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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싸늘한 시선으로 무대 위에서 공연 중인 주희를 한 번 쏘아본 유강후는 몸을 일으켜 온다연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는 더욱 애절해졌다. 그 음악은 마치 저주라도 된 듯 온다연을 감싸며 그녀의 마음을 서서히 터뜨릴 듯 조여왔다.

온다연은 유강후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파묻으며 말했다.

“아저씨, 저 너무 피곤해서 그래요. 우리 이만 돌아가면 안 될까요.”

유강후는 온다연을 더 꼭 끌어안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는 온다연을 데리고 빠르게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밖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공연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몰아치는 차가운 공기에 온다연은 유강후의 옷을 더욱 꽉 움켜잡고 말했다.

“저 좀 추워요.”

유강후는 온다연을 자신의 코트 안으로 감싸 안으며 낮게 물었다.

“이래도 추워?”

온다연은 여전히 유강후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속이 너무 추워요.”

그 말에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한 유강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온다연이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제 유강후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얼마 전, 그는 예전에 유씨 가문에서 해고된 하인들과 집사들을 모두 찾아내 숨겨진 진실을 파헤쳤다.

처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던 때, 온다연은 반항도 해보고 경찰에 신고까지 해봤지만 그 뒤에 따르는 것은 더욱 심한 모욕과 보복이었다.

해고된 하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온다연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끼니를 거르는 것 정도는 자연스럽고도 가벼운 일상이었다고 한다.

겨울에는 온다연의 침대에 얼음을 쏟았고, 여름에는 그녀의 방에만 난방기를 틀어놓았다. 밥에는 작은 압정들을 뿌렸고, 죽은 쥐, 고양이나 강아지의 사체가 그녀의 침대 위에 놓여 있곤 했다.

온다연이 전에 갇혔던 그 물탑 옆 방은 온다연이 한여름에 몇 번이고 갇혔다가 탈수 상태로 나왔던 방이었다. 심미진은 그런 온다연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 아무도 온다연이 이런 것들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감히 상상도 못 했다.

그 후부터 온다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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