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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두 사람의 모습은 영원히 얽히고설킬 운명처럼 느껴졌다.

서로를 힘껏 껴안고 진한 입맞춤을 나누는 두 사람의 뒤에는 주희가 서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희의 손발은 얼어붙을 듯 차가워졌고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끓어오르는 엄청난 질투심에 주희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는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며 자신과 온다연 사이에 놓인 수많은 장애물들을 제거해왔다.

하지만 그런 주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다연은 결국 다른 사람과 진한 입맞춤을 나누고 있다.

도대체 왜!

온다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것이어야 했다. 오직 주희의 것이어야만 했다. 그녀가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주희는 갈색 봉투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천천히 걸어가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했다.

“두 사람 정말 애정이 넘쳐 보이네요, 누나. 이런 데서까지 서로한테 푹 빠져 키스를 할 정도라니.”

유강후의 폭풍 같은 입맞춤에 금방이라도 다리가 풀릴 것 같던 온다연은 뒤에서 들려오는 주희의 목소리에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다급히 유강후를 밀어내고 창백해진 얼굴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주희를 바라보았다.

주한과 꼭 닮은 그 얼굴과 두 눈을 마주하자 온다연은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무겁게만 느껴졌다. 수많은 손가락들이 그녀를 가리키며 “배신자”, “더러운 여자”, “몸이나 파는 하찮은 창녀”라며 저주를 퍼붓는 것만 같았다.

온다연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감싸며 입술을 옅게 떨었다.

“너, 네가 왜 여기 있어?”

주희는 그녀의 불룩한 배를 보자마자 이성을 잃은 듯 핏발이 가득 선 눈빛으로 소리 죽여 웃기 시작했다.

“그럼 제가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누나? 우리 형 묘라도 찾아가서 무릎 꿇고 울고 있어야 할까요? 우리 형 정말 불쌍하죠.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형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여자는 원수의 아이나 임신하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그 원수 놈이랑 키스나 하고 있으니.”

주희의 말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온다연의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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