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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손끝에서 전달되는 온기에 유강후가 재빨리 고개를 들어 외쳤다.

“애 아직 살아있어! 아직 따뜻하다고, 아직 살아있단 말이야!”

주위의 모두가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직 그웬만이 서투른 한국어로 유강후의 말에 대답했다.

“아이의 심장은 이미 멈췄고, 장기들도 기능을 멈췄습니다. 아이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이유는 아이가 인큐베이터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표님, 우린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태아가 산모의 몸을 떠나 지금까지 살아있었던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입니다…”

“나가! 다 나가라고!”

유강후가 낮은 목소리로 포효했다.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짐승과도 같은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에 곁에 있던 사람들 모두 섬뜩함을 느꼈다.

그 아무도 감히 유강후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물러났다.

오직 장화연만이 문가에서 슬픔과 연민 섞인 눈빛으로 유강후를 지켜보고 있었다.

유강후는 이미 목숨을 잃은 작은 아이를 손에 올렸다.

정말이지 너무 작았다. 지나치게 가벼운 아이의 무게는 백 그램도 덜된 것 같았다. 정말 의사들의 말대로 엄마의 뱃속에서 완전히 발달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온다연의 뱃속에서 평화롭게 잘 자라고 있던 아이는 지금 목숨을 잃고 말았다. 유강후는 점점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는 운명에 갑갑함을 느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예상하였지만, 그는 저도 모르게 이 아이에게 엄청난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하루 만에 이런 끔찍한 방식으로 세상을 떴다. 그리고 유강후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여전히 모든 것이 꿈 같았다.

꿈에서 깨어난다면 온다연은 여전히 그의 곁에 누워있을 것이고, 아이 역시 그녀의 배 속에서 평화롭게 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잔혹하게도 그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자각시켰다.

이 모든 것은 현실이었다.

아이는 정말로 이 세상에 없었다.

유강후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온다연과 자신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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