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웅인은 마음속으로 매우 득의양양했다. 그는 자신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장악하는 하느님이 된 것 같았다. 적어도 이 성에서 그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좌우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한때 잃어버렸던 체면을 되찾으려고 아우성쳤다. 장강은 웃으며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다. 한 무리의 부하들이 늑대처럼 연회장에 뛰여 들어 모든 명류와 명원을 가운데로 에워쌌다. 강도들이 명원들의 몸에 손을 대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하지만 지금 모두들 자기의 목숨만 신경 쓸 뿐 비명소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황자헌과 한성의 제벌 2세들은 모두 넋을 잃고 있었다. 인과응보가 이렇게 빨리 올지 그리고 이렇게 세게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마웅인이 무장한 강도들을 데리고 돌아왔을까?’ ‘방금 뭐 잘못한 거 아니야? 마웅인과 함께 얻어맞고 굴욕을 당했어야 했는데. 마웅인이 날 미워할지도 모르겠네.’ 황자헌은 생각할수록 망한 것 같았다. 이때 제벌 2세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마웅인을 향해 소리쳤다. “마형, 우리는 풀어주면 안 돼? 우리가 방금 소식도 전해줬잖아.” “너희?” “마웅인은 일어선 한성의 제벌 2세를 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너희들 방금 토끼보다 더 빨리 달리던데. 내가 모욕당할 때나 좀 나와서 말하지 그랬어? 이제 와서 이래도 소용없어!” 빵! 강도는 제벌 2세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러자 놀란 제벌 2세는 꼿꼿이 넘어져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오줌을 질렀다. 황자헌은 마웅인이 지금 폭주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방금 걔처럼 저런 말했다간 이미 끝났을 것이야.’ ‘만약 이때 영웅이 구름 타고 강림한다면 내 몸까지도 기꺼이 바치겠어.’ 하지만 갑자기 나타날 그런 영웅은 없었다. 황자헌은 고분고분 끌려가 명사들과 함께 쪼그리고 앉아 운명의 배치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마웅인은 흥분하여 장강의 어깨를 껴안았다. 장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바로 폈다.“강형, 형님 부하는 정말 대박이야.
경호대장은 공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제 핸드폰에 신호가 없어요. 그 사람들이 신호를 차단한 것 같아요.”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그러지 말 걸.” 크루프는 후회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상황이 크루프를 고민하게 했다. ‘이강현의 신임을 얻기 위해 펼쳐진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지금 모든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고 나도 오늘 이곳에서 죽을 가능성이 커. 만약 하늘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난 아까처럼 마웅인에게 대하지 않고 조상처럼 받들 것인데.’ 하지만 인생은 다시 올 기회가 없었다. 크루프는 책상 모서리 뒤에 웅크리고 앉아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너희들은 반드시 나의 안전을 잘 보호해야 해. 내가 보너스 줄게!” 크루프는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호대장은 말을 마치고 이강현과 고운란을 바라보며 이강현의 침착한 표정에 좀 놀랐다. 이강현은 차분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바깥 상황을 보고 있었다. “이 선생님, 긴장되지 않으세요? 뒤에 숨어 계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이따가 정말로 총을 쏠지도 몰라요.” 경호원이 말했다. 총을 쏜다는 소리를 들은 고운란은 이강현의 손을 꽉 잡았다. 대뇌는 이미 놀라 전혀 사고할 수가 없었다. 이강현은 고운란의 긴장을 느끼고 고운란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당신들은 여기서 움츠려 있기만 할 겁니까? 저 사람들 조만간 모두 뛰어 들어올 것 같은데.” 이강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경호대장은 어이없는 눈빛으로 괴물 보듯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최대한 시간을 끌 수밖에 없어요. 누군가가 이상을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주길 바랄 뿐이에요. 모든 것은 운명에 달렸어요. 만약 정말 쳐들어온다면 우린 모두 죽을 거예요.” 크루프는 당황해서 백기를 흔들며 나가고 싶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느낌은 정말 좋지 않았다. 이강현은 고개를 저으며 고운란을 끌고 구석으로 가서 고운란을 구
경호대장은 줄곧 바깥의 형세를 관찰하고 있었다. 사나운 강도들이 돌격자세를 취하고 로켓 두 개를 꺼내는 걸 본 경호대장은 놀라서 소리쳤다. “옴마야! 저 사람들 바주카포를 꺼냈어요. 우린 그냥 두 손 들고나가서 투항하는 것이 좋겠는데요!” 중화력의 위협에 경호원들은 인력이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절망했다. 크루프는 두 손으로 머리를 안고 자신의 몸을 웅크리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안정감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젠장, 난 항복하지 않을 거야. 나가면 죽는 길밖에 없어. 너희들은 나를 보호해야 해!” 크루프는 울먹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자헌 등인은 바주카포를 보고 더욱 놀라 많은 사람들이 울기 시작했다. ‘망했어, 내가 왜 이런 연회에 참석해 가지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방금 그들이 마 도련님에게 그렇게 대할 때 가만있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 마 도련님이 화가 났으니 우릴 모두 죽일게 뻔해.’ ‘누가 우리 좀 구해줬으면 좋겠는데 마 도련님에게 구걸하면 풀어주려나?’ 사나운 강도들은 경멸한 눈빛으로 황공한 명사들을 보았다. 그들 눈에 이 명사들은 돼지나 다름없었다. 마웅인은 손에 든 권총을 가지고 독한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 “강형, 바주카포를 사용할 필요가 있어? 그냥 죽이면 재미없잖아.” “걱정 마, 단지 그들에게 겁주려는 것뿐이야. 겁주는 게 더 재미있지 않니?” 장강은 변태 같은 웃음을 지었다. 이강현은 밖의 상황을 바라보았다. 강도들이 로켓통에 탄환을 장전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상대방이 정말 로켓통을 사용한다면 상황을 만회할 방법이 없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곧 데리러 올게.” 이강현은 고운란의 손에서 벗어나 성큼성큼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 “꼭 돌아와야 돼.” 고운란은 울부짖었다. 경호원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이강현이 나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들은 이강현이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알 수 없었다. ‘두 손으로 백기를 높이 들고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좌우 양쪽의 강도들은 총구를 돌렸고, 장강 뒤에 서 있던 육재 등인만 여전히 총을 들어 이강현을 겨누었다. “무릎 꿇어!” 마웅인은 총으로 이강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무릎? 꿇을 수 없는데? 네가 나한테 무릎을 꿇는다면 죽이지는 않을게.” 이강현은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하하하, 너 웃기러 온 거야? 날 웃게 하면 너를 풀어줄 줄 알고?” 마웅인은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가 총구로 이강현의 머리를 겨누었다. “너 정말 겁이 없구나. 내가 총을 쏘지 못할 것 같아? 내가 어떻게 너의 개 목숨을 끝낼지 잘 보라고!” 화가 난 마웅인은 이성을 잃고 손가락에 힘을 줘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 이강현의 눈에 한기가 번쩍이더니 두 손은 번개처럼 마웅인의 총을 든 손을 잡았다. 마웅인이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이강현은 이미 마웅인의 손목을 잡았다. 이강현이 힘껏 비틀자 마웅인의 손목은 골절하는 소리가 나면서 기괴한 형태로 꺾였다. 그리고 권총은 이미 이강현의 손에 들어갔다. 장강은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채고 황급히 총을 들었지만 이강현은 이미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탕. 총소리가 연거푸 울리자 이강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탄창을 비웠다. 그리고 맞은편의 장강, 육재 등인의 미간엔 탄공이 하나씩 생겼다. 총소리가 열두 번 울리자 열두 명의 강도가 쓰러졌다. 양측의 사나운 강도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강현은 이미 마웅인을 놓고 몸을 숙여 장강의 시체로 돌진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강도들은 이강현이 떠난 것을 전혀 주의하지 못하고 함께 방아쇠를 당겨 마웅인의 위치를 향해 총을 쏘았다. 탕탕탕. 맹렬한 총소리에 마웅인은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몸에는 무수한 탄공이 생겨 대량의 선혈이 솟구쳤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마웅인은 선혈을 뿜어냈다. 그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술을 벌렸지만 입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피 때문에 전혀 소리를 낼 수 없었다. 풍덩. 땅에 쓰러진 마웅인은 자신의 눈앞에 지옥의 대문이 보이는 것 같았지만, 그는 이렇게
“세상에! 내가 지금 하느님을 본 것이냐?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보다 더 강하잖아. 내 인생의 우상을 찾은 것 같아.” 경호대장이 오버하며 소리쳤다. “왜? 도대체 무슨 일이야?” 크루프는 웅크리고 엎드려 부들부들 떨며 상황을 물었다. “이 선생이 너무 대단해요. 진작에 이 선생이 이렇게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나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을 거예요. 크루프 씨, 위험이 해제되었어요.” 경호대장은 흥분해서 말했다. 고운란은 벌떡 일어섰다. 방금 총소리가 울렸을 때 고운란은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이강현이 무사하다는 말을 들은 고운란은 황급히 눈물을 닦고 빠른 걸음으로 문어귀로 가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이강현이 멀쩡하게 서서 총구를 부는 동작까지 하는 것을 본 고운란은 순식간에 마음이 안정되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더욱 맹렬하게 흘렸다. 크루프는 벌벌 떨며 일어나 중얼거리며 말했다. “하느님이 틀림없이 나의 구조 요청을 들은걸 거야. 드디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구먼.” 경호원들은 크루프와 고운란을 둘러싸서 나갔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명사 명원 제벌 2세들은 아직 눈빛이 흐리멍덩해서 이강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방금 총소리에 놀라 넋이 나간 것 같았다. 마웅인을 따라온 한 무리의 제벌 2세들은 마귀를 본 것처럼 공포의 눈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이때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자 십여 명의 제벌 2세들은 모두 도망갔다. 이강현은 미친 듯이 도망가는 그들은 뒷모습을 한눈 보고 쫓아가진 않았다. 왜냐하면 고운란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강현은 권총을 던지고 빠른 걸음으로 고운란에게 다가가 고운란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고운란은 이강현을 향해 달려가 이강현의 품에 안겼다. 고운란은 이강현을 꼭 껴안고 그의 품속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후의 행복감은 고운란으로 하여금 이강현과의 감정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그럼 부탁할게요.” 이강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크루프는 두 명의 경호원을 배치해 이강현과 고운란을 보낸 뒤 땅에 널브러진 시체를 보면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어. 이건 어디에 놓아도 큰 사건이니 유능한 사람이 와서 처리해줘야 하는데.’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핸드폰을 꺼내 보니 신호가 회복되었다. ‘차단이 해제되었나 보다.’ 크루프는 팔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불안한 말투로 말했다. “팔어르신, 오늘 밤에 의외의 일이 생겨서 제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사고가 있었어?” 크루프가 오늘 발생한 일을 간단히 설명하자 팔어르신은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아주 재미있구먼. CCTV 영상을 캡처해서 나한테 가져와. 이강현이 어떻게 놀라지 않고 일을 처리했는지 봐야겠네. 그리고 나머지 일은 내가 다른 사람 시켜서 처리할 테니 걱정 마.” “네, 지금 동영상 캡처해서 가져갈게요.” 크루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부하들을 배치해 CCTV 영상을 캡처하고 운전해서 팔어르신의 거처로 갔다. 부랴부랴 교외의 한 장원으로 달려간 크루프는 검사를 받은 뒤 USB를 들고 팔어르신 앞으로 끌려갔다. “팔어르신, 이것이 바로 사건 당시의 CCTV 영상이에요. 이강현의 표현이 정말 영화 속의 영웅같이 너무 놀라웠어요.” “영웅? 허허.” 팔어르신은 하찮게 웃으며 부하들에게 USB의 내용을 방영하라고 했다. 그러자 100인치 텔레비전 화면에 CCTV영상의 화면이 나타났다. 이강현이 혼자서 모든 강도를 제압하는 장면을 보던 팔어르신의 얼굴엔 하찮은 웃음이 사라지고 엄숙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양옥아, 넌 저렇게 할 수 있겠니?” 팔어르신이 큰 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방 한 구석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쟤보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 그렇게 말하니 내가 안심이 된다. 이번에 그분이 주동적으로 이강현을 처리하지 않을 거야. 기껏해야 이강현에게 본때를 보여주겠지. 하지만 우리는
이강현과 고운란이 집에 돌아왔을 때 최순은 고운란의 눈시울이 다소 붉어진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물었다. “운란아, 너 눈시울이 왜 빨개? 이 병신이 널 괴롭혔어?” 최순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이강현이 자신의 딸을 괴롭힌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엄마, 그런 거 아니에요. 이강현과 상관없어요. 제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그래요” 고운란은 이렇게 설명했다. “모래가 들어가기는 무슨, 어떻게 두 눈이 같이 모래가 들어갈 수 있어? 분명히 이 병신이 널 괴롭힌 거지?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 엄마가 이 병신을 혼내 줄게!” 최순은 욕설을 퍼부었다. 이강현은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내가 잘 돌보지 못해 운란이를 좀 놀라게 했어요.” “이 나쁜 놈아, 도대체 운란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최순은 기세등등해서 빗자루를 들고 이강현을 때릴 기세였다. 고운란은 최순을 막고 황급히 이강현에게 말했다. “너 먼저 방으로 들어가. 내가 엄마한테 말할게.” 이강현은 고개를 숙이고 방으로 돌아갔다. 최순은 화가 나서 빗자루를 던졌다. “너 쟤 병신 같은 모습을 좀 봐. 남자다운 기개가 조금도 없잖아. 화나 죽겠네.” 고운란은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머릿속에는 이강현이 연회장 한가운데 서있고 주위에 사나운 비적의 시체로 가득 차있는 장면이었다. ‘만약 이강현이 남자답지 못한 거라면 아마도 세상에 남자다운 사람이 없을 것이다.’ 고운란은 생각하면서 방금 전의 일을 말하지 않았다. 말한다고 하더라도 최순이 믿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고운란은 아무 이유를 만들어 말을 얼버무리고 거실을 떠나 방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살짝 닫고 고운란은 방문에 기대어 이강현을 주시했다. 이강현은 웃는 얼굴로 궁금해하며 말했다. “뭘 봐, 내 얼굴에 꽃이 피었어?” “너 아까 연회장으로 나갈 때 무섭지 않았어?” 고운란이 물었다. “무섭지, 왜 안 무섭겠어. 무서워서 하마터면 제대로 걸을 수도
“왜 안 가? 장준표가 모든 비용을 낸다는데. 우리는 먹고 마시고 놀기만 하면 돼. 가족도 데려갈 수 있어. 얼마나 좋아, 그러니까 꼭 와야 해.” 오영순은 강경하게 말했다. 고운란은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이강현은 고운란에게 눈을 깜빡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동창회라면 가. 좋은 일이잖아.” “알았어, 그럼 내일 언제 가면 되는데?” 고운란이 오영순에게 물었다. “내일 5시에 내가 널 찾아갈게. 장소는 아직 비밀이야. 장준표가 우릴 깜짝 놀라게 하겠다나 뭐라나.” 오영순의 말투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그래, 그럼 내일 보자.” 고운란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이강현의 팔을 잡고 말했다. “내일 나랑 같이 가자.” “그래, 내일 가서 킹카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 좀 하자.” 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 고운란은 이강현을 흘기고 이강현을 끌고 낮은 소리로 속마음을 말했다. ……. 서울, 마씨네 별장 중. 마웅인의 아버지 마덕복은 전화를 한통 받고 멍해졌다. “마 씨, 우리 아들이 지금 놀라서 정신과 의사를 불렀는데 걔가 한 말이 전부 사실이었어. 당신 아들이 사고가 난 게 확실해. 빨리 한성 측에 연락해서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봐.” 전화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 마덕복은 볼에 경련을 일으키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 “어느 새끼가 감히 내 아들을 죽여? 내가 그의 온 가족을 죽일 거야!” “마 씨, 너무 슬퍼하지 마. 우리 아들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난 먼저 끊을게.” 상대방이 전화를 끊자 마덕복은 핸드폰을 힘껏 던졌다. “어르신, 왜 그러세요?” 집사가 조마조마해서 다가와 물었다. “가서 한성의 이강현, 그리고 황가성에서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 아들의 현재상황은 어떤지 모두 조사해!” 마덕복이 노호하며 소리쳤다. 집사는 마음이 철렁했다. 그는 큰일이 났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하면 할수록 상황이 점점 명확해지고 집사의 얼굴색도 점점 창백해졌