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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온다연은 눈을 질끈 감고 얼굴을 서서히 들어 올렸다. 그녀는 긴장한 듯 길고 촘촘한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금방 잠에서 깬 그녀의 볼에는 잔머리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유강후는 그것을 정리해주기 위해 온다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온다연은 유강후가 정말로 자신에게 손찌검하려는 줄로 오해하고 본능적으로 얼굴을 감싸며 몸을 뒤로 물렀다.

“잠깐만요!”

유강후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온다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다연아, 내가 정말 널 때릴 거라고 생각해?”

온다연이 작게 대답했다.

“저번에, 저 때렸잖아요.”

온다연이 임혜린의 일로 유강후에게 대들었던 그 날, 유강후는 온다연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때렸다.

지금 그 일을 떠올려보면 온다연은 여전히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크고 무거운 유강후의 손이 온다연의 엉덩이 위로 떨어질 때마다 그녀는 찌릿한 고통을 맛봐야 했다.

유강후도 온다연의 말에 그녀의 새끼손가락이 부러졌던 그 날 일을 떠올렸다.

그는 온다연의 손을 들어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이번에 마지막이야. 다음에 또 그러면, 정말 혼날 줄 알아.”

말을 마친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아 식탁으로 데려갔다.

식사하던 도중, 손님이 병실로 찾아왔다.

임혜린이 커다란 해바라기 꽃다발을 품에 안고 병실로 찾아왔다. 크고 아름다운 꽃다발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더욱 환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함께 온 한이준은 무슨 일인지 안경을 끼고 있었다.

맞춤형 고급 정장에 안경을 매치한 그는 마치 패션 화보 속의 모델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지적인 안경은 한이준의 평소 방탕하던 이미지와 분위기를 눌러주는 대신 차분하고도 절제적인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하지만 온다연은 그의 눈 아래에 들어있는 멍을 발견했다. 안경 때문에 눈에 잘 띄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무심코 두 번씩이나 시선을 돌려 한이준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강후는 기분이 상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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