀랐다.그 여자는 자신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러니 장화연이 ‘대체품' 어쩌고 운운했던 것이다.하지만 실은 자신이 그 대체품이었다. 진시현이야말로 그의 진짜 연인이었다.온다연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 돌아서며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그녀는 두려웠다. 더 보면 자신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달려들어 그를 추궁할까 봐. 그렇게 되면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질 테고, 서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될 거다.그리고 만약 그가 진시현을 위해 아이마저 외면한다면, 아이의 병은 언제 나을지 기약도 없을 것이다.의사가 아까 말했었다.“폐렴 치료는 짧아야 열흘에서 보름, 길면 한두 달은 걸립니다.”온다연은 속으로 다짐했다.‘참자, 아이가 안전해질 때까지만...’온다연이 돌아서는 순간, 로운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됐습니다. 연기 그만하셔도 됩니다. 저쪽은 철수했습니다.”유강후는 다른 출구 쪽 문을 바라보며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사람을 붙여. 당분간은 모르는 척해.”로운이 즉시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아래층.온다연은 마치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중환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38화

    온다연은 영상 속 장면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그러다 또 다른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무겁게 고개를 들어 옆에 서 있던 장화연을 바라보았다.장화연은 벽에 기대어 있었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말없이 서 있었다.온다연은 당장이라도 그녀에게 다가가 추궁하고 싶었다.‘대체 강후 씨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숨겨왔어요?’그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말았다.장화연은 유강후의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소리쳐봤자 장화연은 끝까지 그를 감싸기만 할 것이다.온다연은 알고 있었다.만약 장화연이 정말 자신을 도우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은 진실을 털어놓기에 충분했을 것이다.하지만 장화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 순간, 마음속에서 ‘신뢰'라는 단어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온다연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장화연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순간, 창백하게 질린 온다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장화연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몸을 움직이려 하자, 온다연이 먼저 일어섰다.“장 집사님, 저 몸이 좀 안 좋아서 화장실에 다녀와야겠어요.”장화연은 그녀가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힘들어하는 줄 알고 조용히 말했다.“우림 도련님은 괜찮을 겁니다. 열이 떨어지기만 하면 곧 그룹 병원으로 옮길 거예요. 그쪽이 장비도 더 좋고, 의사들도 더 뛰어나니까요.”그럴듯한 위로를 들으며, 온다연은 주먹을 꼭 쥐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화장실에 도착한 온다연은 손을 떨며 그 음성 메시지를 재생했다.“이 사람이 제 약혼녀입니다.”“온다연 씨 되시죠? 대표님께서 아주 각별히 아끼신다고 들었습니다...”“아니요, 저는 진시현입니다.”“아, 맞다, 진시현 씨. 제가 착각했네요. 두 분, 안으로 들어가시죠.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근데, 유 대표님이 온다연이랑 이미 혼인신고 했다던데? 어떻게 된 거야?”“혼인신고? 진짜인지 누가 알아? 나도 들은 얘긴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37화

    두 시간이 지났다.아이에게 열이 났다는 걸 유강후도 알고 있었을 텐데, 그는 단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심지어 메시지 한 줄조차 없었다.도대체 무슨 일, 무슨 회의가 그렇게 바빠서, 전화 한 통조차 걸 시간이 없는 걸까?그는 항상 말해왔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바로 그녀와 아이라고.하지만 지금 온다연의 머릿속은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아이의 모습과 더불어, 전화 속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로 어지러웠다.그녀는 과연 그를 믿어야 할까, 아니면 자신이 들은 것을 믿어야 할까?유강후의 전화를 대신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의 비서이거나 이권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둘은 모두 남자였다.그녀가 혼란 속에서 깊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휴대전화의 알림음이 울렸다.‘틀림없이 강후 씨가 보낸 메시지일 거야!’그녀는 재빨리 메시지를 확인하며 초조함을 달래려 했다. 그러나 메시지는 낯선 번호에서 온 친구 추가 요청이었다.검은색 프로필 사진에는 두 개의 눈만 드러나 있었다. 그 눈은 마치 어둠 속에서 그녀를 노려보는 악몽 같았다.친구 요청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네가 원하는 답을 가지고 있어.]온다연은 프로필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무심결에 친구 요청을 수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상대방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에게 여러 개의 영상과 사진을 보냈다.온다연은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하나 눌러봤고, 곧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한 충격에 사로잡혔다.영상 속에는 유강후가 어떤 여자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영상은 꽤 먼 거리에서 찍힌 듯했지만, 그가 유강후라는 건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는 여자를 품에 안고, 그녀의 품에 안긴 작은 아기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그의 얼굴에 스치는 다정함은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깊은 온기를 담고 있었다.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은 정확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 아담하고 온화한 실루엣은 뚜렷했다.흰색 홈웨어를 입고 있었는데, 평소 온다연이 입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36화

    “그 빨간 점은 딱 심장을 겨냥한 위치였어요. 만약 그대로 맞았다면 분명 심장에 명중했을 겁니다. 설령 나은별 씨가 총알을 대신 맞았다고 해도, 그분의 키를 고려하면 그 상처는 턱 아래에 있어야 해요. 하지만 지금 그분의 상처는 왼쪽 가슴에서 어깨 쪽으로 치우쳐 있죠.”진시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덧붙였다.“제 판단으로는, 암살자가 나은별 씨가 나타난 걸 보고 즉시 무기의 위치를 조정한 겁니다.”그녀는 응급실 쪽을 한 번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암살범이 왜 나은별 씨를 보고 갑자기 위치를 바꿨을까요? 대표님, 그 이유는 직접 조사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유강후는 감정이 담기지 않은 얼굴로 수술실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말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때 로운이 다가와 진시현을 안아 들고 수술실로 향했다.진시현은 몸을 살짝 비틀며 저항했다.“팀장님, 괜찮습니다. 제가 걸어갈 수 있어요.”하지만 로운은 무표정하게 단호히 말했다.“움직이지 마.”결국 진시현은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그의 품에 안겨 수술실로 들어갔다.그 시각, 대형 주택 내부에서는 온다연이 안절부절못하며 초조해하고 있었다.우림이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오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아이가 오후 두세 시쯤 갑작스럽게 미열이 났다.처음에는 단순히 소화 문제일 거라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주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설명하고 소화제를 조금 먹였다.그러나 저녁 여섯 시가 되자 아이의 열이 갑자기 급상승했다.다급히 달려온 주 박사가 진찰한 결과,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하지만 주 박사는 서양의학 전문의가 아닌 데다 전문 장비를 가져오지 않았기에 병원으로 즉시 데려가야 한다고 권했다.문제는 밖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었다. 집 주변에 수상한 사람들이 출몰해 장화연은 이 주택도 감시당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그래서 병원에서 의사와 장비를 호출하려고 논의했지만, 전문 장비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소란이 클 것 같았다.게다가 이 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35화

    말을 마친 유강후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은별을 안아 들고, 거침없이 밖으로 달려 나갔다.옆에서 소이섭도 서둘러 따라붙었다. 가는 내내 나은별의 피는 멈출 기색이 없었다.소이섭이 간단히 응급 처치를 해보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의식을 잃은 나은별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유강후, 은별 씨는 이런 사람이야. 널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다고!”그는 차갑게 비꼬듯 말했다.“그 고아 출신 여자애 때문에 네가 은별 씨를 몇 번이나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지? 앞으로도 계속 몰아세울 거야?”유강후는 이를 악물며 낮게 소리쳤다.“닥쳐. 내가 뭘 하든 네가 훈계할 자격은 없어!”소이섭은 냉소를 지었다.“그래도 말해야겠어. 넌 은별 씨한테 너무나 많은 빚을 졌어. 어떻게 갚을 건데? 돈으로? 네가 가진 돈이 만능이라도 된다고 생각해?”그 순간, 유강후의 전화가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은 온다연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다급하고 떨려 있었다.“강후 씨, 아이가 열이 펄펄 끓고 있어요. 너무 높아서 당장 병원에 데려가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어디예요?”유강후가 대답하려는 찰나, 소이섭이 낮게 속삭였다.“설마 은별 씨를 내버려두고, 그 고아 출신 여자애를 찾아가려는 건 아니겠지? 네 아들은 단순히 열이 나는 거고, 은별 씨는 지금 죽어가고 있어!”그다음 순간, 차갑고 무거운 총구가 소이섭의 머리 뒤에 닿았다.유강후는 전화를 손으로 가린 채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한마디만 더 하면 네 목숨은 끝이다.”소이섭은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총구를 치우고 나서 유강후는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다연아, 걱정하지 마. 지금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바로 못 가. 장 집사랑 병원으로 먼저 가 있어. 내가 끝나는 대로 바로 갈게.”하지만 온다연의 목소리에는 눈물이 배어 있었다.“주 박사님께서 진찰했는데, 대엽성 폐렴일 가능성이 크대요. 해열제도 소용이 없어서 아까 체온이 40도까지 올라갔어요. 빨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34화

    술이 준비된 곳으로 걸음을 옮기니, 사람이 조금 뜸했다.진시현은 유강후의 팔을 조심스럽게 놓으며 공손하게 말했다.“대표님, 우리가 이렇게 있으면 사모님께서 보시고 오해하시는 건 아닐까요?”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지금까지 잘 해왔어.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오늘 맡은 역할만 제대로 해.”그는 방금 전 험담을 늘어놓던 사람들 쪽을 아주 잠깐 바라보더니 차가운 말투로 덧붙였다.“아까 수군거리던 사람들 찍어서 이권에게 보내서 처리하게 해.”진시현은 즉시 대답했다.“네, 대표님.”그녀가 살짝 고개를 들며 긴장된 표정을 띠었다.“김원도가 왔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다시 유강후의 팔을 친밀하게 잡고, 그의 몸에 기댔다.애교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강후 씨, 저 조금 추워요.”유강후는 손짓하자마자 누군가 부드러운 캐시미어 숄을 가져왔다.그는 직접 숄을 집어 들고 진시현의 어깨에 다정하게 걸쳐주었다.그리고 숄을 걸쳐주며 살짝 몸을 기울여, 마치 그녀에게 입을 맞추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조심해. 저 근처에도 몇 명이 있어.”진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낮게 대답했다.“네, 대표님.”그때 김원도가 다가왔다.그는 진시현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유 대표, 이분은 누구지?”유강후는 진시현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김씨 집안 사람이라면 강씨 집안의 휘장을 모를 리가 없겠지. 내 약혼녀야.”김원도는 손가락에 낀 반지를 쓰다듬으며 낮게 웃었다.“유 대표는 정말 복이 많네. 이렇게 아름다운 분이 곁에 있으니 오늘 밤에도 많은 여성분들이 마음 아파하겠어.”유강후는 김원도의 말을 무시한 채, 시선을 그에게서 돌려 방금 막 들어온 다른 남자를 바라보았다.그 남자는 김원도와 닮았지만, 그의 음험한 기운은 전혀 없었다.그는 유강후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김원도에게 다가갔다.“형, 형도 여기 있었어?”김원도는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김원혁, 네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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