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0화

작가: 손이영
유강후의 눈에서는 살기가 서서히 번져 나왔다. 그의 눈 안에 숨겨진 차가운 살의는 전혀 숨겨지지 않았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혜성, 당신이 예전에 온다연을 도와줬다는 걸 감안해서 이렇게 최대한 공손하게 얘기해주는 거야. 아무리 남씨 가문이 당신을 보호해준다고 해도, 내가 당신 하나 처리 못 할 것 같아? 내가 정말 당신 하나 처리하려고 나선다면, 남씨 가문에서 당신 하나 지키려고 감히 나랑 맞서려고 할까? 가 지금 인내심이 남아 있을 때 원하는 만큼 부르는 게 좋을 거야. 그럼 넌 더 이상 무대 위에서 굳이 춤추고 노래하지 않아도 돼. 그 돈 들고 경원을 떠나.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

그 말에 주희의 입가에 비웃음이 어리더니 눈가에 미묘한 빛을 띠었다.

“대표님은 제가 이런 것까지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한층 더 냉랭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 연예계 생활은 여기서 끝이야.”

주희가 경멸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그딴 걸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하세요? 대표님, 아무리 대표님 권력이 막강하다고 해도 온다연에게는 대표님이 절대 다가갈 수 없는 과거가 있어요. 그 과거를 만들어준 장본인들도 다름 아닌 유씨 가문이라는 건 아세요? 어제 보니까 온다연 참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그렇게 예쁜 여자를 안 좋아하는 게 더 이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혀를 끌끌 차던 주희가 도발적인 말투로 말했다.

“온다연은 절대 대표님을 좋아할 수 없을 거예요! 대표님이 유씨 성을 가지고 있는 한, 유씨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한, 온다연은 절대 대표님을 좋아하는 일이 없을 거예요!”

그 말에 유강후의 심장이 심연 속으로 깊숙이 가라앉더니 이마에는 핏줄까지 불거졌다.

그 순간, 유강후는 당장이라도 주혜성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시 차분하고도 권위적인 모습을 되찾더니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관없어, 온다연이 날 좋아하지 않아도 우린 결국 결혼할 사이니까. 여기 밤새 서 있어봤자 온다연은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1화

    유강후는 하던 일을 모두 멈춘 채 거의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온다연의 곁을 지켰다.그는 어젯밤의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주혜성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온다연을 바라보며 유강후는 비서에게 창가에 의자를 갖다두게 했다. 그러고는 그녀를 끌어안아 창가에 갖다 놓은 의자 위에 앉혔다.온다연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유강후가 이끄는 대로 자신의 몸을 맡겼다.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고 그저 침묵을 지키며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둘 사이의 분위기는 마치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연인처럼 부드럽고도 애틋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다음 날 아침까지 쭉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잠에서 깬 온다연은 유강후에게 낮은 소리로 말하는 장화연의 목소리를 들었다.“모든 연락을 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연 씨가 보기 전에 핫이슈들 새로 뜬 거 다 지워야죠.”유강후의 지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장 집사가 권이랑 같이 확실하게 처리해.”그 말에 온다연은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뉴스를 찾아보았다. 어플 추천화면에는 벌써 수십 개의 뉴스가 떠 있었다.“라이징 스타 주혜성, 어젯밤 클럽에서 만취한 채…”“주혜성 음주운전, 교통사고”“톱스타 주혜성, 고속도로에서 추락, 생사는 불분명…”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멍해진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렸다.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분노가 그녀를 순식간에 집어삼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온다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유강후에게 다가갔다.“아저씨가 한 짓이죠?”그 말을 내뱉은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표정에는 분노와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유강후의 시선은 아무것도 신지 않은 그녀의 발로 옮겨지더니 무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왜 신발 안 신었어?”온다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강후를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쥔 채 언성을 높였다.“지금 묻잖아요, 아저씨가 한 짓이냐고요!”갑자기 커지는 목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2화

    깜짝 놀란 유강후는 몸을 일으켜 온다연을 부축하기 위해 다가갔다.“다연아!”온다연은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할 고통에 휩싸이면서도 유강후를 한 손으로 밀어내며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요, 지금 아저씨가 끔찍이도 싫으니까!”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온다연을 보며 가슴 한쪽이 서늘해진 유강후는 다급하게 그녀를 안고 응급실로 달려갔다.당직의도 잔뜩 흥분한 듯한 온다연의 모습에 깜짝 놀라 다급하게 그녀에게 강제로 진정제를 투여했다.온다연은 빠르게 잠이 들었다.빠른 속도로 정밀검사를 마친 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다행히 태아에게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냥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경련이 온 것 같아요.”의사가 유강후를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이번엔 다행히 태아에게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산모가 몸이 너무 약하기도 하고 태아의 상태도 불안정합니다. 다른 산모들에 비해 태아의 발육 상태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고요. 이 이상의 자극은 최대한 피하셔야 할 겁니다.”더 말을 이으려던 의사는 유강후의 쓸쓸한 눈빛과 무거운 표정을 본 순간, 마음이 약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유강후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는 소문으로만 듣던 피도 눈물도 없는 재벌 후계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었다.유강후는 전혀 차가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온다연이라는 여자를 극진히 아끼고 사랑하는 한 남자에 불과했다.게다가 간호사들은 종종 온다연이 잠든 틈을 타 그녀의 얼굴에 입 맞추는 유강후의 모습을 본 적도 있다며 수군댔다. 온다연의 모습을 보는 유강후의 눈빛에는 항상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또 어떤 날에는 온다연을 꼭 안고 다니며 땅에 발을 붙이지도 못하게 했었다. 그런 날에는 아예 온다연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혀 밥까지 직접 떠먹여 주곤 했다.다만 유강후의 집착스럽고 강압적인 태도와 방식은 온다연의 숨통을 조여왔다.그리고 온다연을 대하는 그의 표정은 항상 차갑고도 단호했다. 주변 사람들도 온다연이 유강후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할 수 있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3화

    온다연은 눈을 질끈 감고 얼굴을 서서히 들어 올렸다. 그녀는 긴장한 듯 길고 촘촘한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금방 잠에서 깬 그녀의 볼에는 잔머리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유강후는 그것을 정리해주기 위해 온다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하지만 온다연은 유강후가 정말로 자신에게 손찌검하려는 줄로 오해하고 본능적으로 얼굴을 감싸며 몸을 뒤로 물렀다.“잠깐만요!”유강후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온다연을 바라보며 물었다.“다연아, 내가 정말 널 때릴 거라고 생각해?”온다연이 작게 대답했다.“저번에, 저 때렸잖아요.”온다연이 임혜린의 일로 유강후에게 대들었던 그 날, 유강후는 온다연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때렸다.지금 그 일을 떠올려보면 온다연은 여전히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크고 무거운 유강후의 손이 온다연의 엉덩이 위로 떨어질 때마다 그녀는 찌릿한 고통을 맛봐야 했다.유강후도 온다연의 말에 그녀의 새끼손가락이 부러졌던 그 날 일을 떠올렸다.그는 온다연의 손을 들어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번에 마지막이야. 다음에 또 그러면, 정말 혼날 줄 알아.”말을 마친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아 식탁으로 데려갔다.식사하던 도중, 손님이 병실로 찾아왔다.임혜린이 커다란 해바라기 꽃다발을 품에 안고 병실로 찾아왔다. 크고 아름다운 꽃다발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더욱 환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함께 온 한이준은 무슨 일인지 안경을 끼고 있었다.맞춤형 고급 정장에 안경을 매치한 그는 마치 패션 화보 속의 모델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지적인 안경은 한이준의 평소 방탕하던 이미지와 분위기를 눌러주는 대신 차분하고도 절제적인 분위기를 더해주었다.하지만 온다연은 그의 눈 아래에 들어있는 멍을 발견했다. 안경 때문에 눈에 잘 띄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그녀는 무심코 두 번씩이나 시선을 돌려 한이준을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강후는 기분이 상했는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4화

    임혜린은 말을 멈추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넌 이런 내가 창피하지 않아?”온다연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혜린은 온다연의 유일한 친구였다. 두 사람은 거의 모든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이였지만 서로의 가정사에 대해서는 묻지 않기로 암묵적인 약속을 했다.그 때문에 임혜린의 과거 이야기는 온다연도 처음 듣게 되었다.온다연은 한때 임다연을 부러워했다. 그녀를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외동딸로 여기고 부유하진 않더라도 먹고 살 걱정 없이 사랑받으며 살아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현실은 온다연의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다.온다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임혜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돈 버는 게 뭐가 창피해?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그녀는 고개를 돌려 온다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난 말이야, 유 대표님께서 널 괴롭힌다고 생각하진 않아. 이준 씨한테서 들었는데 대표님이 예전에 너 괴롭히던 사람들 하나하나 다 찾아내서 감옥으로 보냈대. 그중 몇 명은 정체 모를 죽임을 당했다고도 하고.”온다연이 임혜린의 말을 끊었다.“설마 너도 날 설득하려는 거야? 만약 내가 너한테, 나도 너 같은 대타에 불과하다고 얘기하면, 그래도 넌 날 설득할 수 있어?”임혜린의 눈빛이 쓸쓸해지더니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한참이나 침묵을 유지하던 그녀가 겨우 입을 열었다.“아직도 주희 못 잊은 거야?”온다연은 생각에 잠긴 듯 멍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임혜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그럴 만도 해. 목숨 걸고 널 지켜준 사람인데,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그녀는 잠시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이 얘긴 이제 그만하자. 은행루 예약해뒀으니까 점심은 거기 가서 먹자. 네가 좋아하는 요리들로만 부탁해놨어. 얼른 가자. 예전에 우리 학교 다닐 때, 매일 은행루 앞을 지나가면서 외제 차들 줄지어 있는 거 보고 세상에서 제일 비싼 레스토랑인 줄 알았잖아. 그때 우리 돈 많이 벌면 꼭 한번 가보자고 했었던 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5화

    두 사람의 모습은 영원히 얽히고설킬 운명처럼 느껴졌다.서로를 힘껏 껴안고 진한 입맞춤을 나누는 두 사람의 뒤에는 주희가 서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희의 손발은 얼어붙을 듯 차가워졌고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끓어오르는 엄청난 질투심에 주희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는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며 자신과 온다연 사이에 놓인 수많은 장애물들을 제거해왔다.하지만 그런 주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다연은 결국 다른 사람과 진한 입맞춤을 나누고 있다.도대체 왜!온다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것이어야 했다. 오직 주희의 것이어야만 했다. 그녀가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주희는 갈색 봉투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천천히 걸어가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했다.“두 사람 정말 애정이 넘쳐 보이네요, 누나. 이런 데서까지 서로한테 푹 빠져 키스를 할 정도라니.”유강후의 폭풍 같은 입맞춤에 금방이라도 다리가 풀릴 것 같던 온다연은 뒤에서 들려오는 주희의 목소리에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그녀는 다급히 유강후를 밀어내고 창백해진 얼굴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주희를 바라보았다.주한과 꼭 닮은 그 얼굴과 두 눈을 마주하자 온다연은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무겁게만 느껴졌다. 수많은 손가락들이 그녀를 가리키며 “배신자”, “더러운 여자”, “몸이나 파는 하찮은 창녀”라며 저주를 퍼붓는 것만 같았다.온다연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감싸며 입술을 옅게 떨었다.“너, 네가 왜 여기 있어?”주희는 그녀의 불룩한 배를 보자마자 이성을 잃은 듯 핏발이 가득 선 눈빛으로 소리 죽여 웃기 시작했다.“그럼 제가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누나? 우리 형 묘라도 찾아가서 무릎 꿇고 울고 있어야 할까요? 우리 형 정말 불쌍하죠.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형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여자는 원수의 아이나 임신하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그 원수 놈이랑 키스나 하고 있으니.”주희의 말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온다연의 가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6화

    “아저씨…”배에서 몰려오는 강렬한 통증과 출혈로 온다연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머릿속이 하얘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낮게 유강후를 불렀다.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를 발견한 유강후의 눈동자가 급격히 수축했다.피가 너무 많이 흐르고 있었다.지나칠 정도로 많았다.왜 이렇게까지 많은 피가 흐르는 걸까?유강후는 심장을 얻어맞은 듯 정신이 멍해지더니 숨까지 멈추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연아!”그는 떨리는 손으로 온다연을 안아 들고 미친 듯이 밖으로 뛰어나갔다.피가 그의 발걸음 뒤로 계속 떨어져 빨간 뱀 같은 자국을 남겼다.깜짝 놀란 주희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잠시 후, 뒤늦게 정신이 돌아온 주희는 다급히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마침 룸에서 나온 한이준과 임혜린도 그 장면을 목격하고는 깜짝 놀라 급히 두 사람을 따라갔다.다행히 병원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차는 병원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렸다.눈시울이 빨개진 유강후는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10분 정도 달려 온다연은 응급실에 도착했다.의사와 간호사들도 온다연의 상태에 크게 놀란 듯했다.기다리는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 같았다.기다리는 1분 1초가 너무 고통스러웠고 심장이 찢어질 듯한 끝없는 아픔과 고통만이 유강후를 삼켰다.유강후는 동물원에 갇혀버린 맹수처럼 응급실 밖을 이리저리 서성이며 안절부절못했다.그의 뒷모습은 잔뜩 긴장한 듯 보였고 두 주먹을 꽉 쥔 채 눈가에는 모든 것을 없애버릴 듯한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그의 주위에는 이권과 장화연을 포함한 보디가드와 비서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들 중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낼 수 없었다.한이준과 임혜린, 그리고 주희가 뒤늦게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 침묵이 계속되었다.병원에 도착한 임혜린은 유강후를 발견하자마자 무어라 말을 꺼내려 했지만 한이준이 다급히 그녀를 막아섰다.“지금은 말 걸지 마. 지금 저 자식 제정신 아니야. 괜히 건드렸다가는 너만 다쳐.”하지만 그 반면에 주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7화

    “쿵!”곧이어 한이준이 유강후의 힘에 밀려 벽에 내동댕이쳐졌다.그는 한숨을 축 내쉬고는 옆에 있던 보디가드들에게 손짓했다.“당장 쟤 떼어내!”보디가드들은 폭주 중인 유강후의 모습을 보고 망설이다가 다급한 한이준의 명령에 마지못해 느릿느릿 걸음을 움직였다. 그 사이, 유강후는 주희를 짓밟기 위해 발을 들어 올렸다.그 모습에 한이준이 더 다급하게 소리쳤다.“당장 저 자식 말리라고! 사람 하나 죽는 꼴 보고만 있을 거야!”보디가드들이 급히 달려들어 유강후를 강제로 주희에게서 떼어 놓았다. 하지만 유강후는 여전히 주희를 노려보며 분노와 살기가 서린 눈빛으로 주희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주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피 섞인 침을 뱉더니 악의만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유강후를 응시하며 말했다.“역시 절 못 죽이셨군요. 당신 따위는 절대 절 죽일 수 없을 거예요. 겁쟁이니까!”한이준이 급히 소리쳤다.“입 닥쳐! 얘가 정말 너 하나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해!”주희는 피가 흐르는 입술을 손등으로 쓱 닦으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제가 그딴 걸 신경이나 쓸 것 같아요?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저한테는. 사는 게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그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유강후를 향해 중지를 치켜세웠다.유강후의 눈에는 여전히 살기가 감돌았다. 그는 자신을 붙잡던 보디가드 두 명을 뿌리치고 다시 주희에게 달려들었다.그 순간, 응급실의 문이 열리더니 땀에 젖은 의사 두 명이 나왔다.“대표님, 죄송합니다만 아이는 지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산모 역시 큰 충격을 받은 탓에 대량의 출혈이 있었습니다. 산모의 상황 역시 좋지 않습니다…”유강후의 머릿속이 윙윙대며 울렸다. 그 소리는 마치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 같았다.극심한 고통이 순식간에 몰려와 유강후를 휘감았다.정신이 아득해져 아무 생각도 못 하던 유강후는 의사들을 밀쳐내고 비틀거리며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수술대 위에는 온다연이 누워 있었고 그녀의 밑에 깔린 수술 천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18화

    그 말을 들은 유강후의 눈에 다시 살기가 감돌았다.“저는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냐 물었지, 그런 사례가 있는지 없는지는 묻지 않았습니다!”의사가 한숨을 푹 내쉬며 조용히 말했다.“지금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는 유럽 출신의 그웬이라는 박사입니다. 며칠 전에 동양국 학술회의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을 만나실 수만 있다면 희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분은 괴짜로 유명하신 분이라 돈으로는 절대 설득이 안 될 겁니다. 지금 그웬 박사님의 거처를 알고 있습니다. 아직 동양국에 계실 테니까, 유 대표님께서 직접 가신다면 데려올 수 있을지도 모르죠.”그때, 옆에 있던 간호사가 갑자기 새된 비명을 질렀다.“큰일 났습니다! 출혈이에요! 산모가 대량의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얼른 이쪽으로 와주세요!”“얼른 수술 준비해!”“혈액 팩 준비됐어?”그 순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온다연을, 그리고 다른 한 팀은 아직 제대로 발달도 안 된 아이의 생명을 어떻게든 연장해보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유강후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모든 것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그는 온다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다연아, 내가 어떻게든 그 의사를 찾아볼게. 네가 없으면, 나도 아이 필요 없어.”말을 마친 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힘껏 쥐더니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날 오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다는 산부인과 의사 그웬은 동양국의 호텔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열 명이 넘는 무장 군인들이 그가 묵고 있던 호텔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그중 한 명은 아주 강한 기세를 머금은 젊은 동양인 남자였다. 남자는 그웬에게 총구를 겨누며 옥상에 대기시켜둔 헬리콥터 안으로 몰아넣었다.그웬은 정말 정신이 나갈 뻔했다. 헬기까지 가는 동안 그는 자신이 동양의 폭력 조직을 건드렸던 일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하지만 병원에 도착하고 보니 자신이

최신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30화

    표정이 굳어지더니 유강후는 온다연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그러나 그녀는 이를 피하며 차갑게 쏘아보았다.“왜요? 저 여자랑 관련된 일이면 물러서야 하는 거예요? 뭐든 내가 원하는 대로 해도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근데 고작 내가 저 여자를 몇 번 밟았다고 이러는 거예요?”그녀는 혐오스럽다는 듯 말했다.“아저씨, 정말 구역질 나게 만드네요.”유강후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고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무거운 입을 열었다.“온다연, 네가 말한 것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할 거야. 하지만 우리 곧 결혼하잖아. 결혼 후에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 안 될까?”하지만 온다연은 이미 그에게 마지막 남은 인내마저 잃은 듯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필요 없어요. 설령 진실이 밝혀진다 해도 아저씨는 날 믿지 않을 테니까. 아저씨의 사랑은 편애받을 사람에게나 주라고요.”지친 듯 낮은 목소리였다.“아저씨, 우린 끝이에요.”말을 마치며 그녀는 옷 주머니에서 한 서류를 꺼냈다.“난 아저씨랑 결혼 안 할 거예요.”얼굴이 크게 일그러지더니 유강후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온다연,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온다연은 그의 화난 모습에 심장이 찢어지는 듯했지만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여기까지 오게 된 상황에서 그가 온다연을 깊이 사랑하는 듯 가장하는 모습이 역겹기만 했다.“아저씨, 우리 이혼해요.”이혼이라는 두 글자는 가벼운 울림이었지만 유강후의 귀에는 마치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큰 충격을 받았는지 그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운 듯 보였다.그러다 곧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뭐라고 했어?”온다연은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이혼하자고요. 만약 이 혼인신고서가 진짜라면 이혼해요. 가짜라면 그만둬도 되고요.”유강후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온다연, 이 혼인신고서가 가짜라고 의심하는 거야?”온다연은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믿을 만한 게 있긴 해요?”“아저씨가 구청에 갈 리는 없겠죠. 상관없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방법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9화

    온다연은 유강후의 손을 뿌리치며 다시 한번 나은별의 손을 짓밟았다.고통에 나은별은 비명을 질렀다.“아! 아파! 내 손!”유강후는 급히 온다연을 끌어내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만해!”그의 눈은 짙은 분노로 어두워져 있었다.“오늘 일은 내가 CCTV 확인할 거야. 하지만 네가 너무 지나친 것도 사실이야!”온다연은 그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CCTV? 아저씨, 여기 CCTV가 있어요? 아까 관리인이 뭐라고 했더라? 아직 설치 중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이렇게 나은별 씨 편들 거면 차라리 저 여자랑 결혼하지 그래요!”유강후는 즉시 관리인을 향해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아직 CCTV 설치가 안 끝난 거지?”그러자 관리인은 몸을 떨며 대답했다.“어제 설치 도중 문제가 생겨서 내일 다시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결혼식 전에 완료하면 될 줄 알고... 그런데 이런 일이...”“당장 정리하고 떠나.”유강후는 차갑게 말했다.“이 집엔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 필요 없어.”온다연은 냉소적으로 말했다.“뭐예요, 저 여자가 아프다고 하니까 하인한테 분풀이하는 거예요?”그녀의 목소리에는 강한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아저씨랑 나은별 씨 정말 닮았다. 남을 짓밟는 모습이 똑같아요.”이 말에 유강후의 이마에는 핏줄이 튀어나왔다.그래도 겨우겨우 화를 삼키며 그는 온다연의 손을 잡으려 했다.“그만하자. 얘기는 안으로 들어가서 하자.”하지만 온다연은 몇 걸음 물러서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손 치워요! 저 여자를 만진 더러운 손으로 나 건드리지 마요. 역겨우니까!”유강후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온다연은 피식 코웃음 쳤다.“내가 무슨 소리 하는지 몰라요? 방금 두 사람이 생사를 함께하는 듯한 모습, 정말 감동적이더라고요. 차라리 며칠 뒤에 저 여자랑 결혼해요.”결국 유강후의 분노가 폭발했다.“닥쳐! 온다연, 내가 정말 너를 너무 오냐오냐했나 보다!”온다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8화

    온다연의 눈에는 일말의 온기도 없었다. 그녀는 차갑게 유강후와 나은별을 바라보고 있었다.나은별은 비명을 지르며 유강후를 강하게 밀쳐냈다.차는 순식간에 나은별 앞으로 돌진했고 겁에 질린 그녀의 몸은 굳어버렸다.“강후 씨! 살려줘!”눈빛이 번뜩이더니 유강후는 나은별을 덮쳐 옆으로 밀어냈다.그러자 차는 급회전하며 풀밭으로 돌진했고 그제야 멈췄다.유강후의 가슴은 크게 들썩였고 이마에 핏줄이 불거진 채 온다연이 앉아 있는 차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얼굴에는 깊은 충격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다연이가 은별이를 죽이려 했나? 아니, 나까지 죽이려 했나?’그녀의 차가운 시선은 두 사람을 낯선 타인 대하듯 바라보고 있었다.온다연은 변해버렸다.이전의 그녀는 아주 나약하고 소심해 유강후는 그녀를 손가락 하나로도 짓누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의 온다연은 그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운전석에 앉아 있는 그녀는 끔찍할 만큼 냉혹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그의 마음속엔 심한 고통이 밀려왔고 입술을 살짝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눈에는 깊은 슬픔만이 스칠 뿐이었다.반면, 온다연은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조금 전 그 순간, 그녀는 정말로 나은별을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유강후가 뛰어들었고 그 때문에 그녀는 주저했다.‘나은별은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야. 위험한 순간마다 항상 누군가 저 여자를 지켜주잖아.’온다연은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신했다.그녀에게 익명의 문자를 보낸 사람은 나은별이었을 것이라고.그 외에 이런 짓을 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한편으로 그녀는 이 사실을 유강후에게 말하려 했지만 오늘 그의 행동을 보고 나니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저녁의 햇살이 비스듬히 비추며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그림자는 차와 유강후 사이에 경계선을 그린 듯했다.온다연과 유강후는 그저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이 침묵을 깨뜨린 건 나은별의 울음소리였다.“강후 씨, 저 여자가 우리를 죽이려 했어!”눈빛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7화

    차가 자신을 덮치리라 생각한 순간, ‘끼이익’ 하는 급브레이크 소리가 울렸다.차는 갑자기 방향을 꺾어 벽으로 돌진했고 곧이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충돌하며 멈췄다.차 앞부분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충돌로 인해 벽이 움푹 들어가며 먼지가 흩날렸다.온다연은 제자리에 서서 차갑게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상황이 너무 갑작스러워 유강후는 차량이 온다연을 향해 돌진하는 것은 못 보고 벽으로 돌진하는 장면만 목격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충분히 충격을 받았다.그는 급히 달려와 온다연을 품에 안으며 다급하게 물었다.“괜찮아? 놀랐지?”온다연은 움직이지도 않은 채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차에 탄 사람 봐야 하지 않아요?”유강후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졌다.“우리 신혼집을 망치려 한 사람이야. 내가 살려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일이라고!”그러자 온다연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정말 확실해요?”그녀는 천천히 말했다.“차 안에 있는 사람은 아저씨가 아끼는 나은별 씨예요. 그래도 그 사람을 죽게 놔둘 거예요?”일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유강후는 온다연을 놓아주었다.“다연아, 그런 소리 하지 마.”그때 하인들과 관리인이 달려 나왔다. 상황을 파악한 이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차로 달려갔다.곧 누군가 소리쳤다.“대표님! 안에 있는 사람이 나은별 씨입니다!”유강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차 쪽으로 향하려 했다.그러자 온다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여자가 방금 나를 치려고 했어요.”이 말에 유강후는 걸음을 멈췄다.온다연은 고개를 숙인 채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난 아저씨가 그 여자를 보러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간다면 난 아저씨를 완전히 포기할 거예요.”그 순간 차 문이 열리고 하인의 부축을 받으며 나은별이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충돌로 인해 에어백이 그녀의 폐를 강타했고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내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나은별은 유강후를 보자 비참한 목소리로 애타게 외쳤다.“강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6화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결혼식까지 남은 날이 3,4일밖에 되지 않았다.영운산에 있는 집은 완벽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었고 가구도 모두 배치되었다. 요 며칠 동안은 생활용품들을 하나씩 채우는 중이었다.이 별장은 영운산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으며 대지 면적이 1천 평이 넘고 경운시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었다.하지만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천연 온천이었다.탁월한 약효를 자랑하는 이 온천은 오랜 기간 몸을 조리해야 하는 온다연에게 그야말로 최적이었다.이곳은 결혼 후 유강후와 함께 머물 신혼집으로, 그는 집을 꾸미는 데 엄청난 정성을 들였다.전체적으로 전통 스타일로 꾸며졌지만 거실 천장은 최상의 채광 효과를 위해 설계되었다.하여 날씨가 좋은 밤이면 소파에 누워 별을 감상할 수도 있었다.마당에는 해바라기와 붉은 장미가 가득 심어져 있었다.장미는 이미 몇 송이가 만개해 있었고 은은한 향기가 온 정원을 가득 메우며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그러나 온다연은 여전히 기운이 없어 보였다.유강후가 고양이 구월이의 집을 배치하고 있을 때, 온다연은 그 모습을 가만히 그네에 앉아 지켜보았다.그런데 구월이의 집이 다 완성되기도 전에 그녀는 그만 잠들어 버렸다.유강후는 온다연이 한쪽으로 기울어 깊이 잠든 모습을 보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나무 아래에 있는 긴 의자에 눕혔다.그는 요즘 들어 그녀의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전보다 훨씬 자주 잠에 빠졌고 무언가를 생각하다 멍해지는 일이 늘었다.온다연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녀는 말을 아꼈고 가끔씩 겨우 한두 마디를 내뱉었지만 그 내용조차 마음을 긁는 말들뿐이었다.그녀가 가장 많이 말을 했던 날은 지예솔이 찾아왔던 그날이었다는 게 새삼 떠올랐다.유강후는 잠들어 있는 온다연의 옆모습을 보며 어딘가 모르게 그녀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다연아, 또 날 떠날 생각 하는 거야? 절대 그렇게 두지 않을 거야.”온다연은 깊이 잠들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5화

    온다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말했다.“그중에서도 내가 보기엔 가장 약점이 될 수 있는 건 바로 거래 전문가예요.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죠?”지예솔은 대답하지 않고 고양이 모양 쿠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잠시 후, 하인이 문을 두드렸다.“사모님, 다이닝룸에 사모님이 좋아하시는 우유 커스터드가 준비되었습니다.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밖으로 모시고 오라고 하셨어요.”지예솔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며 낮게 말했다.“보아하니 강후 씨는 정말 다연 씨를 철저히 통제하나 봐요. 잠깐 떨어졌는데도 불안해하다니... 혹시 내가 다연 씨를 데려갈까 봐 걱정이라도 하는 걸까요?”온다연은 아무 말 없이 일어나 고양이 모양 쿠션을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잘 보관해요. 이 안에 들어 있는 카메라는 구하기 힘든 거예요.”이렇게 말한 뒤, 두 사람은 함께 서재를 나섰다.다이닝룸에 다다르기도 전에 봉현수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연 씨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예요? 벌써 30분이나 지났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그렇게 끝도 없이 하는 거죠? 혹시 우리 집 예솔이를 어딘가로 데려가려는 거 아니예요?”유강후의 반응도 냉랭했다.“우리 다연이가 예솔 씨를 데려간다니요? 예솔 씨야말로 진짜 문제 아니예요? 우리 다연이가 예솔 씨 때문에 나쁜 영향을 받았다고요! 아직 현수 씨한테 따질 말도 많아요, 근데 왜 현수 씨가 먼저 큰소리쳐요?”“현수 씨, 선 넘지 마요!”온다연과 지예솔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서로의 눈에서 당혹스러움을 읽을 수 있었다.식탁으로 돌아왔을 때, 유강후는 눈에 띄게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막 입을 열려는 순간, 지예솔이 손에 든 고양이 모양 쿠션을 보며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쿠션을 좋아하신다면 여러 개 선물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안 됩니다.”그 쿠션은 온다연과 유강후가 처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때, 온다연이 인터넷으로 주문해 그의 책상 의자에 놓은 것이었다.그녀는 그것을 ‘등받이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4화

    온다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같은 사람에게 사랑은 필수가 아니에요. 감정도 중요하지 않고요. 강후 씨와 나는 애초에 같은 부류가 아니에요. 우리 사이에는 너무 많은 장벽이 있습니다.”“전 유씨 가문 사람들이 과거에 저에게 했던 짓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그들이 죽었다고 해도 내 마음의 한은 풀리지 않아요.”“하지만 강후 씨에게 유씨 가문은 가족이잖아요. 그 사람이 그들을 진정으로 끝장낼 리가 없어요.”“봐봐요, 유하령이 그렇게 많은 악행을 저질렀는데도 지금은 겨우 다리 하나 잃은 정도잖아. 유씨 가문 사람들이 여전히 유하령의 재활을 돕고 있고 아마 1,2년 안에 다시 정상적으로 걸을 수도 있을 거예요.”“게다가 내 동생의 죽음, 그리고 나와 나은별 같은 사람들의 얽힌 관계들까지...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알려줬어요. 나는 결국 희생될 수 있는 사람이란 걸.”“강후 씨는 한편으론 날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그 사람들이 날 무자비하게 해치도록 방치했어요. 이런 사랑은 나로선 감당할 수 없어요.”눈빛에 어두운 기색이 스치며 온다연이 말을 이었다.“한때는 아이만 있으면 모든 걸 내려놓고 그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건 내가 순진했던 거예요. 아이가 있어도 그 모든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았을 거고 다만 조금 늦게 터질 뿐이었겠죠.”“유강후라는 사람은 겉으론 깊은 정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정해요. 그 사람은 항상 자신의 사고방식으로만 사람들을 판단해요. 얻지 못하면 가두거나 파괴해버리고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온갖 방식으로 벌을 주죠.”“완벽한 사업가이자 타고난 리더지만 좋은 연인은 아니에요. 게다가 나 같은 사람은 사랑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나에겐 사랑보다 배를 채우는 게 더 중요하니까.”그녀의 말이 끝난 후, 서재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잠시 후, 온다연은 책상 의자에 놓인 고양이 모양 쿠션을 정리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쿠션의 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3화

    온다연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곽혜영을 무시한 채 한이준을 향해 말했다.“한 대표님, 안목이 갈수록 떨어지시네요. 눈이 좀 안 좋으신가 봐요. 강후 씨가 갓 사 온 영양제가 있는데 돌아가실 때 몇 개 가져가세요. 눈은 깨끗해야 좋으니까요.”한이준의 얼굴이 즉각 굳어졌고 곽혜영의 표정은 더 심각했다.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며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말했다.“유 대표님, 제가 다연 씨의 기분을 상하게 했나요? 화나신 것 같아요. 다 제 잘못이에요.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유강후는 냉담하게 말했다.“다연이 기분을 상하게 한 걸 알면서도 물어요? 그렇게 생각했으면 저기 문 있잖아요. 나가세요. 배웅은 안 할 테니.”이 말이 끝나자마자 봉현수가 웃음을 터뜨렸다.“강후 씨, 그래도 상대는 여자잖아요. 게다가 은별 씨 사촌인데 손님으로 온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한이준의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지며 분노했다.“두 사람 다 그만해요! 혜영이는 제 파트너입니다. 적당히 좀 해요!”온다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 친척이셨구나.”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곁에 있던 지예솔의 팔을 잡아당겼다.“예솔 씨, 제가 주얼리 관련해서 여쭐 게 있어요. 서재로 가서 얘기해요.”그렇게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남은 곽혜영은 얼굴이 어두워진 채 침묵을 유지했다.한이준은 눈물이 곧 흘러내릴 듯한 곽혜영의 모습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이끌고 나갔다.봉현수가 한이준이 정말 화가 난 듯해 따라나서려 했지만 유강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현수 씨, 앉아요.”“신경 쓰지 마요! 이준이는 갈수록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어요. 우리 다연이조차 저 혜영 씨한테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걸 아는데 여전히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잖아요. 혜린 씨랑 헤어지고 나서는 정말 허기가 졌나 봐요. 아무거나 다 먹을 정도로.”“그냥 스스로 정신 차릴 때까지 둬요.”서재 안에서, 온다연은 앰버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예솔 씨, 부탁 하나 드리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2화

    장화연은 표진아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더니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마 그냥 지나가는 말일 겁니다. 적어도 사모님 뒷말은 하지 마세요.”“잠시 후에 한 대표님과 봉 대표님이 오셔서 결혼식 장소에 대해 논의할 거예요. 차와 간식을 준비하세요. 한 대표님의 새로운 파트너분은 커피와 서양 과자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것도 준비하시고 나머지는 평소대로 하시면 됩니다.”“네, 장 집사님.”하인이 돌아서려는 순간, 장화연이 다시 말했다.“준비해 두세요. 결혼식이 끝난 뒤, 당신은 영운산 별장으로 가서 일하게 될 겁니다. 모든 일에 좀 더 신경 쓰세요. 셋째 도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별장으로 가는 사람은 대우가 더 나아질 거라고 하셨습니다.”하인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알겠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저녁 식사 전, 한이준과 봉현수가 정말로 도착했다.다만 한이준 옆에 선 사람은 낯선 얼굴이었다.봉현수 옆에는 여전히 지예솔이 함께였다.온다연의 시선이 한이준의 파트너에게 스치듯 지나갔다.단정하고 청순한 외모로 임혜린과 몇 분 닮은 느낌이었다.하지만 곧 그녀는 무표정하게 시선을 돌렸다.그런데도 그 여자는 무척 친근한 척하며 달콤한 미소로 말했다.“유 대표님, 저 기억하시나요? 저는 이진이의 어릴 적 친구 곽혜영이에요. 예전에 모임에서 뵌 적 있는데.”유강후는 별다른 표정 없이 예의상 고개를 끄덕였다.곽혜영은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여전히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 있게 행동했다.저녁 식사가 무척 풍성하게 준비되었지만 어떤 사람들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곽혜영은 식사 중 활발하게 대화를 이끌며 마치 유씨 가문과 봉씨 가문에 아주 익숙한 사람처럼 굴었다.그러나 두 남자는 마치 포커페이스를 하듯 냉담한 표정을 유지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곽혜영은 전혀 개의치 않고 국제 정세와 금융 이야기를 꺼내며 온다연과 지예솔을 가끔씩 흘끔거렸다.그 눈빛 속에는 미묘한 경멸이 담겨 있었다.곽혜영은 사전에 조사를 했었다.온다연과 지예솔은 얼굴로 자리를 차지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