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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유민준의 말에 유강후의 이마엔 핏대가 드러났고 찢어 죽여버릴 듯이 이불을 꽁꽁 덮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이불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유민준은 이런 무시무시한 유강후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 황급히 이불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죄송해요, 작은아버지. 저랑 다연이는 정말로,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어요. 다연이한테 평생 잘해줄 거니까 제발 저랑 다연이 사이를 허락해 주세요...”

‘사랑? 허락?'

유강후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더니 서슬 퍼런 눈빛으로 손을 들어 살인 병기를 휘두르듯 유민준의 머리를 가격했다.

그의 눈빛은 유민준을 당장이라도 죽여버릴 듯한 눈빛이었다.

유민준은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다. 유강후의 살기를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유강후를 불렀다.

“작은아버지...”

하지만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유강후는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 만약 방금 그의 머리로 닿은 것이 유강후의 손바닥이 아니라 총기였다면 그는 바로 사망했을 것이다.

이때 이불 속에 있던 사람이 머리를 내밀었다.

그를 본 순간 여자도 공포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발 민준 오빠를 한 번만 봐주세요! 저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제발 민준 오빠를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온다연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유강후는 고개를 홱 돌렸다.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는 공포에 휩싸인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었다. 꼭 어디서 본 것처럼.

그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조금 전까지 가득하던 살기도 사라지고 손에도 힘이 풀려 툭 내려놓았다.

이때 유민준이 고개를 돌리며 놀란 눈으로 침대에 누운 여자를 보곤 소리를 질렀다.

“진설아! 네가 왜 거기에 있는 거야? 다연이는?”

밖에 있던 경찰이 들어왔다.

“누군가로부터 여기서 약을 팔고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그러니 협조해주시죠!”

유강후의 표정은 빠르게 평상시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너무도 싸늘해 감히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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