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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그때의 사건과 사람들을 다시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생각이 들자 유강후의 마음속에서는 불길한 예감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온다연을 품에 안고 차에 탔다.

한밤중이 되자 온다연은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의식 역시 온전치 못했다. 그런 온다연의 모습을 보던 유강후의 눈에는 깊은 어둠이 깃들었다.

그는 밤새 한숨도 못 자고 온다연의 곁을 지키며 그녀를 간호했다.

동이 틀 무렵, 장화연이 안으로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안 돌아갔습니다.”

유강후는 아직 잠들어 있는 온다연을 한 번 쳐다보며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다행히 열은 내렸다.

어젯밤, 온다연은 밤새 뒤척이며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계속 땀을 흘린 탓에 옷도 몇 번이나 갈아입어야 했다.

밤새 무슨 꿈을 꾸었던 것인지 자는 내내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며 잠꼬대를 했다.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유강후는 질투마저 느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온다연의 이불을 덮어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직접 만나러 가야겠어.”

그 말을 남긴 유강후는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는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밤새 눈이 내린 탓에 병원 밖 거리에는 두터운 눈이 쌓여 있었다.

온다연의 병실을 마주 보고 있는 오래된 거리에는 검은색 슈퍼카가 서 있었다.

아마 밤새 그 자리에 서 있었던 모양이다. 나무에 가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차 지붕에는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차 주위에는 눈 대신 담배꽁초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

차 문 옆에는 창백하고도 단정한 모습의 청년이 서 있었다.

밤새 잠을 못 잤거나,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 듯 청년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눈에는 실핏줄이 서 있었다.

어둡고도 집착 어린 눈빛은 평소 TV에서 보던 밝고 청량한 모습과 정반대였다.

유강후가 다가오자 청년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버리고 두 손을 외투 주머니에 넣은 채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둘 다 검은 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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