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6화

유강후는 손이 얼어붙었다.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 처음 느껴보는 분노가 솟아올랐다.

유강후는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노려보며 그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을 꾹 참았다.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선 누군가가 있다.

하지만 그게 본인이 아니라는 걸 유강후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그 사람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그녀의 곁을 지켜주었던 주한일지도 모른다.

유강후는 미칠 것만 같았다.

그녀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눈길만 돌려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강후는 순간 본인의 마음속에 악마가 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에는 온갖 피비린내 나는 생각들뿐이었고 그 생각을 곱씹어볼수록 저도 모르게 겁이 났다.

유강후는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한동안 쳐다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유강후는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그녀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들어갈 일도 없고, 평생 옆에 둘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

유강후는 비틀거리며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 테이블 위에는 온갖 사진이 무더기로 놓여있었다.

은행 레스토랑에서 주희가 온다연에게 집어던졌던 그 사진들로 추정된다.

유강후는 사진들을 한참 쳐다보다가 제일 위에 있는 사진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사진 속의 온다연은 열네다섯 살쯤 된 모습이었는데 말끔한 교복을 입고 앞머리를 내린 채 까만 눈망울로 활짝 웃고 있었다.

온다연은 머리를 살짝 옆으로 기울여 옆에 있는 남자아이를 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역시나 주한이다.

주희와 매우 닮아있었는데 깨끗하고 해맑은 모습은 소년미가 가득했다.

그는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고 온다연과 서로 눈을 마주 본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단어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풍겼다.

유강후는 손발이 시리고 가슴에 피가 솟구치는 것만 같았다.

그는 죽어라 사진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손을 뻗더니 사진을 여러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었다.

그러고선 또 다른 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