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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온다연은 버둥거리며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유강후는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어디 가려고?”

온다연도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몰랐다.

원래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말았어야 했지만 나은별과 유강후의 혼인 얘기를 듣고 나니 너무도 괴로웠다.

그녀는 그에게 그저 놀이 상대일 뿐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비록 직접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그녀는 자신과 유강후는 암묵적인 거래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상황을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기로 한 것이고, 그녀는 그에게 그가 흥미를 보이는 그녀의 몸을 내어줄 뿐이다.

떳떳하게 밝힐 수 없었던 사이였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 주제도 파악하고 있었다.

심호흡한 뒤 나직하게 말했다.

“조금 피곤해서 방으로 돌아가 쉴 생각이었어요.”

그녀를 보는 유강후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정말로 그것뿐이야?”

온다연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네, 그냥 조금 피곤해서 자고 싶었어요.”

유강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빛이 다소 어두워지고 표정도 차갑게 굳어져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엘리베이터 안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너무도 조용한 나머지 상대의 숨소리마저 크게 들렸다.

다행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유강후는 그녀를 안은 채 밖으로 나왔다.

방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온다연이 나직하게 말했다.

“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아저씨. 그러니까 돌아가요. 그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 기다리고 있을 거잖아요.”

유씨 집안에 오랫동안 지내면서 비록 떳떳하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을 본 적 있었다.

그녀는 방금 그 레스토랑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말을 마친 뒤 유강후의 품에서 내려오려고 버둥거리자 유강후가 차갑게 말했다.

“내가 가면, 넌 또 어디로 도망치려고?”

온다연은 입술을 깨물며 솔직하게 말했다. 작은 목소리로.

“도망 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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