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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저녁 만찬은 8시 정각에 시작되었다.

고운란과 이강현이 연회장에 들어가려 할 때 고건강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

“운란아, 아까 장 지관께서 분부하신 일이 있는데 저녁에 음기가 짙어진 후 음살이 토양에 대한 침식 상황을 봐야 한다고 해. 그래서 사람을 공사장 중심구역에 보내 흙을 한 웅큼 가져오라고 하던데 이강현을 보내는 게 어때?”

고운란은 고건강의 말에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차키를 꺼내 이강현에게 건넸다.

“당신이 얼른 다녀오는 거 어때?”

“알겠어. 후딱 다녀올게.”

이강현이 차키를 들고 떠나자 고건강의 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

“운란, 우리는 들어가자고. 내가 보기에 장 지관이 널 아주 좋게 본 것 같아. 그러니 오늘 저녁 장 지관님을 잘 모셔야 해.”

고운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건강을 따라 연화장으로 들어갔다.

장 지관은 정중앙에 앉아 있었고 고민국은 장 지관의 오른쪽에 앉아있었는데 왼쪽 자리는 비어 있었다.

고민국은 고운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운란아, 얼른 장 지관님 곁에 앉아.”

고운란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할 수 없이 장 지관의 왼쪽 빈자리에 앉았다.

장 지관은 빙그레 웃으며 고운란을 바라보았다.

“고운란 씨 오셨군요. 방금 당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고운란 씨가 여장부의 기질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장 지관님, 과찬이십니다. 제가 무슨 여장부씩이나 되겠습니까? 다 큰아버지께서 절 너무 과대 평가한 것일 뿐입니다.”

고운란이 겸손하게 말했다.

이때 고민국은 술잔을 들고 장 지관에게 술을 권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고 씨 가문을 대표하여 저희를 도와주러 먼 길 와주신 장 지관님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

말이 끝나자 고민국은 술잔을 바로 비워냈다. 하지만 장 지관은 다만 술잔에 입만 살짝 댈 뿐이었다.

장 지관은 자신이 마시는 척하는 것만으로도 고민국의 체면은 충분히 세워주었다고 생각했다.

고민국도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고운란을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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